어도비(Adobe)는 지난달 21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어도비 서밋’ 컨퍼런스를 열고 생성형 인공지능(AI) 도구 ‘파이어플라이(Firefly)’를 선보였다.
파이어플라이는 모든 사람이 언어를 이용해 이미지, 오디오, 벡터, 영상 및 3D 등의 콘텐츠를 빠르고 쉽게 생성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즉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이미지를 텍스트만으로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그간 이미지 생성 AI의 최대 난제로 꼽혔던 저작권 문제를 해결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이전에도 달리2(DALLE-2), 스테이블 디퓨전(Stable Diffusion) 등 텍스트를 이미지로 생성해주는 AI 모델은 있었지만, 타인의 저작권 침해 위험이 크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어도비는 어도비스톡 이미지, 개방형 라이선스 콘텐츠, 저작권이 만료된 퍼블릭 도메인 콘텐츠를 학습시켜 타인이나 타브랜드의 지적재산(IP)을 기반으로 콘텐츠를 생성하지 않도록 했다.
어도비는 파이어플라이 공개와 동시에 베타버전을 오픈했다. 누구나 베타 사용 신청하면, 순차적으로 승인해 사용해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 파이어플라이 사용해보니
필자는 어도비가 파이어플라이 베타 버전을 공개한 바로 다음날, 베타 테스터로 신청했다. 신청 방법은 간단하다. 어도비 공식 홈페이지에서 로그인한 뒤 ‘접근 신청’(Request Access) 버튼을 클릭해 사용 목적 등 간단한 질문에 답변 후 제출하면 끝이다.
다만 베타 승인까지는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소요됐다. 필자가 최종 베타 버전 사용 승인 이메일을 받은 것은 이달 6일이다. 신청 후 승인까지 2주 정도 걸린 셈이다.
현재 파이어플라이 베타 버전에서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은 텍스트를 이미지로 변환하는 기능(Text to image)과 텍스트 효과(Text Effects) 등 2가지다. 또 베타 버전은 웹사이트에서만 사용 가능하며, 추후 정식 버전이 출시돼야 포토샵, 일러스트레이션 등 어도비 프로그램에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가장 궁금했던 ‘텍스트 투 이미지’ 기능을 먼저 사용해보기로 했다. 메뉴를 클릭하면 다른 사용자들이 만들어 낸 이미지들이 먼저 보이고, 하단에 ‘생성하려는 이미지를 설명하라’는 설명이 적힌 입력창이 뜬다. 현재는 영어로만 입력이 가능하다.
몇 번 테스트를 해보니, 텍스트 설명이 정확할수록 더 질 높은 이미지가 생성됐다. 가령 ‘강아지와 함께 산책 중인 여자’라고 적는 것보다 ‘흐린 날씨, 멀리 고층빌딩이 서 있고, 길가로 나무와 꽃이 가득하다. 그 사이로 강아지와 함께 산책 중인 여자의 뒷모습’이라고 적는 것이 유리하다는 것이다.
텍스트 입력 후 ▲이미지 비율 ▲유형 ▲스타일 ▲컬러 및 톤 ▲빛 ▲구성 등 다양한 요소를 선택할 수 있다. 사용자가 어떤 것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물이 나온다. 선택창이 직관적이기 때문에 처음 사용하는 이들도 충분히 멋진 이미지 생성이 가능하다.
다음은 텍스트 효과다. 마찬가지로 다른 사용자들의 결과물이 먼저 보이고, 하단에 입력창이 있다. 이때 입력창 왼쪽에는 효과를 넣고 싶은 텍스트를, 오른쪽에는 어떤 효과를 넣을 것인지를 입력할 수 있도록 했다.
‘dailypop’이란 글자를 책장 이미지로 표현해보기로 했다. 왼쪽에는 ‘dailypop’을 오른쪽에는 ‘bookshelf’(책장)을 적어 넣었다. 글자 안에 책이 꽂혀 있는 것 같은 이미지가 완성됐다.
결과물창 오른쪽을 보면, 각종 효과 샘플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꽃, 호피, 얼음, 전선, 빵 등 다양한 샘플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또 폰트와 배경 및 텍스트 컬러 등을 골라 조금 더 원하는 바에 맞는 효과를 구현할 수 있다.
단, 베타 기간 생성한 이미지는 모두 상업적 용도로 사용이 불가하다.
이외에도 파이어플라이 홈페이지를 보면, 사용자가 제공한 사진이나 스타일에 맞춘 이미지 생성, 이미지 여백 확장, 스케치 이미지 변환 등 다양한 기능들이 준비 중임을 알 수 있다. 어도비는 또 AI 학습 데이터에 자신의 작품을 차단할 수 있는 ‘Do not Train’(훈련하지 말라) 시스템을 만드는 중이며, 데이터를 제공하는 창작자에게는 비용을 지불할 계획임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