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 '누누티비'가 정부의 계속되는 압박에 끝내 서비스를 종료했다. 누누티비가 서비스를 종료하기까지 그 과정이 쉽지 않았음에도 ‘제2의 누누티비’는 계속해서 나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여전히 존재한다.
‘누누티비’ 어떤 곳이길래?
누누티비는 2021년 6월 해외에 서버를 두고 한국인을 상대로 서비스를 시작한 불법 영상 공유 사이트다. 스스로 ‘해외에 설립된 무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라고 소개하는 해당 사이트는 국내외 OTT는 물론 방송사 프로그램과 영화·애니메이션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도록 모아둔 곳이다.
OTT 서비스의 부담스러운 구독료와 비교해 ‘무료’로 인기 콘텐츠를 볼 수 있는 곳으로 이를 이용하는 이용자들 또한 넷플릭스와 비슷한 수준으로 많았다.
추산되는 누누티비 월간 이용자 수(MAU)만 약 1000만 명이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1위인 넷플릭스(1150만 명)와 비슷하고, 2위 티빙(475만 명)과 3위 쿠팡플레이(401만 명)를 합한 것보다 많은 수준이다.
‘누누티비’ 종료까지, 그 과정은?
누누티비는 14일 오전0시를 기점으로 서비스를 종료했다. 하지만 그 과정이 쉽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누누티비’의 확산을 막기 위해 2월, 방송사(MBC·KBS·CJ ENM·JTBC), OTT(웨이브·티빙), 제작사 및 배급사(SLL·한국영화영상저작권협회) 등 다양한 영상 산업 관계자가 모여 ‘영상저작권보호협의체’가 나오게 됐다. 국내 콘텐츠 산업에 커진 만큼 불어난 불법 유통 피해 규모를 막기 위한 것이다. 누누티비로 인한 피해액이 최소 5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영상저작권보호협의체’는 3월 9일 ‘누누티비’에 대한 형사고소장을 수사기관에 제출하며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해당 활동에는 넷플릭스·디즈니플러스 등 OTT, 워너브라더스 같은 영화사 등 50여 개 업체가 소속돼 있는 세계 최대 불법복제 대응조직인 ACE도 참여했다.
계속되는 경찰 수사에 못 이겨 지난 3월 23일 누누티비는 국내 ott오리지널 시리즈와 관련된 영상 일괄 삭제 예정 밝혔다. 하지만 삭제 대상에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 등 해외 OTT 콘텐츠들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글로벌 OTT의 한국 콘텐츠 더 글로리(넷플릭스), 카지노(디즈니플러스) 등도 여전히 무료로 풀려있었다.
이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누누티비 URL 접속 차단 횟수를 기존 주 2회에서 1일 1회로 변경했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와 문화체육관광부도 누누티비 대응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새로 만들어지는 앱 차단 등에 나섰다.
이에 결국 누누티비는 “걷잡을 수 없는 트래픽 요금 문제와 사이트 전방위 압박에 의거 심사숙고 끝에 2023년 4월14일 0시에 서비스 종료라는 결정을 내리게 됐다”며 “서비스 종료 소식으로 많은 사용자분께서 입으셨을 상실감을 저희가 감히 헤아릴 수 없지만, 이 소식을 전하는 저희 또한 마음이 정말 많이 무겁고 죄송스럽다”는 공지와 함께 서비스를 종료했다.
제2누누티비 막기 위해선
누누티비가 불법 OTT 척결 첫 타자로 지목되어 서비스 종료로 마무리되었지만, 제2의 누누티비가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일각에선 누누티비의 불법 스트리밍 서비스를 완전 봉쇄하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보는 시선도 있다. 불법 스트리밍에 사용되는 기술은 계속 진화하고 있지만, 이를 차단하는 기술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제2의 누누티비를 막기 위해선 기술적인 진화의 중요성과 함께 불법 사이트 운영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과 함께 콘텐츠 보호를 위한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