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자 알림e, 여성 1인가구에겐 ‘있으나 마나’ 
성범죄자 알림e, 여성 1인가구에겐 ‘있으나 마나’ 
  • 김다솜
  • 승인 2023.06.20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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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자알림e 사이트
성범죄자알림e 사이트

여성 1인가구의 범죄 취약성이 높음에도 국가의 성범죄자 신상정보 고지 알림 서비스는 아동·청소년 보호 가구 등에만 한정돼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성가족부와 법무부는 성범죄자에 대한 간단한 신상과 범죄 내역 등을 조회할 수 있는 ‘성범죄자 알림이’(성범죄자 알림e) 사이트 및 애플리케이션을 운영 중이다. 법원이 신상정보 공개를 명령하고 유죄가 확정된 성범죄자의 정보를 공개하는 포털이다. 

해당 사이트에서는 이름, 지역, 내 위치 반경 2km 이내 등 다양한 조건에 따라 근처에 거주 중인 성범죄자를 조회할 수 있다. 또 주변 성범죄자의 이름, 나이, 주민등록상 및 실제 거주지, 성범죄 전과 기록, 전자장치 부착여부 등의 신상정보 등에 대한 확인이 가능하다. 

정부는 만 19세 미만 아동·청소년을 보호하는 가구주 또는 아동·청소년 교육기관장 등에게는 성범죄자의 전출입 정보를 우편 및 모바일로 고지하고 있다. 거주지 인근으로 성범죄자가 이사 왔을 때 선제적으로 알림을 보내 아동·청소년을 보호하도록 하는 것이다. 

 

■ “여성 1인가구도 ‘알림’ 받아야”

지난 3월 국회 국민동의청원에는 성범죄자 이사시 신상정보가 고지되는 제도를 해당 거주지 전체, 혹은 65세 이상 고령자 및 여성 1인가구 등으로 확대해달라는 청원이 등록됐다. 청원자는 자신을 성범죄 전과자인 이웃집 주민으로부터 주거침입 범죄 피해를 입은 여성 1인가구라고 소개했다. 

청원자는 “성범죄자의 출소 후 이사로 인해 실제 피해를 입을 주민에 대한 사전 안내를 현실화하고 실질적인 지원 방안을 마련할 것을 간곡히 요청드린다”며 “이는 범죄자가 사회에 복귀할 기회를 제한하는 것이 아닌 시민이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라고 강조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부산 여성 1인가구 밀집 지역은 그렇지 않은 지역보다 데이트폭력, 성폭행, 스토킹, 주거침입 등 모든 유형의 여성폭력범죄가 더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 1인가구의 범죄피해 관련 불안감도 매우 높은 편이다. 청년 여성 1인가구 중 44.6%는 ‘일상생활이 안전하지 않다’고 느끼고 있으며, 피해에 가장 많이 노출돼 있다고 생각하는 범죄유형으로는 성희롱·성폭행(45.9%), 주거침입 후 절도(24.7%) 등이 꼽혔다. 

형사정책연구원은 2020년 ‘신상정보등록 및 공개제도의 실효성 평가연구’ 보고서에서 “성범죄 피해로부터 취약하고 성범죄에 대한 두려움이 가장 높은 집단인 미혼 여성이 우편고지 대상에서 배제돼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박영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관할구역 내에 성범죄자가 전·출입하는 경우 신청자에 한해 성범죄자 신상정보를 알리도록 하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은 정부가 신청한 모든 이들에게 거주하는 읍·면·동으로 성범죄자가 전·출입하는 경우 우편과 모바일로 고지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박 의원은 “고지정보 대상자가 거주하는 지역에 현행법에 규정된 사람 이외에는 고지정보를 받지 못하기 때문에 자기가 거주하는 지역의 성범죄자 유무를 쉽게 파악하기 어려운 문제점이 있다”며 “관할구역 내에 있는 사람의 알 권리를 보장하려는 것”이라고 개정안 발의 취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