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열심히 쓰고 버려지는 다이어리, 디지털로 바꿔볼까 
1월 열심히 쓰고 버려지는 다이어리, 디지털로 바꿔볼까 
  • 김다솜
  • 승인 2024.01.08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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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ttyimages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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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이 되면 판매량이 급상승하는 제품이 있다. 바로 다이어리다. 지난해 10월 스타일 커머스 플랫폼 에이블리에 따르면 9월 15일~10월 15일 한달간 에이블리 라이프관 내 문구 카테고리 거래액은 전년동기대비 60%, 주문 수는 70% 증가했다. 

온라인몰 지마켓은 작년 11월 10일부터 23일까지 2주간 ‘캘린더·달력’ 판매량이 전월 동기대비 236%가량 늘었다고 밝혔다. 11월 서점 교보문고·예스24 홈페이지에서는 다이어리가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롯데온은 지난달 18일부터 24일까지 다이어리 등의 상품 매출이 전월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 

새해를 맞이해 ‘갓생’(God+生, 부지런한 삶을 의미하는 MZ용어) 각오를 다지는 이들이 다이어리 구매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일기 쓰기’는 작심삼일의 함정에 가장 빠지기 쉬운 목표로 꼽힌다. 짧으면 일주일, 길게는 한 달 만에 버려지는 다이어리도 많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새해에는 다이어리를 쓸 작정으로 관련 물품을 연말에 미리 다 샀는데 막상 1월이 지났는데 포장도 안 뜯었다”는 웃지 못할 경험담이 공유되기도 했다. 

새 것이나 다름없는 다이어리를 버리는 경험을 반복한 이용자들은 디지털 다이어리로 눈을 돌리고 있다. 디지털 문구 시장은 특히 Z세대 사이에서 인기다. 

디지털 문구 플랫폼 위버딩이 발간한 ‘2023-2024 디지털 문구 트렌드 리포트’에 따르면 국내 디지털 문구 시장은 급성장하는 추세다. 특히 최근 몇 년간 태블릿 PC 보유율이 높아짐에 따라 디지털 문구 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더욱 높게 평가되고 있다. 

한국갤럽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 가구 내 태블릿PC 보유율은 2020년 19% → 2021년 24% → 2022년 36% 등으로 매년 확대되고 있다. 전세계 태블릿 시장이 지난해 전년대비 4.0% 역성장한 것에 대조되게 국내 시장은 같은 기간 6.9% 성장했다. 

기존 디지털 문구 시장은 Z세대가 주도해왔으나 위버딩이 자사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최근 구매력 있는 30~40대도 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위버딩 디지털 문구의 1인당 평균 구매금액이 가장 높은 집단은 남녀 모두 30대였고 2위는 40대였다. 

이에 디지털 문구를 직접 제작해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는 기업과 브랜드, 공기관들도 늘고 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웨이브는 업계 최초로 자사 폰트 ‘웨이브 파도체’를 출시하면서 연말 디지털 문구세트를 함께 무료 배포했다. 2024년 새해 캘린더와 연말 편지지 등으로 구성된 디지털 문구세트 및 웨이브 파도체의 다운로드 건수는 출시 약 2주 만에 2만6000건을 넘어섰다. 

네이버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네이버 굿노트 다이어리’ 템플릿을 배포 중이다. 2023년 복기부터 2024년 새해 목표 세우기, 먼슬리, 위클리, 데일리, 시금부(시간관리툴) 등으로 구성됐다. 

NHK위투가 운영하는 온라인 쇼핑 플랫폼 ‘1300K’는 일러스트레이터 노콩과 콜라보한 2024 굿노트 다이어리를 배포하고 있다.

이외에도 업무용 협업툴 잔디, 치킨 프랜차이즈 bhc, 출판사 문학동네, 교육기업 해커스 등 다양한 기업이 다이어리 템플릿 제작·배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