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치킨값이 또 한 번 올랐다. bhc치킨이 2년 만의 가격 인상을 발표하면서다. 후라이드 치킨과 대표 메뉴인 뿌링클 등 평균 인상률은 12.4% 수준이다. 가뜩이나 평균 배달비도 높아진 상황에서 메뉴값까지 오르자 ‘배달 치킨 3만원 시대’가 열렸다는 이야기마저 나온다.
bhc는 지난달 29일부터 치킨 메뉴를 비롯한 85개 제품의 권장 소비자 가격을 500~3000원 인상한다고 밝혔다. 인기 메뉴인 뿌링클의 가격은 기존 1만8000원에서 2만1000원으로 3000원 올랐다. 맛초킹과 양념치킨도 3000원 인상된 2만1000원으로 조정됐다.
배달비와 음료 등을 고려하면 치킨 1마리를 시키는 데 소요되는 비용이 3만원에 육박하는 셈이다.
이에 대해 bhc 측은 “주문 중개 수수료와 배달 대행 수수료, 인건비와 임대료 상승, 지속적인 원부자재 가격의 인상 등으로 악화한 가맹점 수익 개선을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는 지난 2022년부터 가격 인상을 단행해왔다. BBQ가 2022년 5월 일괄 2000원씩 가격을 올린 데 이어 지난해 4월 교촌치킨이 500~3000원 인상, 이후 8개월 여 만에 bhc까지 가격 인상에 합류한 것이다.
3대 프랜차이즈 치킨의 가격 인상으로 인해 소비자들의 체감하는 물가 부담은 더욱 커졌다. 실제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치킨 물가는 전년동기대비 4.5% 상승했다. 2021년과 비교하면 15.2% 오른 것이다.
bhc의 가격 인상을 두고 소비자단체에서는 유감을 표하기도 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이하 협의회)는 “bhc는 소비자가격 인상이 ‘가맹점 수익’을 위한 결정이라고 했으나 가맹점에 공급하는 원부자재 가격을 평균 8.8% 인상했다”며 “이는 가맹점에 원부자재 가격 인상과 매출 부담이라는 이중 부담을 주면서 본사 이익만 챙기려는 의심스러운 결정”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bhc가 실제 가맹점 수익을 위한다면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수 있도록 가격을 인하하는 것이 더 합리적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주요 브랜드 치킨 가격 인상으로 인해 소비자들의 발걸음은 마트와 편의점으로 향하고 있다. 합리적인 가격대의 가성비 치킨을 구매하기 위해서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이달 7일까지 오프라인 매장의 냉동치킨류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1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온라인 주문 매출도 34%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마트에서도 작년 한 해 기준 냉동치킨 상품군 매출이 25% 증가했다.
프랜차이즈 치킨의 대안으로 주목받는 대형마트 델리코너의 즉석조리 치킨도 같은 기간 20% 안팎으로 매출이 늘었다. 대형마트 3사가 판매 중인 즉석조리 치킨 가격은 7000~1만5000원대로 프랜차이즈 치킨 값의 최대 3분의 1 수준이다.
편의점도 가성비 치킨 경쟁에 뛰어드는 모습이다. GS25는 지난해 12월 쏜살치킨(600g)을 재단장해 출시하며 마리당 가격을 1만3000원에서 1만1990원으로 인하했다. CU는 순살치킨득템(250g)을 2000원대 가격에 출시, 지난해 9월 출시 후 현재까지 누적 판매량 16만개를 돌파했다. 세븐일레븐도 ‘후라이드 한마리’를 포함한 치킨 5종을 1만원대에 선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