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가구 증가 등의 영향으로 펫팸족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관련 인프라 역시 확대되는 추세다. 특히 최근에는 반려동물 장묘시설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따라 장례식장 등 관련 인프라를 조성에 나서는 지방자치단체가 늘고 있다.
농림축산검역본부의 국가동물보호시스템에 따르면 반려동물 장례, 화장, 봉안 등을 취급하는 동물장묘업체는 전국 총 70여 곳에 있다. 국내 반려동물 양육 가구 수가 2022년 말 기준 552만 가구인 점을 고려하면 턱없이 부족한 숫자다.
지역에 따른 편차도 크다. 지자체별 동물장묘업체 수를 살펴 보면 경기도가 24개소로 가장 많고 부산·울산·경남(13개소), 충청(11개소), 전라(10개소), 대구·경북(7개소), 강원(3개소), 인천(2개소) 등의 순으로 이어진다.
반려동물 양육가구가 110만가구에 이르는 서울을 비롯해 대전, 제주 등은 지역 내에서 운영되는 동물장묘업체가 단 한 곳도 없다. 때문에 이들 지역에서는 반려동물이 죽으면 몰래 땅에 묻거나 다른 지역에 있는 장묘업체를 이용하는 등 불편함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공공 장묘시설 설치·운영을 추진 중인 지자체들이 늘어나는 모습이다.
제주도는 제주시 애월읍 어음리 일대에 장묘시설을 포함한 1만2000여㎡ 규모의 반려동물 복지문화센터를 건립 중이다. 그간 제주는 반려동물 장묘시설의 부재로 인해 반려동물 양육가구의 불편이 컸다. 지난해에는 반려동물 이동식 장례업체가 경찰에 적발되기도 했다.
서울시는 경기 연천군 임진강 유원지 부지에 수도권 최대 규모의 ‘반려동물 테마파크’를 조성한다. 약 12만㎡ 규모로 들어서는 해당 테마파크에는 서울시립 반려동물 장묘·추모시설도 들어설 예정이다.
광주시는 공공 반려동물 장묘시설, 반려동물 놀이터, 입양문화센터 등을 갖춘 반려동물 복지 지원시설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반려동물 화장장 등 반려동물 복지 시설 조성은 민선 8기 광주시 공약이기도 하다.
다만 동물화장장은 기피시설로 인식되는 만큼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히는 등의 애로사항도 적지 않다.
대전시의회는 지난해 8월 공공 반려동물 장묘시설 설치·운영, 또는 자치구에 장묘시설 건립을 지원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대전시는 동물 장묘시설 건립을 추진했으나 마을 주민들의 반대로 후보지도 정하지 못했다.
이에 시는 우선 지난해 12월 인근 지역 동물 장묘업체 3곳과 협약을 맺고 대전시민들이 화장비용 10% 할인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대구 달성군은 당초 동물화장장이 포함된 반려동물 테마파크를 조성할 계획이었으나 주민 반대로 인해 테마파크에서 동물화장장을 제외하기로 했다.
인천시는 최근 반려동물 공공장묘시설 계획을 철회했다. 장묘시설 설치 계획이 담긴 반려동물 테마파크 부지가 공원을 중심으로 검토되고 있는데 현행법상 공원에는 화장터를 설치할 수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