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업 확대·1인가구 증가 등으로 즉석밥 시장 성장
국내 쌀 소비량은 매년 감소하는 반면, 즉석밥 시장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즉석밥의 다양화와 1인가구 등 소형가구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의 즉석밥 제품 햇반은 지난해 매출 850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대비 4.3% 증가한 것으로 역대 최대치다. 국내 매출은 전년보다 1.4%, 해외매출은 21% 늘었다. 지난해 판매량은 6억6000만여개로 1년만에 1억1000만개 늘었다. 초당 21개씩 팔린 셈이다.
CJ제일제당은 온라인 유통 경로 다각화 등의 노력이 성과로 이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CJ제일제당은 쿠팡과 제품 가격 결정권을 두고 갈등을 벌이다가 2022년 말부터 햇반 등 제품을 중단, 이후 다양한 이커머스와 협력했다.
지난해 네이버에서 집계된 햇반 거래액은 391억원으로 전년대비 3배가량 늘었고, 자사몰 ‘CJ더마켓’에서의 햇반 매출도 238억원으로 같은 기간 79% 증가했다.
해외에서의 수요 증가와 라인업 확대도 한 몫했다. CJ제일제당에 따르면 미국 코스트코 등 주요 채널에서 백미밥 매출은 전년대비 25% 증가하며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컬리와 협업한 ‘향긋한 골든퀸쌀밥’은 지난해 말까지 누적 판매량이 7000세트를 돌파했고, 신세계 유통3사에는 ‘환경을 생각한 햇반’ 신제품을 선론칭했다.
작년 국내 즉석밥 시장에서 햇반의 점유율은 68%로 집계됐다. 2위는 오뚜기의 ‘오뚜기밥’(25.5%)이 차지했다. 오뚜기밥 역시 지난해 누적 판매량 20억개를 돌파하는 등 꾸준한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외에 하림의 ‘더미식’, 동원의 ‘양반밥’·’쎈쿡’ 등이 뒤따르고 있으며, 대형마트 등의 즉석밥, 컵밥 PB상품도 다양하게 출시돼 있다. 농심켈로그는 지난해 시리얼 브랜드 최초로 즉석밥 시장에 진출하기도 했다.
즉석밥 시장이 꾸준한 성장세를 기록하는 것과 달리, 국내 쌀 소비량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국민 1인당 쌀 소비량은 2014년 65.1kg에서 2023년 56.4kg으로 10여년 만에 8.7kg 줄었다.
국내 쌀 시장에서 즉석밥 시장이 차지하는 비율은 2018년 10%대 중반에서 2022년 30% 이상까지 확대됐다. 2022년 기준 밥솥 시장 규모는 7600억원대로 정체된 가운데 즉석밥 시장 규모는 4600억원대까지 지속 성장해 오는 2025년 5200억원대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같은 성장세는 1인가구 등 소형가구가 늘어남에 따라 즉석밥 수요 자체가 늘어난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특히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집밥족’이 늘어나면서 집에서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즉석밥 소비가 더욱 늘었다.
여기에 즉석밥의 종류가 다양해지고 있다는 점도 성장세를 뒤받치고 있다. 식품기업들은 잡곡밥부터 곤약밥, 솥밥 등 고품질의 건강 즉석밥을 내놓고 있는데 이런 점이 웰니스(Wellness) 트렌드와 맞아떨어지며 수요를 높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CJ제일제당이 햇반 잡곡밥, 곤약밥 제품군을 확대하기로 했다.
지난 6일 CJ제일제당은 ‘서리태 흑미밥’, ‘렌틸콩퀴노아 곤약밥’, ‘병아리콩퀴노아 곤약밥’ 등 햇반 신제품을 선보였으며 잡곡으로 영양소를 고루 섭취하거나 밥을 먹으면서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하려는 소비자를 겨냥할 것을 전한 바 있다.
향후 ‘햇반의 집밥화’를 목표로 선호도가 높으나 기술적 한계로 상품화가 어려웠던 제품들을 선보이며 성장세를 이어나간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