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거래 플랫폼-편의점, 협업으로 이용객 확보 모색
편의점이 단순 생필품 구입처에서 벗어나 생활 밀착형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중이다. 특히 고물가 영향에 따른 중고거래 활성화로 편의점 택배 이용 비중이 커지는 가운데 ‘알뜰택배’, ‘반값택배’ 등 편의점 간 배송서비스가 인기를 얻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GS25의 반값택배 이용건수는 2019년 9만건에서 지난해 1200만건으로 증가했다. CU 알뜰택배 역시 지난해 이용건수가 2020년대비 11배 이상 늘어나며 전체 택배 중 알뜰택배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1.8%에서 지난해 25.3%까지 확대됐다.
편의점 간 배송 서비스는 편의점의 ‘물류망’을 활용한 것으로, 편의점에서 물건을 접수하면 자체 물류 차량을 통해 인근 물류센터로 이동하고, 허브센터와 도착지 인근 물류센터를 거쳐 도착하는 방식이다. 이에 택배는 수령인의 집이 아닌 인근 편의점으로 배송된다.
물품가액의 50만원 이하, 최대 5kg까지만 접수 가능하며, 각 편의점마다 최대 부피 규격도 제한된다. 그러나 이같은 제약에도 불구하고 독보적인 가격 경쟁력으로 인기가 높다. 기존 물류체계를 활용하는 만큼 운임료가 저렴하기 때문이다.
GS25 반값택배의 최저 이용요금은 1800원, CU의 알뜰택배는 1500원이다. 통상 3500~4000원 수준인 일반택배의 절반 정도되는 가격이다.
휴일에는 배송이 이뤄지지 않는 일반택배와 달리, 주말·공휴일에도 배송이 가능하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GS25의 반값택배는 주말과 공휴일에도 배송이 가능하고, CU의 알뜰택배는 일요일과 설·추석 당일을 제외하고 배송이 진행된다.
뛰어난 접근성과 개인정보 유출 우려를 덜 수 있다는 점도 편의점 간 배송의 이점이다.
이같은 여러 장점으로 10~30대 젊은 층을 중심으로 편의점 간 택배 서비스의 인기는 높아지는 추세다. GS25 반값택배를 가장 많이 이용하는 연령대는 20대(42%)와 30대(39%)였고, CU 알뜰택배는 20대(32.4%)와 10대(24.8%)가 주로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편의점 간 배송 서비스는 중고거래에 주로 활용된다. GS25의 자체 조사 결과에 따르면 반값택배 고객 10명 중 7명은 중고거래를 위해 서비스를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편의점 업계는 중고거래 플랫폼과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 중고거래 플랫폼 앱 내에서 바로 택배 서비스를 신청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편의성을 높여 이용객을 확보하고자 함이다.
GS25는 지난 1월부터 취향 중고거래 앱 번개장터와 제휴해 번개장터 앱 내에서 반값택배 이용이 가능하게 했다. 앱 내 ‘배송 서비스’ 탭에서 GS25 반값택배를 예약하면, 간편하게 택배를 접수할 수 있다. GS25는 번개장터 앱에서 반값택배를 예약하는 경우 건당 300원 무제한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CU는 3월 한달간 중고나라와 함께 이벤트를 진행한다. 중고나라 안전결제 거래 후 알뜰택배를 이용하는 경우 500~1400원에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세븐일레븐도 지난 1월 중고나라와 연동하는 택배 서비스를 정식 출시하며 한 달간 반값 이벤트를 제공했다.
세븐일레븐의 경우 편의점 간 택배 서비스는 제공하지 않고 있지만, 20kg까지 동일 배송비를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편의점이 이처럼 택배 경쟁을 벌이는 배경으로는 집객 효과가 꼽힌다. 편의점 간 택배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발송인과 수취인 모두 편의점을 각각 방문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 GS25에 따르면 반값택배를 통한 순수 집객 효과는 누적 5800만명 규모에 달한다. 이들 고객 3명 중 1명이 일반 상품도 구매하면서 누적 1000억원 이상의 추가 매출 효과를 낸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