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컴퓨터로 화학물질 독성을 예측하는 방법으로 동물 실험을 줄여나간다는 입장이다.
환경부는 28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컴퓨터 독성 예측 프로그램(QSAR Toolbox)의 한글판 개발을 위한 국제협력사업 추진 협약서에 서명한다고 밝혔다.
컴퓨터 독성 예측 프로그램(QSAR)은 경제협력개발기구와 유럽연합이 공동으로 개발한 프로그램으로, 화학물질의 독성을 예측해 화학물질 등록에 필요한 시험자료 생산 또는 신물질 개발 설계 등에 이용할 수 있어 우리나라를 비롯해 독일, 미국, 일본 등에서 활용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화학물질을 등록할 때 컴퓨터 독성 예측 프로그램(QSAR)에서 얻어진 결과로 유해성을 판단할 수 있는 화학물질의 경우 독성 시험자료를 대체할 수 있도록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한글판이 개발되지 않아 영문판을 활용할 수밖에 없었으며, 기업이 이 프로그램을 사용할 때 영문 전문용어 등에 대한 전문성 부족으로 자료 입력에 어려움이 있었다. 전문 상담(컨설팅) 기관 등을 활용할 경우에는 비용을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문제가 있었다.
그간 환경부는 동물복지 강화를 위해 동물실험을 줄이는 등 동물대체시험으로 전환되는 세계적 흐름에 맞춰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에 척추동물시험 최소화 원칙 등을 법제화했으며, 관련 정책들을 추진해 오고 있다.
이번 협약에 따라 컴퓨터 독성 예측 프로그램의 한글판이 오는 2027년 보급되면, 동물실험 자체를 하지 않고 화학물질의 유해성을 파악할 수 있어 현재 특정 독성시험을 위해 실시되는 동물실험이 최소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환경부는 지난 2022년 6월 경제협력개발기구 유해성평가 국제회의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 측과 컴퓨터 독성 예측 프로그램 한글판 개발에 대해 논의하고, 그해 9월 세종에서 열린 ‘한-경제협력개발기구’ 간 양자회의에서 사업기간과 예산 등 구체적 계획에 합의했다.
환경부는 이번 국제협력사업 추진에 따라 2026년 말까지 컴퓨터 독성 예측 프로그램의 한글 번역본 등을 프로그램에 반영하고, 시범 운영을 거쳐 2027년 한글판을 화학물질정보처리시스템에 공개할 계획이다. 아울러 산업계의 이용 편의를 위해 독성항목별 상세 안내서도 개발해 보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