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조가 창사 이래 처음으로 파업을 선언했다. 이는 전날 임금협상을 위한 교섭이 파행한 지 하루 만이다.
29일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하 전삼노)은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자들을 무시하는 사측의 태도에 파업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전날 교섭에서 노사 양측은 사측 위원 2명의 교섭 참여를 놓고 입장 차를 보이며 임금 협상 안건 자체를 다루지 못했다. 노조측은 사측 교섭위원 2명의 배제를 요청했지만, 사측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손우목 전삼노 위원장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지난 28일 큰 기대를 가지고 사측과 본교섭을 진행했으나, 교섭위원 2명 제외 요구를 사측이 거절하고 교섭장을 떠났다"며 "기존 교섭위원으로 부사장이 있음에도 상무를 교섭 대표위원으로 위촉하는 것은 노조를 무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다음달 7일 전국의 조합원들이 연차를 사용하는 방식으로 파업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전삼노 조합원은 2만8400여명이다. 이는 삼성전자 전체 직원(약 12만5000명)의 22% 수준이다.
노조는 이번 파업을 계기로 단계를 밟아 '총파업'까지 단행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현국 전삼노 부위원장은 "처음 시도하는 파업인 만큼 실패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단계를 밟아 우리가 원하는 총파업으로 가겠다"고 전했다.
전삼노는 즉각적인 총파업에 나서는 대신 연차 소진 등의 방식으로 단체행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전삼노 집행부는 조합원들에게 오는 6월 7일 하루 연차를 소진하라는 지침을 전달했다.
또 이날부터 노조는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 24시간 이 버스를 주차해 농성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삼성전자는 지난해 주력인 반도체 업황 부진으로 반도체 사업을 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에서 14조88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