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삶인터뷰] 70대 1인가구는 어떻게 살고 있을까?
[혼삶인터뷰] 70대 1인가구는 어떻게 살고 있을까?
  • 권기선
  • 승인 2024.08.08 11: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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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자 비중 증가...고령자 10가구중 1가구 1인가구

고령자 1인가구의 비율이 증가면서 지난해 10가구 중 1가구는 혼자사는 1인가구인 것으로 드러났다. 

통계청은 7월 29일 '2023년 인구주택총조사 결과'에서 2023년 65세 이상 내국인 고령인구는 949만7000명으로 2022년 보다 5.0% 증가한 45만1000명으로, 그중 고령자 1인가구 비율이 전체의 9.7%를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령자 1인가구 증가는 시대적 흐름으로, 근 시일 내 나의 미래가 될 수도 있다.

우리 주변, 고령 1인가구는 어떻게 살고 있을까? 70대 1인가구 홍복순님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Q. 간단히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아직도 소녀 같다는 말을 많이 듣는 70대 중랑구 살고있는 홍복순이라고 합니다.

사람들과 대화하는 걸 좋아하고 옷을 좋아해서 옷 장사를 오래 했어요. 지금도 취미 삼아 옷 장사를 가끔 나가요.

 

 

Q. 혼삶을 살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자녀들은 다 커서 결혼을 하고 남편과 사별을 해서 혼자 살게 됐어요.

 

 

Q. 혼삶에 외로움은 필연적으로 따라온다고 생각합니다. 복순 님만의 극복법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혼자 살면서 외로울 때는 내 몸이 아플 때예요. 배우자가 없으니 나를 돌봐줄 사람도 없고 하나뿐인 내 편이 없다고 느껴져서요.

극복하는 방법은 특별한 건 없고 친구들 만나서 이야기하며 보내는 시간이 도움이 돼요. 아무래도 나이가 비슷하니 공감대가 형성되니까요.

그 외에는 자녀나 손녀손자들이 전화를 줬을 때 그게 참 힘이 돼요. 고맙고 반갑죠.

그런 것을 계기로 외로움을 잘 삭히고 넘어가는 거예요.

 

 

Q. 중랑구에 거주하게 된 계기는요? 동네를 자랑해 주세요!

중랑구에만 33년 살았어요.

원래 중랑구 이사 오기 전에는 강남에 살았었고요. 우연히 남편과 이 부근을 지나가는데 우연히 중랑천 앞에 버들나무가 예쁘더라고요. 그거에 꽂혀서 이 집으로 이사 오게 됐어요.

지금은 강남 땅값이 많이 올라 딸, 아들이 중랑구로 괜히 이사 왔다고 우스갯소리로 아직도 이야기한답니다.

홍복순 님의 집 바로 앞에는 중랑천이 위치한다
(사진=홍복순 님 제공)

중랑구 자랑을 해볼게요. 일단 물가가 저렴해요. 그래서 요즘같이 물가가 많이 올라도 부담이 비교적 덜해요.

또 중랑구는 자연이 가깝답니다. 봄이 되면 중랑천에 벚꽃이 쫙 피는 것과 매년 열리는 장미 축제를 즐길 수 있어요. 아차산, 용마산이 있어서 가볍게 등산하기에도 좋아요.

 

 

Q. 평상시 하루 일과가 어떻게 되시나요?

아침에 일어나서 가장 먼저 집을 청소해요. 아침밥 먹고 천천히 준비한 다음 바로 밖으로 나가요.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취미 삼아 옷을 팔아 용돈벌이를 하기도 하고요. 친구를 만나서 산책하고 카페 가서 수다도 떨어요.

약속이 없는 날이면 운동을 해요. 나이가 들수록 가만히 집에만 있으면 오히려 안 좋은 거 같아요.

 

 

Q. 그중 가장 좋아하는 시간이 있을까요? 이유는요?

일일드라마 하는 시간, 평일 7~9시가 제일 좋아요. 한번 보다 보면 몰입하게 돼서 심심할 틈 없어 좋더라고요.

그리고 다육이, 화초를 돌보는 아침, 저녁 시간도 좋아해요. 식물을 보면 마음도 편해지고 생동감을 느낄 수 있어서요.

 

 

Q. 집을 꾸밀 때는 어떤 것에 중점을 두셨나요?

홍복순 님이 키우는 화초들
(사진=홍복순 님 제공)

집에 들어와서 바로 화분이 보이게 했어요. 베란다가 현관 맞은 편이라 자연스럽게 배치가 완성됐어요. 집에 들어오자마자 푸른 잎이 보이면 마음도 시원해지거든요.

거실이 좁아 물건을 많이 두지 않은 모습
(사진=홍복순 님 제공)

그리고 거실이 좁은 편이라 물건을 많이 안 두려고 하고 있어요.  

소품들로 집을 아기자기하게 꾸미고 있다
(사진=홍복순 님 제공)

소소하게 예전부터 집에 두었던 소품들로 빈자리를 꾸미고 있습니다.

 

 

Q. 식사는 어떻게 드세요?

나물, 된장 등 한식 위주로 많이 먹어요. 젊을 때부터 소식하는 편이라 그냥 해둔 반찬 3가지에 밥, 국만 있으면 한 끼 잘 해결해요.

 

 

Q. 고령 1인가구로 거주하며 힘든 순간도 있었을 거 같아요.

휴대폰, 인터넷처럼 손자들의 도움이 필요한 부분을 바로 해결할 수 없을 때 곤란해요. 그럴 때는 대리점에 들러서 물어보거나 하는 등으로 해결하고 있어요.

또 무거운 짐을 옮길 때도 곤란하죠. 원래는 집 구조를 바꾸는 것을 좋아해서 큰 가구를 자주 옮겼었는데, 요새는 그냥 아들이 올 때 아니면 있던 대로 살아요. 체력이 떨어져서 힘에 부치더라고요.

 

 

Q. 고령 1인가구에게 유용했던 아이템은 무엇이 있을까요?

짱구(기가 지니)요. 아들이 설치해 주면서 짱구라고 이름 붙였는데요. 짱구한테 이것저것 물어볼 수 있어서 좋더라고요.

주로 날씨를 물어보거나 테레비 꺼달라, 켜달라 등을 부탁해요. 가끔 심심할 때는 부탁한 뒤 ‘짱구야, 고마워’ 하는데 그때도 대꾸를 해주니 가볍게 대화도 나눈답니다.

문자로 직접 검색하지 않아도 음성으로 말을 뱉으면 되니 편해서 유용해요.

 

 

Q.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일들이 있다면요?

옷 장사를 오래 했다 보니 옷을 매칭하는 ‘코디’를 배워보고 싶어요.

지금도 소일거리를 할 때, 손님에게 아이템을 조화롭게 어우러지게 추천해 주는 것에서 흥미와 보람을 느끼거든요. 이번 여름도 셔츠와 원피스 등을 매치한 코디 판매율이 좋았는데 뿌듯하고 즐겁더군요.

손녀와 함께 찍은 사진
(사진=홍복순 님 제공)

그리고 손녀랑 여행도 가고 싶어요. 더 늦기 전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