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자 1인가구의 비율이 증가면서 지난해 10가구 중 1가구는 혼자사는 1인가구인 것으로 드러났다.
통계청은 7월 29일 '2023년 인구주택총조사 결과'에서 2023년 65세 이상 내국인 고령인구는 949만7000명으로 2022년 보다 5.0% 증가한 45만1000명으로, 그중 고령자 1인가구 비율이 전체의 9.7%를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령자 1인가구 증가는 시대적 흐름으로, 근 시일 내 나의 미래가 될 수도 있다.
우리 주변, 고령 1인가구는 어떻게 살고 있을까? 70대 1인가구 홍복순님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Q. 간단히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아직도 소녀 같다는 말을 많이 듣는 70대 중랑구 살고있는 홍복순이라고 합니다.
사람들과 대화하는 걸 좋아하고 옷을 좋아해서 옷 장사를 오래 했어요. 지금도 취미 삼아 옷 장사를 가끔 나가요.
Q. 혼삶을 살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자녀들은 다 커서 결혼을 하고 남편과 사별을 해서 혼자 살게 됐어요.
Q. 혼삶에 외로움은 필연적으로 따라온다고 생각합니다. 복순 님만의 극복법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혼자 살면서 외로울 때는 내 몸이 아플 때예요. 배우자가 없으니 나를 돌봐줄 사람도 없고 하나뿐인 내 편이 없다고 느껴져서요.
극복하는 방법은 특별한 건 없고 친구들 만나서 이야기하며 보내는 시간이 도움이 돼요. 아무래도 나이가 비슷하니 공감대가 형성되니까요.
그 외에는 자녀나 손녀손자들이 전화를 줬을 때 그게 참 힘이 돼요. 고맙고 반갑죠.
그런 것을 계기로 외로움을 잘 삭히고 넘어가는 거예요.
Q. 중랑구에 거주하게 된 계기는요? 동네를 자랑해 주세요!
중랑구에만 33년 살았어요.
원래 중랑구 이사 오기 전에는 강남에 살았었고요. 우연히 남편과 이 부근을 지나가는데 우연히 중랑천 앞에 버들나무가 예쁘더라고요. 그거에 꽂혀서 이 집으로 이사 오게 됐어요.
지금은 강남 땅값이 많이 올라 딸, 아들이 중랑구로 괜히 이사 왔다고 우스갯소리로 아직도 이야기한답니다.
중랑구 자랑을 해볼게요. 일단 물가가 저렴해요. 그래서 요즘같이 물가가 많이 올라도 부담이 비교적 덜해요.
또 중랑구는 자연이 가깝답니다. 봄이 되면 중랑천에 벚꽃이 쫙 피는 것과 매년 열리는 장미 축제를 즐길 수 있어요. 아차산, 용마산이 있어서 가볍게 등산하기에도 좋아요.
Q. 평상시 하루 일과가 어떻게 되시나요?
아침에 일어나서 가장 먼저 집을 청소해요. 아침밥 먹고 천천히 준비한 다음 바로 밖으로 나가요.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취미 삼아 옷을 팔아 용돈벌이를 하기도 하고요. 친구를 만나서 산책하고 카페 가서 수다도 떨어요.
약속이 없는 날이면 운동을 해요. 나이가 들수록 가만히 집에만 있으면 오히려 안 좋은 거 같아요.
Q. 그중 가장 좋아하는 시간이 있을까요? 이유는요?
일일드라마 하는 시간, 평일 7~9시가 제일 좋아요. 한번 보다 보면 몰입하게 돼서 심심할 틈 없어 좋더라고요.
그리고 다육이, 화초를 돌보는 아침, 저녁 시간도 좋아해요. 식물을 보면 마음도 편해지고 생동감을 느낄 수 있어서요.
Q. 집을 꾸밀 때는 어떤 것에 중점을 두셨나요?
집에 들어와서 바로 화분이 보이게 했어요. 베란다가 현관 맞은 편이라 자연스럽게 배치가 완성됐어요. 집에 들어오자마자 푸른 잎이 보이면 마음도 시원해지거든요.
그리고 거실이 좁은 편이라 물건을 많이 안 두려고 하고 있어요.
소소하게 예전부터 집에 두었던 소품들로 빈자리를 꾸미고 있습니다.
Q. 식사는 어떻게 드세요?
나물, 된장 등 한식 위주로 많이 먹어요. 젊을 때부터 소식하는 편이라 그냥 해둔 반찬 3가지에 밥, 국만 있으면 한 끼 잘 해결해요.
Q. 고령 1인가구로 거주하며 힘든 순간도 있었을 거 같아요.
휴대폰, 인터넷처럼 손자들의 도움이 필요한 부분을 바로 해결할 수 없을 때 곤란해요. 그럴 때는 대리점에 들러서 물어보거나 하는 등으로 해결하고 있어요.
또 무거운 짐을 옮길 때도 곤란하죠. 원래는 집 구조를 바꾸는 것을 좋아해서 큰 가구를 자주 옮겼었는데, 요새는 그냥 아들이 올 때 아니면 있던 대로 살아요. 체력이 떨어져서 힘에 부치더라고요.
Q. 고령 1인가구에게 유용했던 아이템은 무엇이 있을까요?
짱구(기가 지니)요. 아들이 설치해 주면서 짱구라고 이름 붙였는데요. 짱구한테 이것저것 물어볼 수 있어서 좋더라고요.
주로 날씨를 물어보거나 테레비 꺼달라, 켜달라 등을 부탁해요. 가끔 심심할 때는 부탁한 뒤 ‘짱구야, 고마워’ 하는데 그때도 대꾸를 해주니 가볍게 대화도 나눈답니다.
문자로 직접 검색하지 않아도 음성으로 말을 뱉으면 되니 편해서 유용해요.
Q.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일들이 있다면요?
옷 장사를 오래 했다 보니 옷을 매칭하는 ‘코디’를 배워보고 싶어요.
지금도 소일거리를 할 때, 손님에게 아이템을 조화롭게 어우러지게 추천해 주는 것에서 흥미와 보람을 느끼거든요. 이번 여름도 셔츠와 원피스 등을 매치한 코디 판매율이 좋았는데 뿌듯하고 즐겁더군요.
그리고 손녀랑 여행도 가고 싶어요. 더 늦기 전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