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신용카드 이용규모가 매년 늘고 있다. 현금 대신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의미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해 7월 개인 신용카드 국내결제 이용금액은 327조422억원에 달한다. 이는 2022년 7월(279조7333억원) 대비 2년 만에 16.9%가 증가한 것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국내 지급 결제동향’을 보면 2023년 지급카드 이용규모는 일평균 3조3000억원으로 전년(3조1000억원) 대비 6.2% 증가했으며, 신용카드 이용규모는 같은 기간 6.9% 늘었다.
신용카드의 최대 단점은 지출관리가 어렵다는 점이다. 그래서 무작정 신용카드를 쓰지 않는 것으로 소비를 관리하려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신용카드 결제일만 잘 선택해도 관리가 용이해진다. 신용카드의 필요성을 느끼면서도 관리에 대한 불안함을 느꼈던 1인가구라면 신용카드 결제일 선택에 주의를 기할 필요가 있다.
결제일 따라 달라지는 청구기간
신용카드를 처음 만들 때 이용자는 자신의 결제일을 선택할 수 있다. 이때 사회초년생 등이 흔히 하는 실수 중 하나는 결제일을 급여일 또는 급여일 다음날로 설정하는 것이다. 급여가 입금되자마자 신용카드 결제액이 빠져나가게끔 설정함으로써 연체 위험을 낮추려는 의도에서다.
하지만 이렇게 될 경우 자신의 소비패턴을 파악하기 힘들다. 급여일이 25일이고, 신용카드 결제일을 26일로 설정했다고 가정해 보자. 이 경우 26일날 빠져나가는 금액은 지난달 13일부터 이달 12일까지의 이용금액이다.
이렇게 되면 연체 위험은 낮출 수 있을지 몰라도 한 달 간의 소비패턴을 한 눈에 파악하기 어렵다. 당연히 효과적인 예산 관리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신용카드 실적을 맞추는 것도 어려워진다. 각 카드사는 전월 실적 충족할 경우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데 이때 전월 실적은 카드 이용 시점 기준 전월 1일부터 말일까지의 국내외 가맹점 이용금액을 가리킨다.
하지만 결제일을 26일로 설정한 경우, 적용되는 이용시점이 다르기 실적에서 가리키는 전월의 기간도 달라진다. 자신의 카드값이 실적을 충족했는지 파악하기 어려워지는 건 당연지사다.
결제일 ‘14일’이어야 하는 이유
소비패턴 파악과 실적 관리 등이 용이해지려면 결제일 청구되는 금액이 전월 1일부터 말일까지의 이용금액이어야 한다. 카드사마다 기준 결제일은 조금씩 다르지만 대부분 13~15일에 전월 1일부터 말일까지의 이용기간이 적용된다.
구체적으로 이 조건에 맞는 결제일이 14일인 카드사는 국민·롯데·우리·농협·신한카드 등이다. 하나카드는 13일, 씨티·삼성카드는 12~13일이며, 현대카드는 12일로 지정하면 된다. 대부분 카드사 앱에서 결제일 변경시 카드 이용기간을 안내하기 때문에 이를 참고하면 좋다.
전월 1일부터 말일까지의 이용대금이 청구되도록 결제일을 변경할 경우 한 달간 신용카드로 쓴 금액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카드 이용내역만 살펴봐도 소비패턴을 파악하기 쉬워진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전월 실적을 관리하는 것도 보다 편리해져 혜택을 챙기는 것도 용이해진다.
뿐만 아니라 신용공여기간을 활용하는 데에도 용이해진다. 신용공여는 카드로 물건을 먼저 구매하고 나중에 금액을 갚는 외상과 같은 개념으로, 신용공여기간은 신용카드 사용일로부터 결제일까지의 기간을 가리킨다.
고가의 제품 구입 등 큰 금액을 결제해야 할 경우, 신용공여기간을 고려해 가급적 월초에 결제하는 것이 좋다. 가령 8월 1일에 결제하고 9월 14일에 카드값을 낸다고 가정하면, 44일의 신용공여기간이 발생한다. 한 달이 넘는 기간동안 무이자로 돈을 빌리는 효과를 얻게 되는 것이다.
다만 통상적인 급여일이 25일인 점을 감안하면, 결제일을 12~14일로 정해둘 경우 연체 위험도 높아진다. 만약 지출 관리가 어려운 이들이라면, 선결제를 통해 연체 위험을 낮추는 것이 좋다. 그달 사용한 항목을 선결제하는 경우 신용점수 상승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