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주, 대체적으로 ‘환영’...”책임감 높고 업무처리 능숙해서”
경기 둔화로 인한 부업 열풍이 불면서 아르바이트를 찾는 중장년층도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20대 위주였던 ‘알바 시장’도 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구인구직 포털 알바천국이 지난해 아르바이트 지원자의 연령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대의 지원은 전년대비 25% 늘어난 반면, 50대 이상은 66.78%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30대와 40대의 아르바이트 지원도 각각 38.9%, 35.7% 확대됐다.
아르바이트 구직시장의 핵심 연령층으로 꼽히는 20대의 증가율보다 나머지 연령대 증가율이 더 높게 나타난 것이다.
전체 지원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따지면 여전히 20대가 가장 크다. 지난해 새로 이력서를 등록한 구직자 중 20대의 비중은 51.8%였다. 2021년과 비교하면 5.9%포인트 줄어든 것이다.
이에 반해 같은 기간 30대 비중은 11.9%에서 13.2%로, 40대는 9.0%에서 11.2%로 늘었다. 50대 이상의 비중도 5.5%에서 8.8%로 확대됐다.
중장년 아르바이트 구직자가 늘어나면서, 지원자가 많은 업종 순위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20대 구직자가 주로 찾는 외식·음료 업종은 지난해에도 1위였으나, 지원 비중을 살펴보면 2021년 35.8%에서 2023년 26.8%로 줄었다.
반면 40대와 50대 이상이 가장 많이 지원하는 생산·건설·노무 업종의 지원 비중은 동기간 13.2%에서 14.7%로 늘었다. 서빙, 매장관리, 카운터 등의 업무를 비롯한 서비스 업종은 모든 연령대에서 지원이 늘어나면서 지원 비중이 2021년 11.9%에서 26.1%로 확대됐다.
인크루트의 긱워크 플랫폼 뉴워커가 전체 이용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27.3%가 40대 이상이었다. 알바 플랫폼 업계 전반적으로 중장년 이용자가 이렇게 많은 것은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경기둔화, 중장년 알바시장으로 이끌어
사업주는 ‘환영’
이처럼 중장년층 알바생들이 늘고 있는 가장 큰 원인으로는 경기둔화가 꼽힌다. 고물가·고금리로 인해 직장 급여만으로는 생활이 어려워진 중장년 가장들이 퇴근 후 또는 주말에 추가 생활비를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 자리를 찾고 있다는 것이다.
혼인과 출산으로 경력이 단절된 여성이 가계생활비를 보태기 위해 아르바이트 전선으로 뛰어드는 경우도 많다. 실제 알바천국의 지난해 40대 구직자의 지원 중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66%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폰과 각종 플랫폼에 익숙해진 중장년층이 늘어난 점도 한 몫한다. 인력사무소 대신 알바 플랫폼에 접속해 일자리를 구하는 경향이 나타나는 것이다. 알바천국의 40대 이상 구직자가 지원한 업종의 24.6%는 생산·건설·노무였다. 식당·카페(15.7%), 편의점·유통·판매(15%)보다 많은 것이다.
사업주들도 대체적으로 중장년 알바생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다양한 경험으로 인해 젊은층보다 업무능력이 강하고, 책임감도 크다는 게 그 이유다.
실제 알바천국이 지난해 말 기업회원 11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7.6%는 40대 이상 중장년 알바생을 채용할 의사가 있었다.
그 이유로는 ▲맡은 업무를 책임지고 수행해서(56%, 중복응답) ▲연륜 덕에 업무 처리가 능숙해서(46.7%) ▲비교적 장기간 근무가 가능해서(34.7%) ▲근무태도가 좋아서(29.3%) 등이 꼽혔다.
한편 알바천국의 최근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10~50대 이상 개인회원 2181명 중 41.8%는 추석 연휴 기간 알바를 계획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추석 단기 알바 구직은 중장년층에서 더욱 활발했다. 40대는 44.3%가, 50대 이상은 46.7%가 추석 기간 알바를 계획 중이었다. 이는 20대(38.5%)와 30대(42.6%)보다 높은 것이다.
추석 연휴 기간 단기 알바를 하는 이유로는 ‘단기 용돈 마련을 위해서(53.9%, 중복응답)이 가장 먼저 꼽혔다. 이어 ‘연휴 기간 특별한 계획이 없어서’(25.6%), ‘고물가로 추가 수입이 필요해서’(22.2%), ‘여행 경비·등록금 등 목돈 마련을 위해서’(18.2%) 등의 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