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가 응답하기 알맞은 시점에 설문 요청, 응답률 높여
1인가구 증가로 이들이 겪는 외로움 등 정신건강에 대한 대책 마련 필요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국내 연구팀이 1인가구의 정신건강을 파악할 수 있는 스마트 스피커를 개발했다.
카이스트(KAIST)는 최근 이의진 전산학부 교수팀이 사용자가 자신의 심리 상태를 기록할 수 있는 스마트 스피커 시스템을 개발하고 그 연구결과를 지난 5월 미국컴퓨터협회(ACM) ‘컴퓨팅 시스템의 인적 요소 콘퍼런스(CHI)’에서 공개했다고 밝혔다.
기존에도 스마트 스피커를 활용한 정신건강 추적 연구가 있었지만, 설문 과정에서 사용자의 스트레스와 짜증을 유발해 응답의 편향이 발생할 수 있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연구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스마트 스피커에 멀티 모달 센서를 장착, 사용자의 주변 환경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스피커는 센서를 통해 사용자의 실내 움직임부터 조명, 소음, 이산화탄소 농도 등 다양한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분석한다. 이를 통해 사용자가 응답하기 알맞은 시점에 정신건강 관련 설문을 능동적으로 요청하는 상황 인식 기반 자가 추적 기술을 적용했다.
즉 주변 상황을 파악해 사용자가 설문에 응답할 수 있다고 예측되는 시점에 “지금 당신의 마음 건강은 어떤가요”와 같이 말을 거는 것이다. 설문 입력 방식은 사용자가 상황에 따라 음성 또는 터치 방식 중 선택할 수 있게끔 했다.
응답하기 좋은 시점에 맞춰 질문하면 OK
연구팀은 사용자 경험을 평가하기 위해 해당 스마트 스피커를 1인가구 20세대에 설치, 한 달간 2201개의 설문 응답 데이터를 수집했다.
데이터 분석 결과 기존의 무작위 설문방식보다 최적의 시점을 파악해 설문할 때 응답률이 더 높게 나타났다. 특히 사용자가 스피커 근처에 다가왔을 때 요청하는 것이 설문 응답률을 높이는 데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용자들은 오전보다는 오후에 질문했을 때 응답률이 더 높았다. 오전 응답률은 52.3%였던 반면 오후는 55.3%, 밤에는 62.4%를 기록했다. 아울러 참가자들은 편의성이 높은 음성 입력보다 빠른 응답이 가능한 터치 입력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 교수는 “스마트 스피커를 인간상담사와 같은 기능의 정신건강 관리 지원 스마트 스피커로 발전시킬 것”이라며 “실내에서 수집된 일상생활 데이터를 인공지능 모델로 학습해 사용자의 정신건강 상태에 따라 라이프 스타일 패턴을 예측하는 시스템도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 발간한 ‘1인가구의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 및 정신건강 문제의 특성과 유형: 서울시 1인가구를 중심으로’ 보고서에 따르면 1인가구는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 등 사회적 건강과 정신건강 측면에서 다인가구보다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서울시 1인가구 중 외로움, 사회적 고립, 우울증, 자살생각 경험이 있는 비율은 각각 62.1%, 13.6%, 7.6%, 0.7%로 나타났다.
이 보고서에서는 경제적 취약계층뿐만 아니라 고소득자 역시 정신건강 문제에 취약할 수 있어 1인가구에 대한 사회적 연결망 및 심리적 지원은 소득의 수준과 관계없이 이뤄져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