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국무총리 후보자로 안대희 전 대법관(59)을 내정했다. 신임 국무총리로 한광옥, 이인제 등 정치권 인사들이 거론됐지만, '율사'가 임명될 것이란 예측은 빗나가지 않았다.
새누리당은 이번 인사에 대해 크게 환영한다고 했지만 야당들은 철저한 검증을 하겠다고 벼르고 있어 적지 않은 난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22일 총리 내정자로 또 율사를 선택한 박 대통령은 당 대변인을 통해 "경험과 경륜이 풍부한 만큼 총리 자격도 충분히 갖춘 분"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현 청와대와 내각의 핵심 보직은 검사에 법무연수원 원장까지 역임한 정홍원 전 총리에 이어 계속해서 법조계 출신으로 이뤄졌다.
뿐만 아니라 현재 박근혜 정부에서 하차한 인사 중에도 법조 출신이 포진돼 있다.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과 최근까지 서울시장 후보 자리를 두고 경합을 벌였던 김황식 전 국무총리도 사시 또는 대법관 출신이다.
앞서 박 대통령은 2012년 8월 당시 새누리당 대선후보 시절 "현 정부의 최대 실책은 인사문제다"라며 "현 정부에 대한 불신도 고소영(고려대ㆍ소망교회ㆍ영남), 회전문 인사 등 인사문제에서 시작됐다"고도 말했다.
박 대통령의 비판 대상은 이명박 정부뿐만이 아니라 문재인 후보 측에게도 "자기들 코드에 맞는 사람들만 썼기 때문"이라고 했다.
하지만 최근 율사들을 계속 등장시킨 박 대통령는 과거 대선 후보 시절 발언들을 다시 본인을 향하게 하고 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물론 한 정권을 바르게 이끌기 위해선 법조계의 전문성이 필요하다. 하지만 청와대와 내각의 핵심 보직에 특정 직군의 쏠림 현상이 나타난다면 국정운영에 있어 균형을 잃기 쉽다. 또한 법 해석에 치중하는 법조인이 다수이면 융통성이 저하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총리 인준을 볼 때 역시 대통령은 자신의 인사 방식을 바꾸지 않았다. 작년이나 올해나 박 대통령의 편협된 결정은 참신한 총리를 기대했던 국민들은 허탈감을 느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