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중동 사스'라 불리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발생해 충격을 안긴 가운데, 그의 부인도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질병관리본부는 중동 바레인에서 입국한 60대 남성 A씨가 메르스 환자로 최종 확인된 데 이어 그를 간병하던 부인 B씨 또한 메르스에 감염됐다고 21일 밝혔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국내 첫 메르스 감염인 A씨는 지난 4월 중순부터 바레인에서 체류하면서 농작물 재배관련 일에 종사하다가 5월 4일 카타르를 거쳐 귀국했다.
이후 A씨는 귀국 후 발열·기침 등의 증상이 나타나 병원 3곳에서 진료를 받은 결과 메르스로 최종 확인됐고, 현재는 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으로 이송돼 격리 치료를 받고 있다.
A씨의 건강 상태는 생명이 위급한 정도의 상황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으나, A씨의 부인 B(63)씨에게서 호흡기 증상이 있어 유전자 진단검사를 한 결과 양성으로 판정됐다고 질병관리본부는 21일 전했다.
B씨 역시 국가지정 입원치료 병상 내에서 격리 치료를 받고 있으며, 현재 상태는 안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19일 검체의뢰를 받은 직후 현재까지 환자의 감염경로와 가족, 의료진 등 접촉자에 대한 역학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메르스는 낙타를 매개로 주로 중동 지역에서 발생하는 감염병으로 2~14일 잠복기를 거쳐 발열, 기침, 호흡곤란 등의 증상을 보인다.
사스와 증상이 유사하지만 사스보다 치사율은 높고 전염성은 낮은 것이 특징이다. 만성질환 혹은 면역기능 저하자의 경우 심하면 사망에 이르며 아직 치료제는 아직 없다.
유럽질병통제센터(ECDC)에 따르면 지난해 5월까지 전 세계 중동호흡기증후군 감염 환자는 총 1142명으로, 이 가운데 무려 465명이 사망해 치사율이 40.7%에 이른다.
질병관리본부는 "A씨는 체류기간과 입국과정에서 메르스의 일반적인 감염경로인 낙타 등 동물 접촉이나 호흡기 환자 접촉이 없었다"며 "환자가 체류한 바레인은 메르스 환자발생이 없는 국가이고, 입국 과정에서 경유한 카타르도 최근 2개월간 환자발생이 없었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15일부터 3일 동안 A씨와 같은 병실에 입원 중이던 76세 남성도 발열증세를 보여 유전자 검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데일리팝=채신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