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그룹이 주력 계열사 대표와 임원에 대한 대규모 인사를 단행하는 과정에서 30대의 '재벌 4세'가 전무로 승진하자 '오너 가(家)'의 경영 인계 비판과 함께 이들의 경영 자질 또한 도마 위에 올랐다.
업계 일각에서 이번 GS그룹의 4세 승진을 두고 그룹의 미래 사업 육성을 책임질 수 있는 적격자라는 긍정적인 전망외에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부모님 덕에 승승장구하는 '금수저'라는 비관적인 시선도 제기되고 있다.
최근 심화되고 있는 청년 실업난과 더불어 '신입사원 희망 퇴직' 논란 등 취업의 문은 좁아지고 있지만 GS의 4세들은 30대의 젊은 나이에 전무까지 승진하는 것을 보고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이미 지난해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의 장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 회항' 사건으로 오너 자녀들에 대한 반감이 커진 영향도 무시하지 못한다.
GS그룹은 지난 1일 부사장 승진 6명, 전무 승진 9명, 상무 신규선임 및 전배 27명 등 총 46명에 대한 그룹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오너 일가 중에서는 마지막 2세 경영자였던 허승조 GS리테일 부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으며, 이 자리에 3세인 허연수 GS리테일 사장이 대표이사로 올랐다.
이번 인사에서는 '3세' 허남각 삼양통상 회장, 허창수 GS그룹 회장,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널 회장의 각 아들들인 '4세' 허준홍 GS칼텍스 전무, 허윤홍 GS건설 전무, 허서홍 GS에너지 상무 등 3명이 승진해 눈길을 끌고 있다.
허창수 GS 회장의 5촌 조카이기도 한 허준홍 전무는 보성고등학교,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콜로라도 대학 석사과정을 마친 뒤 2005년 GS칼텍스에 입사했으며 2013년 GS칼텍스 싱가포르 법인 원유·제품 트레이딩 부문장을 역임해, 올해부터는 GS칼텍스 서울 본사에서 LPG 사업부문장을 맡아왔다.
마찬가지로 전무 자리에 오른 허윤홍 GS건설 사업지원실장은 허창수 회장의 아들로 한영외국어고등학교와 세인트루이스대학교 국제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2002년 LG칼텍스정유(현 GS칼텍스)에 입사해 2012년 GS건설 경영혁신담당(상무)에 선임됐다.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날 회장의 아들인 허서홍 GS에너지 전략·집단에너지사업부문장도 이번 인사에서 상무로 승진했다. 허서홍 상무는 서울대학교 서양사학과, 미국 스탠퍼드대학 비즈니스스쿨 경영학 석사 과정을 마친 뒤 삼정KPMG와 GS홈쇼핑에서 근무한 바 있다.
앞서 지난달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의 장남 박서원 오리콤 크리에이티브 총괄 부사장도 '빅앤트 인터네셔널'을 창업한 뒤 120개의 프로젝트의 성공을 기반으로 면세점 전략담당 전무로 영입된 바 있지만, 이같은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특히 GS의 4세들은 뚜렷한 성과 없이 그룹 내 지분도 적지 않게 보유하고 있어 재벌가의 '그룹 되물리기'가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비판에 힘을 싣고 있다.
허준홍 전무는 GS 지분을 1.67%(155만6327주) 보유하고 있고, 허윤홍 GS건설 상무는 0.49%(45만7078주)를 갖고 있다. 허서홍 상무는 삼양인터내셔널의 지분 33.3%를 보유한 2대 주주이며, GS ITM도 22.74%를 보유하고 있다.
(데일리팝=이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