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그룹 부회장·사장단 인사를 통해 의사결정 체계를 정의선 수석부회장 중심으로 재편했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인사로 정몽구 회장의 측근이자 그룹의 핵심 임원들이 자리를 옮겼다.김용환 부회장을 현대제철 부회장에 임명했으며, 전략기획담당 정진행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켜 현대건설 부회장으로 보임했다.
또 김용환 현대차그룹 기획조정담당 부회장이 현대제철로 자리를 옮겼고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담당이던 양웅철 부회장, 연구개발본부장이던 권문식 부회장은 고문에 위촉했다.
반면 주요 계열사 사장단에는 대부분 50대 인사가 단행됐다. 그룹은 젊은 계열사 사장단들이 새롭게 임명되며 그룹의 의사결정과 혁신이 빨라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임 현대로템 대표이사에 내정된 이건용 부사장을 비롯해 현대다이모스-현대파워텍 합병 법인의 여수동 사장, 신임 현대오트론 문대흥 사장, 현대케피코의 방창섭 신임 대표이사 내정자 등은 모두 50대다.
현대차 그룹은 이번 인사로 정몽구 회장을 보좌해온 핵심임원들이 2선퇴진했다. 반면 정의선 수석부회장 체제 구축을 위한 젊은 세대가 등용돼 급변하는 외부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그룹의 의사결정이 빨라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북미·유럽·인도·러시아 등에 권역본부를 설립하고 현장 중심의 자율경영시스템을 도입했다. 이날 인사를 통해 전문성과 리더십이 검증된 경영진들을 주요 계열사에 전진 배치, 그룹 전체에 대한 자율경영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특히 현대·기아차 R&D 부문에서는 파격적 인사가 이뤄졌다. 글로벌 혁신과 자율경쟁,오픈 이노베이션 전략 강화를 위한 조치다.
신임 알버트 비어만 사장은 연구개발본부장을 맡았다. 외국인 임원이 연구개발본부장에 임명된 것은 현대차 역사상 처음이다. 2015년 현대차그룹에 합류한 후 고성능차 사업의 성공적 시장 진입에 상당한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알버트 비어만 연구개발본부장은 앞으로 자율주행차, 커넥티드 카 등 혁신 기술 개발을 진두지휘할 예정이다.이는 정 부회장이 평소 강조해 온 실력 위주의 글로벌 핵심 인재 중용을 통한 미래 핵심 경쟁력 강화 의지가 반영된 인사다.
또 전략기술본부장 지영조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했다. 지영조 사장은 삼성전자 출신으로 지난해 현대차그룹에 합류했다.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공급 업체로의 도약을 추진해 스마트시티, 모빌리티, 로봇, AI 등 핵심과제 수행과 전략투자에 박차를 가하기 위한 조치다.
이번 인사는 그룹의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대대적인 인적 쇄신 속에서도 안정감과 균형감을 유지했다. 새 진영을 갖추게 된 현대차그룹은 '자율'과 '외부개방'을 핵심으로 경영 혁신과 변화를 이어가겠다는 각오다.
(데일리팝=임은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