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초유의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경기침체로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으면서 오프라인은 저자에 허덕이며, 잘나가던 온라인 쇼핑몰까지 성장세가 주춤하고 있다.
지난 9월 3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8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소비자물가지수는 104.81을 기록했다. 물가 상승률은 -0.04% 마이너스로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1965년 이래 처음이다.
마이너스 물가상승률이 경기 침체 상황인 디플레이션의 신호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정부와 한국은행은 '일시적 공급 과잉 때문'이라며 디플레이션 우려를 일축했다.
하지만 유통업계의 매출 실적을 보면 단순히 일시적인 공급과잉으로 치부할 수 없다. 물가가 낮음에도 소비 수요가 부진한 모습을 보여 디플레이션의 중요한 시그널이 될 수도 있음을 알 수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7월 한 달간 국내 온라인 쇼핑 매출 신장률은 8.7%에 그쳐, 올해 상반기 평균 15% 성장률과 비교하면 거의 반 토막 수준으로 떨어졌다. 새벽배송 서비스 등이 확대되며 식품 주문이 증가했지만 1인당 구매단가는 하락했다.
업계에 따르면 기존엔 무료배송 이용을 위해 무료배송 최저금액을 채우지 못했을 땐 당장 필요하지 않은 제품을 더 구매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엔 돈을 아끼기 위해 불필요한 소비를 지양하면서 주문을 포기하는 추세를 보인다.
오프라인 상황은 더 심각했다. 오프라인 점포 성장률은 마이너스(-) 5.6%를 기록했다. 대형마트 매출이 지난해 동기간보다 13.6% 감소했고, 백화점은 4%, 기업형슈퍼마켓(SSM)은 2.7% 줄었다.
이마트는 올 2분기 사상 첫 적자를 기록했다.이에 이마트는 최근 상시적 초저가 '에브리데이 국민가격'에 돌입해 매출 증대를 노리고 있다. 하지만 오프라인 점포들이 마진을 포기한 초저가 행사를 실시하고 있으나 소비 심리 위축으로 매출 증대는 쉽지 않다.
한편, 국내의 저성장, 저물가로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지자 정부가 하반기 경기 보강 대책을 내놓았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4일 14개 기금의 운용계획을 변경해 약 1조6000억원 규모의 자금으로 투자와 내수를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또 홍 부총리는 내년으로 예정된 1조원 규모의 공공기관 투자를 앞당겨 연내 총 55조원의 공공기관 투자가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홍 부총리는 소비심리를 높이기 위한 대책으로 고효율 가전기기 구매환급지원금 확대, 온누리상품권 추가 발행, 고속도로 할증료 인하, '내일로 패스' 이용 연령 확대 등을 제시했다.
(데일리팝=임은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