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이코노미] 애물단지였던 'SSM', 코로나19 여파로 뜻밖의 '매출 효자' 등극
[솔로이코노미] 애물단지였던 'SSM', 코로나19 여파로 뜻밖의 '매출 효자' 등극
  • 이지원
  • 승인 2020.04.03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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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0년 3월 30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지난 2월 주요 온라인 유통업체 매출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외출을 꺼리는 소비자들로 인해 인터넷 쇼핑을 통한 식품과 생활용품의 구매가 늘어난 탓이다. 

2020년 2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액은 10조 6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9.1% 늘었다. 특히 온라인 유통업체의 경우 2019년 동월 대비 34.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 통계가 개편된 2016년 6월 이후 최대 증가폭을 기록한 것이다. 

반면 오프라인 매출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동안 오프라인 부문 매출은 7.5% 감소했다. 특히 오프라인 부문에서도 업태별로 희비가 엇갈린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대형마트와 백화점 매출은 각각 -10.6%, -21.4%로 곤두박질쳤다. SSM과 편의점의 매출은 각각 8.2%, 7.8% 올랐다. 

주목해야 할 점은 유일하게 매출 도약을 이루던 편의점의 신장세를 SSM이 넘어섰다는 점이다. 더불어 SSM의 월별 매출이 2019년 6월~2020년 1월까지 8개월 연속 하락해 왔다는 것을 감안하면 더욱 주목할 만한 기록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대기업에게 애물단지로 통했던 SSM(사진=게티이미지뱅크)

대형기업의 손에서 나온 SSM, 왜 부진했을까

SSM이란 준대규모점포로, 기업형 슈퍼마켓이라 불리기도 한다. 연면적 3000㎡ 미만에 달하는 SSM은 대형마트(연면적 3000㎡ 이상)와 동네 슈퍼마켓 중간에 위치한 식료품 중심 매장이라 할 수 있다. ▲롯데쇼핑의 '롯데슈퍼' ▲이마트의 '이마트에브리데이' ▲홈플러승의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GS리테일의 'GS더프레시' 등이 이러한 점포에 속한다.

사실 SSM은 대기업에게 '애물단지'로 통했다. 대기업의 유통채널임에도 불구하고 부진한 매출을 이어가자 일각에서는 '구조조정 1순위'로 손꼽히기도 했다. 실제로 SSM업계 1위인 롯데슈퍼의 경우엔 지난해 1000억 원 이상의 영업적자를, GS더프레시(기존 GS수퍼)의 경우 2019년 300억 원에 가까운 적자를 냈다. 

그렇다면 대형기업의 손에서 나온 SSM이 이토록 부진한 매출을 이어갔던 이유는 무엇일까.

SSM의 경우 대형마트보다는 취급 물품과 매장 규모가 부족했으며, 편의점과 비교해 봤을 때는 접근성이 떨어졌다. 더불어 정부가 내건 '유통산업발전법'에 발목까지 잡혔다.

해당 법안은 대형마트 등 '대규모점포'와 SSM의 영업을 제한하는 것으로, 한 달에 두 번은 의무적으로 문을 닫아야 하며 전통산업보존구역 1㎢ 반경 이내에는 점포를 낼 수 없게 된다. 자정부터 오전 10시까지는 영업도 할 수 없었다. 주차를 할 만한 마땅한 곳이 없다는 것 역시 SSM의 발목을 잡았다. 

소비자들의 입장에서 차를 사용할 정도로 많은 물건을 살 경우에는 대형마트로 향했으며, 급하게 필요한 제품이 있을 경우에는 접근성이 높은 편의점으로 발길을 돌렸다. 그야말로 '이도 저도 아닌' SSM은 자연스럽게 매출 하락세를 탔다. 이처럼 약진이 길게 이어진 SSM의 매출이 편의점을 넘어선 것은 단연 주목할 만하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SSM은 뜻밖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SSM, '뜻밖의 성장세'... 이유는?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인해 소비자들은 마켓컬리나 등 온라인 신선식품 판매처에서 식품 및 식재료를 구매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실제로 앱 분석업체 와이즈앱이 지난 2월 신용카드, 체크카드, 계좌이체, 휴대폰 소액결제로 결제한 금액을 표본 조사한 결과, 주요 신선식품 앱인 '마켓컬리'는 1월 대비 결제금액이 40%가 증가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오아시스마켓'도 결제금액이 46% 증가하는 등 대부분의 식품 리테일이 줄줄이 매출 상승 기류를 탔다. 인터넷 쇼핑이나 배달 등으로 신선식품을 구매하는 경우가 늘어난 탓이다. 

하지만 신선식품뿐 아니라 SSM 매출도 늘었다. 와이즈앱에 따르면 ▲GS슈퍼마켓 13% ▲롯데슈퍼 11% ▲이마트 에브리데이 11%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18% 등 대부분 SSM의 2월 결제액이 1월 대비 증가했다. 대형마트보다 접근성이 좋고 대면 접촉 우려가 적은 SSM의 장점이 부각되며 식료품과 각종 생필품 매출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풀이된다.

온라인 쇼핑이 보편화됐음에도 식품 분야의 경우 눈으로 보고 사야 안심하는 소비자들은 여전히 존재했으며, 온라인으로 식품을 구매하는 경우 불안해하는 소비자들 역시 굳건했다.

하지만 기존 식품 유통의 주요 플랫폼이었던 대형마트는 사람이 많이 몰리는 곳인 만큼 꺼리는 이들이 많았다. 하지만 SSM의 경우 대형마트보다 가까우며, 매장 규모도 크지 않아 사람이 많이 몰리지 않는다. 기존 SSM의 단점이 코로나19의 확산과 함께 장점으로 새롭게 둔갑한 것이다. 

SSM은 편의점을 대체하는 역할도 했다. 5만 개에 육박하는 편의점은 접근성에서 슈퍼를 압도하지만, 장을 보기에는 부족함이 많다. 슈퍼에 비해 식품 구색이 턱없이 적다. 더불어 가격 역시 비싸기 마련이다. 최근 소포장 과일, 채소 등을 일부 판매하긴 하지만 1~2인 가구에 상품 대부분이 최적화돼 있기 때문이다.


(데일리팝=이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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