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8월, 'geriatric1927'이라는 채널명을 가진 이가 유튜브에 영상을 게시했다. 자전적인 이야기와 정보 전달, 자신이 참전했던 2차 세계 대전 등의 이야기를 풀었던 그는 2014년 2월까지 꾸준히 영상을 업데이트했다.
채널명 geriatric192, 본명 피터 오클리는 한때 유튜브에서 가장 많은 구독자를 가진 유튜버로 이름을 알렸다. 영국에서 유일하게 구독자 수 1위를 한 유튜버이기도 하다.
닉네임 속 '1927'로 인해 눈치챈 이들도 있을 것이다. 피터 오클리는 1927년 태어났으며, 숨을 거둔 2014년까지 유튜버 활동을 지속했다. 오늘 소개할 '실버 유튜버'의 길을 열어 준 최초의 인물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물론 현재의 유튜버 서버에는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키즈 채널'이 가장 인기 있는 채널로 손꼽힌다. 어린이들이 흥미를 느낄 만한 장난감을 소개하고, 직접 체험하며 아이들의 관심을 끄는 것이다.
2019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수익을 올린 유튜버는 한 해 동안 2600만 달러(한화 약 303억 원)을 벌어들인 미국의 여덟 살 소년 '라이언 카지'였으며, 국내에서도 6세 유튜버 '보람튜브'의 월 수익이 35억 원에 육박한다는 기사가 쏟아지며 키즈 채널에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목소리를 높이며 자신을 빛내는 이들이 있다. 활기찬 인생을 살아가는 신노년층, 이른바 '오팔(OPAL, Old People with Active Lives)세대' 그들이다. 오팔 세대는 베이비부머를 대표하는 58년생 개띠를 의미하기도 하며, 다채로운 빛을 내는 보석인 '오팔'의 특징 또한 담고 있다.
현대적인 교육을 받은 이들은 바쁘게 살던 오팔 세대는 여유로운 금전 상태와 시간을 얻게 되며 자신이 좋아하고, 관심이 있던 일에 도전하며 소비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다. 이것이 곧 실버 유튜버가 급증하는 이유다.
물론 국내에서 실버 유튜버라는 이름을 알린 이는 '박막례 할머니' 채널이다. 1947년생, 71살의 나이에 유튜브 크리에이터로 전직한 박막례 할머니는 삶의 교훈과 지혜를 구수한 사투리로 전달하며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다.
현재 구독자 수는 117만 명으로, 100만 명을 넘어선 지 오래다. 그야말로 '파워 유튜버'의 자리에 오른 것이다.
채널 개설의 사유는 눈물 없인 들을 수 없다. 치매 위험이라는 진단을 받고 온 직후 퇴사를 한 손녀와 호주로 가는 비행기에 오른 박막례 할머니. 현재 박막례 할머니의 PD로 활동하고 있는 손녀 김유라는 두고두고 보시라는 마음을 담아 유튜브에 영상을 게시했으며, 해당 영상은 100만 뷰를 넘기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것이 곧 박막례 할머니 채널의 시작이다.
그런가 하면 7남매 중 막내로 태어나 살아온 70여 년 간의 경험과 유튜브를 시작하며 느낀 점 등을 담은 에세이 '박막례, 이대로 죽을 순 없다'를 출간하며 2019 올해의 책에 선정되기도 했다.
일생 해 본 적 없는 일도 거침없이 시도하며, 영어를 못해도 외국인들과 단숨에 친구가 된다. 실패하더라도 시원하게 웃는 박막례 할머니는 어느덧 젊은 세대로부터 '희망의 아이콘'으로 자리잡았다.
최고령 먹방 콘텐츠에 관심이 있는 이들이라면 이 채널을 주목하자. 방년 83세의 김영원 할머니가 출연하는 '영원씨01see TV'는 야무진 먹방과 ASMR이 일품인 먹방 채널이다.
말없이 음식에 집중해 음식을 드시는 할머니와 아이처럼 즐거워하는 모습은 독자들의 힐링이자, 재미 포인트 중 하나이다. 특히 최근에는 여행이나 일상 등 V-LOG 영상도 올라오고 있으니 해당 영상을 시청하며 할머니와 여행을 떠나는 기분을 만끽해 보자.
전직 대법관 출신 박일환 씨 역시 제 2의 직업은 크리에이터를 선택했다.
1978년 서울민사지방법원 판사를 시작으로 2012년 대법관으로 일하기까지 34년. 이 긴 시간 동안 법관 생활을 하며 쌓은 법률 지식을 유튜브 채널 '차산선생 법률상식'을 통해 대중에게 전하고 있다. 제목 그대로 일상에서 흔히 일어나는 법적 분쟁 사례를 알기 쉽게 설명해 주는 채널이다.
일반인이 궁금증을 가질 만한 생활 속 법률 상식을 알기 쉽게 설명하는 그에 구독자들은 많은 사랑을 보냈다. 진지한 톤과 근엄한 목소리, 법률과 관련된 유튜버이니 만큼 청정한 댓글만이 달려 '클린'한 댓글창을 유지하고 있다.
한편 구독자들은 그의 채널에 궁금한 법률 상식이나 사건을 질문하고, 박일환 씨는 다음 콘텐츠에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반영하는 등 시청자와 활발하게 소통도 이어나가고 있다.
(데일리팝=이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