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출퇴근 길, 지하절·버스에서 많은 사람들이 휴대폰으로 웹툰을 보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MZ(밀레니얼, Z세대)의 지지를 기반으로 가파르게 성장한 웹툰 시장은 최근 영화, 드라마, 게임 등으로 만들어지며 주류 콘텐츠로 자리잡았다. 주요 웹툰 플랫폼 네이버와 카카오 등은 국내를 넘어 세계로 진출하며 신한류를 이끌고 있다.
웹툰 플랫폼 성장...시장규모 1조원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 따르면 웹툰 플렛폼은 지난 2003년 포털 사이트 다음(Daum)에 '만화 속 세상'이 주기적으로 연재 서비스 되면서 시작됐다. 많은 이용자들로부터 주목을 받고 인기가 높아지면서 2005년 네이버도 웹툰서비스를 시작하면서 국내에 웹툰 플랫폼 시장이 형성됐다.
지금은 다음 뿐만 아니라 네이버만화, 카카오페이지, 봄툰, 북큐브, 투믹스, 레진코믹스,저스툰, 탑툰, 미스터블루 등 수십개의 웹툰 플랫폼이 운영되고 있다. 웹툰 시장 규모는 연간 1조원이 넘으며 주류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주요 플랫폼은 네이버가 가장 크고, 다음은 카카오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이용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플랫폼은 네이버웹툰이다. 이용률이 무려 91.8%(1순위, 2순위, 3순위 합)로 다음웹툰(50.5%), 카카오페이지(40.2%)를 크게 앞지른다. 이어 레진코믹스(30%), 탑툰(8.9%), 투믹스(7.2%) 등 순이다.
네이버가 네이버웹툰, 라인웹툰, 라인망가 등 서비스로 연간 거래액 6000억원을 기록했고, 2018년보다 결재금액이 3배 이상 증가했다.글로벌 이용자 수가 6000만명을 돌파했다. 카카오는 카카오페이지와 픽코마 등을 통해 연간 거래액 4000억원을 넘겼다.
웹툰 플랫폼을 이용하는 연령대는 한 조사 기관의 웹툰 관련 리서치 결과, 20~30대의 웹툰 이용경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들이 웹툰 선택 시 고려하는 기준은 대체로 '인기순'(57.3%), '가격'(43.9%), '스토리'(33.4%) 순이었다.
한편 유통매체가 다양해지고, 추가 수익과 2차적 저작권 사업 등 비즈니스 구조가 급변하면서 최근, 기존 유료 웹툰플랫폼과는 다른 오픈 플랫폼이 등장하고 있다. 오픈 플랫폼은 작가가 작품의 창작 및 제작은 물론 유통까지 스스로 통제할 수 있고 직접 독자와 작품을 연결할 수 있다.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 따르면 오픈 플랫폼은 기존의 플랫폼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제외됐던 작가들에게 또 다른 긍정적인 대안으로 관심을 모은다. 대표 오픈플랫폼으로는 만화팬들의 후원과 지지를 기반으로 운영되는 '포스타입', 독립된 연재공간을 제안하는 '딜리헙' 등이 있다. 웹툰팬들은 좀 더 다양한 작품을 만날 수 있어 웹툰의 대안 매체로 주목받고 있다.
웹툰 IP로 콘텐츠 다양화...드라마·영화·게임으로 확장
네이버와 카카오는 웹툰 지식재산권(IP) 기반 영화와 드라마 제작, 게임 등으로 콘텐츠를 확장하면서 시장 파이를 키우고 있다. 이는 글로벌 시장으로 이어지며 신한류를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방송에 '미생', '쌉니다 천리마마트',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등은 드라마로, '신과 함께', '은밀하게 위대하게', '내부자들' 등은 영화로 만들어져 인기를 얻었다.
네이버웹툰은 올해 판타지 작품 '신의 탑'을 비롯해 '갓 오브 하이스쿨', '노블레스' IP를 애니메이션화해 한국과 미국, 일본에서 동시 방영할 예정이다. 카카오페이지는 인기 웹툰 '이태원 클라쓰'와 '메모리스트' 등 동명의 드라마와 OST로 콘텐츠를 확장해가고 있다.
웹툰 IP는 게임으로도 확장됐다. 와라! 편의점, 삼국전투기, 갓 오브 하이스쿨, 히어로 칸타레, 노블레스 등의 웹툰 IP가 게임으로 제작돼 출시된 바 있다. 넥슨은 지난 1월 카운터사이드 출시를 앞두고 네이버웹툰 테러맨 작가와 협업해 만든 카운터사이드: 오리엔테이션 데이를 공개했다.
또 팩토리얼게임즈가 개발하고 라인게임즈가 서비스 예정인 모바일 RPG '슈퍼스트링'이 출시될 예정이다. 슈퍼스트링은 웹툰 제작사 와이랩의 웹툰 IP 약 15종의 캐릭터들을 3D 모델링으로 재해석한 게임이다.
업계에 따르면 콘텐츠 기업들이 웹툰에 주목하는 이유는 국내에서 탄탄한 이용자층과 생태계를 갖춘 만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웹툰 IP의 확장성 때문이다. 따라서 게임업계의 웹툰 원작을 활용한 시도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글로벌 진출, 신한류 중심으로 영역 확대
네이버와 카카오는 웹툰 IP로 콘텐츠 다양화로 국내뿐 아니라 해외까지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19년 상반기 콘텐츠 산업 동향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미국,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일본 등 8개 국가에 총 170여개의 웹툰이 공급됐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분석기업 앱애니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전세계 주요 국가에서 네이버웹툰(라인망가, 라인웹툰)은 구글 플레이스토어 만화 매출 1위에 올라있다. 한국과 일본은 물론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스페인, 캐나다, 러시아, 호주, 싱가포르 모두 최고 매출을 기록 중이다.
네이버웹툰은 글로벌 전역에서 서비스되고 있다. 네이버는 2014년 해외 시장에 진출, 영어·일본어·태국어·인도네시아어·중국어버전 등을 선보였다. 지난해에는 스페인어와 프랑스어를 추가 서비스하며 전 세계 독자 공략에 나섰다.
북미 시장의 성장세가 눈에 띈다. 북미지역 이용자수는 1000만 명을 넘었으며 북미 유료 콘텐츠 이용자는 지난해 초 대비 3배 이상 늘었다. 또 구매자당 결제 금액도 2배 이상 성장했다. 북미 시장의 가파른 성장에 힘입어 네이버웹툰의 2019년 전체 거래액은 전년 대비 60% 성장했고, 이 중 해외 비중은 20%에 달한다.
카카오도 카카오페이지, 다음웹툰, 픽코마(카카오재팬)를 통해 글로벌 웹툰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픽코마는 현재 일본 구글플레이 만화 매출 순위에서 2위를 차지한다. 카카오는 지난해 인도네시아 진출에 이어 올해 대만·태국·중국으로 서비스 확장을 준비하고 있다.
그밖에도 레진코믹스, 투믹스, 탑툰 등의 국내 주요 웹툰플랫폼들도 해외 여러 국가에 진출해 세계인들에게 주목을 받고 있다.
(데일리팝=임은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