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배송 시장이 폭발적인 성장을 하는 가운데 오아시스마켓의 약진이 눈에 띈다. 전지현을 모델로 내세우는 화려한 광고 대신 생산자 직거래 등을 통한 입소문 마케팅으로 급격한 성장을 이루면서 마켓컬리의 대항마로 부상해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신선식품 새벽배송 서비스는 지난 2015년 마켓컬리로부터 시작됐다. 마켓컬리는 밤 11시 이전 주문하면 다음날 새벽 문앞에 식료품을 배송하는 새로운 서비스로 소비자들에게 호평을 받으며 성장했다. 이 같은 호평에 헬로네이처, 잇츠온, 이마트몰 등 업체들이 새벽배송 서비스를 도입하며 경쟁에 나섰다.
짧은 시간에 비해 새벽배송 시장은 급성장하며 덩치가 커졌다. 하지만 규모의 성장과는 다르게 해당 업체들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마켓컬리 운영사인 컬리는 지난해 매출 4289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173% 성장했다. 컬리의 누적 회원수 역시 390만명으로 전년 대비 2.7배 증가했다.
하지만 영업손실은 975억원으로 전년대비 2.7배 증가했다. 이는 신규 고객 및 물류 역량 확보를 위한 투자로 손실폭이 늘었기 때문이다. 헬로네이처, 쓱닷컴 등도 적자를 면치 못하는 모습으로 외형 키우기는 성공했지만 광고 등 마케팅 비용이 늘면서 수익성은 여전히 안타까운 모습이다.
하지만 오아시스는 유일하게 영업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2018년 당기순이익 2억원을 기록했고 지난해 약 1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다른 새벽 배송업체와 달리 작지만 흑자 기조를 보이는데는 경쟁사의 프리미엄 전략과는 달리 생산자 직거래 방식으로 저렴한 가격 전략이 통했다는 분석이다.
오아시스는 지난 2011년 우리소비자생활협동조합(우리생협) 출신들이 설립한 오프라인 마트로 출발했다. 중간 유통 과정을 생략한 산지 직송 등 생산자 직거래 시스템을 구축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 2018년 8월 온라인 새벽배송을 시작하면서도 낮은 가격 정책을 유지했다.
오아시스는 우수한 상품대비 낮은 가격으로 소비자들에게 입소문이 나면서 알찬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마켓컬리에 비해 반값 정도 저렴한 고품질의 농수산물 제품 등으로 직장맘, 맘카페 등 사이에서 빠르게 소문이 났다.
지난 9일 박찬솔 SK증권 연구원은 "신선식품 새벽배송 업체 오아시스는 2015~2019년 연평균 65%의 성장을 보였다"면서 "생산자 직배송 방식을 채택하면서 기존 유통구조 단순화에 성공했고, 새벽배송과 상품신선도, 우수한 상품 품질 대비 낮은 가격 등이 장점으로 작용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박 연구원은 "식품 배송 시장의 출혈 경쟁 속에서도 큰 광고비 지출 없이 성장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면서 "2019년 3월 온라인 일 매출이 1억원을 돌파했고, 2019년 6월말에는 성남 물류센터로 이전 확장해 기존 1일 배송 가능건수를 7000건에서 최대 3만건으로 확대했다"고 말했다.
오아시스의 성장은 생산자 직거래 운영과 낮은 광고비뿐 아니라 다른 새벽배송 업체와 다른 오프라인 매장(연결기준37개)의 운영을 들 수 있다. 당일 새벽배송으로 소화하지 못한 물량이나 반송된 물품, 유통기한 임박한 물량 등이 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된다.
오아시스는 새벽배송, 오프라인 매장 판매, 오프라인 매장 당일 배송 시스템으로 신선식품의 높은 폐기율 비중을 크게 낮추며 경쟁 업체와 다르게 많은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향후 오아시스의 온라인 매출 비중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해 오프라인의 매출 비중이 온라인 매출 대비 2배를 기록했으나 올해에는 역전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 연구원에 따르면 오아시스는 코로나19 발병 이전에도 온라인 매출이 꾸준한 성장을 보여와, 코로나19로 인해 1분기 온라인 오아시스마켓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500%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지난해 물류센터 증설과 이달부터 반찬 공장이 가동되면서 '온라인 식품유통 플랫폼'의 면모가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오아시스마켓은 잦은 주문 후 배송 누락, 다양하지 못한 상품군 등은 소비자들에게 아쉬운 부분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새벽배송 시장에서 더욱 단단한 성장을 하려면 배송 인프라 확충 등을 통한 온라인 유통 서비스 강화가 필요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현재 지어소프트가 오아시스의 지분 79.4%를 보유하고 있다. 자회사 오아시스를 보유한 지어소프트는 IT서비스, 디지털마케팅 업체로 지난해 연결 매출액 기준 약 90%가 오아시스 관련 매출이었다.
(데일리팝=임은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