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들어가는 것만큼 나오는 과정도 쉽지는 않습니다.
계약기간을 다 채워서 나올 때도, 사정이 생겨 중간에 나오게 될 때도 예상치 못한 문제가 생기기 마련이죠.
그 때 자주 겪는 문제로, 다음 세입자가 들어오는 것에 관련한 문제가 있습니다. '나도 세입자인데 다음 세입자가 들어오는 것까지 내가 관여해야하나?' 싶은 생각이 들지만, 막상 이런 저런 얘기 듣다보면 혼란이 오실텐데요.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세입자의 책임이고 역할인지, 자주 들어오는 상담 사례들을 보고 함께 알아보아요.
새로운 세입자(내가 나가고 다음에 들어올 세입자)에 관한 문제는 크게 세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유형1. 새로운 세입자 구하는 집주인의 부동산 중개비는 누가 내야하나요?
유형2. 지금 살고있는 내 집을 다음 사람에게 잘 보여주는 것도 세입자의 의무인가요?
유형3. 내 보증금을 다음 세입자가 들어올 때 받기로 했는데 괜찮은건가요?
이번 글에서는 유형1의 각 사항에 대해 구체적으로 예시를 살펴볼까요?
[유형1의 첫번째 사례]
2년 계약 만료 후 묵시적 갱신으로 살다가 해지통보 후 이사를 가려는 세입자A. 집주인이 다음 세입자B를 받기위해 드는 자신의 중개보수를 세입자A에게 내라고 하는데.. 묵시적 갱신 중에 이사가면 세입자A가 중개보수를 내야하나요?
판례에 의하면 "임대인(집주인)이 새 임차인(세입자)과 임대차계약을 맺으면서 지출한 중개보수는 임차인이 부담하기로 하는 특별한 약정이 없는 한, 임차인이 부담할 성질의 것이 아니므로 이를 공제한 것은 잘못된 것이다."라고 했다.
이 말은, 세입자1과 집주인이 처음 계약 맺을 때 굳이 세입자A가 내기로 한 게 아니면 이것은 원래 집주인이 냈어야하는 것이 맞다는 것이다.
묵시의 갱신 중인 임차인은 언제라도 해지통보가 가능하고 또 3개월 후에 해지의 효력이 발생하는 바, 계약의 당사자가 아니므로 임차인이 중개보수를 부담할 필요가 없다. [서울지방법원 제9민사부 1998.7.1]
묵시적 갱신이라는 것을 잘 생각해보면 답은 간단합니다. 원래 계약 기간이 끝나면, 집주인은 어차피 이미 그 시점에서 새로운 세입자를 찾기 위해서 자신이 중개료를 지출했어야 합니다. 그런데 묵시적 갱신으로 인해 계약기간이 연장된 것이기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그 시기가 뒤로 늦춰진거지요. 따라서 세입자에게 부과시킬 수 없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묵시적 갱신이 아닐 때는 어떨까요?
[유형1의 두번째 사례]
세입자 A는 계약서 특약란에 '만기 3개월 전에 해지 통보를 할 것'이라고 쓰인대로 계약만료 3개월 전에 해지 통보를 하였습니다. 2주 후 집주인이 당장 다음 달에 이사올 새 세입자B가 있으니 그 때 이사해줄 수 있냐고 했습니다. 세입자A는 가능하다고 하고 당겨서 이사를 했습니다. 그런데 이사 당일, 계약이 만료되기 전에 나가는 것이니 세입자B와의 계약에 대한 집주인의 중개보수를 세입자A에게 지불하라고 합니다.
세입자A씨가 계약서 상 특약대로 만기 3개월 전 해지통보도 했고, 집주인의 요청에 의해 합의하여 만기보다 2달 전에 나가는 상황이다. 따라서 이 경우는 정상적인 계약 해지로 보고, 정상적으로 계약이 해지 되었으니 이후 세입자B와의 중개에 세입자A는 전혀 관련이 없다. (계약 당사자인 집주인이 내야하는 것)
마지막으로 하나 더 살펴보아요!
[유형1의 세번째 사례]
세입자A는 계약기간이 만료하기 전에 미리 집주인에게 이사할 것을 통보하였고, 이삿날을 만료기간 2개월 전으로 잡게됐습니다. 집주인이 기간 만료 전에 이사를 가는 것이니 중개보수를 세입자A에게 내라고 합니다.
계약만료가 다가오면, 집주인과 세입자 서로가 1~6개월 전에 앞으로 이 계약을 어떻게 할건지에 대해 통보를 해야한다. 판례 상, 특약 상으로 '만기 전에 이사하면 중개보수를 지불한다'는 특약이 없다면 계약만료 2-3개월 전에 이사하는 경우는 정상적인 계약의 종료로 본다고 봤다. 정상적인 계약의 종료니까 이후 계약은 집주인이 중개보수를 지불하는 것이 맞다.
'임차인이 만기 전 이사하면 중개 보수를 지불한다'라는 특약이 없다면, 계약 종료 2-3개월 전에 이사하는 경우에는 정상적인 계약의 종료로 보아 임대인이 중개보수를 지불해야 한다 [98나55316 판결]
(데일리팝=변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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