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7조6000억원 '추경'...재난지원금 지급 기준 '시가 20억 주택·예금 12억 이상' 자산가 제외
정부, 7조6000억원 '추경'...재난지원금 지급 기준 '시가 20억 주택·예금 12억 이상' 자산가 제외
  • 임은주
  • 승인 2020.04.16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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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사진=뉴시스)
문재인 대통령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사진=뉴시스)

정부가 코로나19 사태로 위기에 몰린 민생경제를 되살리기 위해 7조6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편성했다. 또 3월 건강보험료가 하위 70%에 해당해도 재산 20억원이 넘는 고액자산가는 재난지원금 대상자에서 제외시키는 선정 세부기준을 발표했다.

16일 정부는 임시국무회의를 열고 소득 하위 70% 이하 1478만 가구에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 위해 7조6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편성했다. 이는 지난달 17일 11조7000억원 규모 '슈퍼추경'이 국회를 통과한 지 채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마련한 2차 추경안이다.

재원은 재정건전성 악화 우려에 따라 적자 국채 발행 없이 전액 지출감액 및 기금 예탁·예수금 조정 등으로 조달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소득 하위 70% 이하 1478만 가구에 가구원 수별로 최대 100만원을 지급한다. 1인 가구는 40만원, 2인 가구는 60만원, 3인 가구는 80만원, 4인 이상 가구는 100만원을 준다. 긴급재난지원금은 올해 3월 본인부담 건강보험료가 1인 가구 약 8만8000원, 2인 15만원, 3인 19만5000원, 4인 23만7000원 이하면 받을 수 있다.

다만 3월 건강보험료가 하위 70%에 해당하더라도 재산 20억원이 넘는 고액자산가 등은 코로나 지원금을 받을 수 없다. 이날 행정안전부와 기획재정부, 보건복지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코로나 지원금 대상자 선정 세부기준을 발표했다.

세부 기준은 살펴보면 정부는 우선 재산세 과세표준(과세 대상 금액) 합산액이 9억원 이상이면 코로나 지원금을 주지 않기로 했다. 과세표준 9억원이면 시가로는 20억~22억원에 해당한다. 주택뿐 아니라 토지, 건축물, 항공기, 선박까지 합친 재산을 본다.

또 연간 금융소득(이자·배당소득)이 2000만원 이상인 가구도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 정부는 "금융소득 2000만원이면 예금을 약 12억원 이상 보유한 사람"이라며 "이 정도면 고액자산가라고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보건복지부는 소득 하위 70% 가구 가운데 이 같은 재산 기준에 해당하는 가구를 12만5000가구로 추산했다.

2차 추가경정예산안 주요 내용. (사진=뉴시스)
2차 추가경정예산안 주요 내용. (사진=뉴시스)

이날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브리핑에서 "정치권 일각에서 100% 전국 가구에 대해 지원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지만, 소득 하위 70%라는 지원기준은 정부가 긴급성, 효율성, 형평성과 재정 여력을 종합 고려해 결정한 사안"이라며 "기준이 국회에서 그대로 유지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같은 발언이 나온 배경에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코로나 지원금을 "전 국민에게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서다. 여당이 제21대 총선에서 국회 전체의석(300석)의 5분의 3에 해당하는 180석을 차지하면서 이들의 목소리에 힘이 더 실려 정부안이 그대로 유지될지는 미지수다.

정부는 이날 이번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한다. 여당은 4월 임시국회에서 추경안을 처리해 5월 초에는 재난지원금이 지급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한편 이날 문재인 대통령은 21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압승한 결과에 대해 "위대한 국민의 선택에 기쁨에 앞서 막중한 책임을 온몸으로 느낀다"고 밝혔다. 2차 추가경정예산안 편성과 관련한 국회에 당부 메시지는 따로 없었다.

(데일리팝=임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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