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힘든 시기인 요즘, 재계에는 향기로운 릴레이가 펼쳐지고 있다. 코로나 직격탄을 맞은 화훼농가를 살리기 위한 '플라워 버킷 챌린지' 캠페인에 국내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참여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2월 꽃 거래량은 약 138만속(1속=10여송이)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20% 감소했다. 캠페인이 본격 시작된 3월에는 거래량이 158만속으로 동기간 대비 10% 줄었다.
플라워 버킷 챌린지는 지난달 말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참여하면서 재계 전반으로 번졌다. 이 캠페인은 코로나19로 각종 행사가 취소돼 매출이 급감한 화훼농가를 돕기 위한 것으로, 박원순 서울시장이 2월 중순 제안하며 처음 시작됐다.
플라워 버킷 챌린지에 '참여해달라'는 지목을 받은 CEO들은 직접 구매한 꽃다발, 화분 등을 찍은 '인증샷'을 소셜미디어에 올린 뒤 다음 참여자를 지목하는 식으로 이어가고 있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은 허세홍 GS칼텍스 사장의 지목으로 지난 22일 캠페인에 참여했다. 서 회장은 인천과 대전에서 운영 중인 세 곳의 '희망가게' 꽃집에서 꽃바구니를 구입해 아모레퍼시픽과 아름다운재단이 2004년부터 후원해온 전국 220여개 희망가게 창업주들에게 희망의 마음을 전달했다.
희망가게는 아모레퍼시픽이 2004년 시작한 한부모 여성 창업 지원 사업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아름다운재단과 힘을 합쳐 한부모 여성의 경제적 자립을 돕고 가족들의 삶에 긍정적인 변화를 전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여왔다.
최병오 패션그룹형지 회장은 안병덕 코오롱그룹 부회장, 강호갑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부회장 등의 추천을 받아 기업경영자 및 교수, 협력사 등 20여명에게 꽃 선물을 했다.
허세홍 GS칼텍스 대표는 한성숙 네이버 대표의 지목을 받아 22일 캠페인에 참여했다. 허 대표는 GS칼텍스 봉사활동 협력 사회복지기관 73곳과 본사 사무실 청소인력 10명에게 감사의 꽃다발을 전했다. 다음 릴레이 주자로 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 토스 모회사 비바리퍼블리카 이승건 대표를 꼽았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네이버 스마트 플레이스에서 '스마트주문' 서비스를 이용하는 전국 오프라인 소상공인 100명에게 장미꽃을 선물했다. 홍원표 삼성SDS 대표도 지역 아동센터, 임직원 봉사처 등 31개 기관에 화분 200여개를 전달했다.
황각규 롯데 부회장은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의 추천을 받아 지난 9일 캠페인에 참여했다.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위생·방역 담당 파트너사 직원들에게 남대문 꽃시장에서 구매한 꽃다발과 선물을 전달했다.
황 부회장 다음 주자로 지목받은 권영수 LG 부회장은 지난 13일 구입한 반려식물을 역대 'LG 의인상' 수상자 120명에게 전달했다. 권 부회장이 다음 주자로 한성숙 네이버 대표를 지목했다.
이밖에 지금까지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 전영현 삼성SDI 사장, 안병덕 코오롱 부회장, 한준호 삼천리 회장 등 주요 그룹 CEO들이 꽃 구매 행렬에 동참했다.
릴레이에 참여한 인사는 기업 CEO뿐 아니라 박원순 서울시장을 시작으로 권영진 대구 시장 등 지자체부터 공공기관, 금융권, 연예계, 민간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다양한 꽃 소비 활성화 정책은 실제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한편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올해 2월 한달간 꽃(절화) 거래량은 약 138만속(1속=10여송이)으로 전년동월대비 19.6% 감소했지만 캠페인이 본격 추진된 3월은 거래량 158만속으로 감소폭이 10.7%로 낮아졌다. 4월 1~2주간은 동기간 대비 2.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데일리팝=임은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