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제 아이들에게 회사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이 회장은 삼성준법감시위원회 권고에 따라 5년만에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며 고개를 숙였다.
이날 오후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영권 승계 과정, 노조 문제 등과 관련해 대(對)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 부회장의 대국민 사과는 삼성준법감시위가 지난 3월 11일 이 부회장에게 대국민 사과를 권고한 데 따른 것이다.
이 회장은 이날 "경영권 승계 문제로 더 이상 논란 생기지 않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부회장은 오래전부터 생각해왔지만 경영환경도 녹록치 않은 상황에 승계를 언급하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라고 생각해 외부에 밝히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경영권 승계 문제로 더 이상 논란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며 "편법에 기대거나 윤리적으로 지탄받는 일도 하지 않고 오로지 회사의 가치를 높이는 일에만 집중하겠다"고 했다.
이 회장은 "오늘 삼성이 글로벌 일류기업으로 성장하는데는 국민의 사랑과 관심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그 과정에서 국민의 기대에 부등하지 못하고 오히려 실망을 안겨드리고 심려를 끼쳐드렸다. 모두 저의 잘못이다"고 사과했다.
또 이 부회장은 노사문화와 관련해 "삼성 에버랜드와 삼성전자서비스 건으로 많은 임직원들이 재판을 받고 있다며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히며 "그동안 삼성의 노조 문제로 인해 상처를 입은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더불어 "더 이상 삼성에서는 무노조 경영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노사관계 법령을 철저히 준수하고 노동 3권을 철저히 보장하겠다"며 "노사의 화합과 상생을 추구하는 등 건전한 노사 문화가 정착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준법은 결코 타협할 수 없는 가치라며 준법이 삼성의 문화로 뿌리 내리도록 하겠다"며 "자신과 관련한 재판이 끝나도 삼성준법감시위원회는 독립적인 위치에서 중단 없이 활동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앞서 지난 3월 준법감시위는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준법 의무를 위반하는 행위가 있었던 점에 대해 이 부회장이 반성과 사과는 물론 앞으로의 경영권 행사 및 승계에 관해 준법의무 위반이 발생하지 않을 것임을 국민들에게 공표해달라"고 권고했다.
한편 삼성준법감시위는 김지형 전 대법관을 위원장으로 시민단체, 교수, 법조계 출신 외부 인사들이 주축이 돼 삼성의 준법 의무를 감시하기 위해 지난 2월 출범했다.
(데일리팝=임은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