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한 대학 등록금 환불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건국대가 2학기 등록금을 감면하는 방식으로 학비 일부를 돌려주기로 했으며, 정세균 국무총리의 지시로 교육부가 추가 경정을 통해 대학생들을 지원하는 방안 검토에 들어갔다.
16일 박백범 교육부 차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등록금 반환 관련 총리실 직원과 교육부 직원이 논의를 했다고 전해들었다"며 "총리 말씀과 취지에 맞춰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사실상 대학생들의 1학기 등록금 반환 요구를 수용할 방법을 찾아보겠다는 뜻으로 이해된다. 등록금 반환 여부는 각 대학이 자율적으로 결정할 사안으로 교육부가 나서서 조율하기는 어렵다는 기존 입장에서 물러난 모습이다.
앞서 정 총리는 지난 11일 '목요대화'에서 2030 청년세대의 고충을 듣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 자리에서 등록금 반환을 요청하는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전대넷)측의 소리를 듣고 교육부에 방법을 찾으라는 지시를 내렸다.
전대넷 등은 지난 2월부터 코로나19로 대학이 대면수업을 진행하지 않자 학습권을 침해당했다며 등록금 환불 운동을 벌이고 있다. 그동안 교육부는 어려운 사정에 놓인 대학에 등록금 반환 자체에 대해선 소극적인 입장을 취해왔다.
하지만 건국대학교가 지난 15일 등록금 부분 환불에 기본 합의하며 여론의 추이가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건국대는 학생들과 협의를 거쳐 오는 2학기 등록금을 감액하는 방식으로 보상책을 마련했다. 동국대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학생의 가정에 1인당 50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키로 했다.
서울 주요 대학들이 등록금 부분 환불이나 장학금 지원에 나서고 있고, 정 총리가 교육부에 긴급 지시를 내리는 등 대학가 등록금 반환 요구 논의는 향후 긍정적인 방향으로 흐를 가능성이 커졌다.
다만 국회에 제출된 3차 추경안에는 기획재정부의 이견으로 등록금 직접 반환 예산이 빠져 있다. 앞서 교육부 1900억원 수준의 대학생 지원 예산을 요구했지만 재정당국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조율이 필요한 실정이다.
(데일리팝=임은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