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에서 판매 중인 물놀이용 구명복 상당수가 익사 방지 기능이 없거나, 안전요원·구조장비가 있는 곳에서만 쓸 수 있는데도 이런 내용을 알리지 않고 광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은 여름 휴가철 등 본격적인 물놀이 시즌을 맞아 국가기술표준원과 함께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되고 있는 구명복 336개 제품에 대한 실태 조사 결과를 7월 14일 발표했다.
그 결과, 전체 중 80.4%에 달하는 270개의 제품에서 안전인증기관에 신고한 내용과는 다른 용도나 기능을 광고하고 있었으며 소비자 중 10명 중 7명은 부적절한 구명복을 구입한 것으로 조사돼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구됐다.
한국소비자원이 구명복 중 안전확인신고번호를 게시하고 있는 336개 제품을 조사한 결과, 270개 제품이 안전확인신고 품목과 다른 용도나 기능을 광고하고 있어 소비자가 적절하지 않은 제품을 구입할 우려가 높았다.
구명복은 스포츠나 레저활동을 할 때 익사 방지 등을 위해 착용하는 의복 형태의 장비로, 용도에 따라 ▲수영 능력과 상관없이 의식이 없는 사람의 얼굴을 물 밖으로 향하게 하는 회전기능 등이 있는 '스포츠형 구명복' ▲수영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보호시설(수상안전요원과 구조장비가 있는 시설) 인근에서만 쓸 수 있는 '부력보조복'으로 나뉜다.
본래 구명복의 경우 출고 전 모델별로 안전확인시험기관으로부터 안전기준 적합 여부를 확인받고 이를 안전인증기관에 신고 과정을 거쳐야 한다.
하지만 식약처의 조사 결과 '사용자의 수영능력'이나 '사용가능 장소' 등 용도를 설명하지 않고 '성인용 구명조끼'로 광고하는 111개 제품 중 76개(68.5%)가 부력보조복으로 안전확인신된 제품이었다. 더불어 3개 제품은 스포츠형 구명복으로 안전인증을 받았지만 부력보조복으로 광고하기도 했다.
또한 '어린이용 구명복'으로 광고하는 191개 제품 중 137개(71.7%)는 '어린이용 수영보조용품'으로 안전인증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사고예방 기능이 있는 '구명조끼' 또는 '부력보조복'으로 광고하고 있었다. 이때 어린이용 수영보조용품은 어린이 물놀이를 돕는 제품으로, 부력이 낮아 물속에서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제품이 아니다.
이밖에 54개(28.3%) 제품은 성인용 구명복으로 안전확인신고 후 어린이용으로 광고하고 있었으며, 소비자들 역시 구명복의 종류별 용도를 알지 못한 채 부적절한 제품을 구매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구명복 구입 경험이 있는 소비자 55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전체 중 53.6%에 달하는 298명은 사용장소 및 사용자의 체중·수영능력 등에 따라 구명복의 종류를 달리 착용해야 하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더불어 80%에 달하는 445명은 판매처의 설명이나 광고를 통해 적합한 구명복 구입에 도움이 되는 정보도 제공받지 못했다. 응답자 중 386명(69.4%)은 사용장소 및 사용자의 체중·수영능력에 맞지 않는 부적절한 구명복을 구입해 사용하고 있는 경우도 더러 있어, 안전사고 발생 위험이 높았다.
또한 '구명복 구입 때 사고 예방 기능을 중요하게 고려했다'는 소비자 346명 중 30.6%에 달하는 106명은 익사사고 예방을 목적으로 안전 확보 기능이 없는 수영보조용품을 구매했으며, 부력보조용을 구매한 226명 중 96.0%에 달하는 217명은 수영을 하지 못하거나 보호시설이 없는 자연수역에서 사용할 목적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국가기술표준원이 시중에 유통 중인 스포츠용 구명복 11개와 부력보조복 28개, 수영보조용품 15개의 안전성을 조사한 결과 부력보조복 3개 제품이 체중별 최소 부력기준에 부적합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국가기술표준원은 해당 사업자에게 전량 수거와 교환 등을 명령했다. 소비자원과 국가기술표준원은 소비자에게 스포츠용 구명복과 부력보조복, 수용보조용품 구입 때 용도를 확인하고 제품 구매 때는 착용자의 체중에 맞는 제품을 선택할 것을 당부했다.
양 기관은 "통신판매중개업자 정례협의체와 함께 소비자가 오인할 수 있는 구명복, 수영보조용품의 광고를 개선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데일리팝=이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