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통업계는 직원 없는 매장 만들기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인한 비대면 소비의 수요가 증가하며 '무인 계산'에 사활을 거는 것이다.
실제로 이마트는 전국 점포의 78% 수준인 약 11개의 매장에서 700여 대의 무인 계산대를 운영하고 있다. 2018년 1월 성수점과 왕십리점, 죽전점에 총 16대의 무인 계산대를 처음으로 도입한 후 약 2년 반 만에 무인 계산대 매장 운영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그런가 하면 롯데마트 역시 무인 계산대 운영으로 바쁘다. 롯데마트의 경우 2017년 4월 양평점 개점을 시작으로 현재 전국 120개 점포 중 50곳에서 512대의 무인 계산대를 활용하고 있다. 특히 롯데마트 서초점의 경우 전체 이용객의 51%가량이 무인 계산대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일반 점포와 무인점포를 동시에 운영하는 '하이브리드 점포'도 생겨나는 추세다. 특히 편의점 업계에서 이러한 점포의 도입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하이브리드 점포란 일반 점포와 무인점포의 중간 형태로, 주간에만 직원이 상주하고 야간에는 무인점포로 운영되는 매장이다. 편의점의 경우 재고만 채우면 무인점포로도 충분히 운영될 수 있다는 점에 있어 편의점 업계는 하이브리드 점포 운영에 활발히 대응 중이다.
편의점의 경우 GS25는 무인점포 31개와 하이브리드 점포 73개(6월 말 기준)를, CU는 무인점포 약 70곳과 하이브리드 점포 약 140개를 운영 중이다. 이마트24도 각각 56개, 34개를 가지고 있다.
특히 세븐일레븐은 무인점포 운영에 더욱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들은 지난 2017년 5월 잠실 롯데월드타워 31층에 첫 시그니처 매장(1.0 모델)을 선보인 후 이듬해 인공지능결제로봇 브니를 개발하며 인오피스(In-Office), 인팩토리(In-Factory), 주유소 등 다양한 특수상권(2.0 모델)을 통해 일반 로드상권 진출 가능성을 타진해 왔다.
끝내 2020년 7월 1일,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일반 상권에서도 보안 걱정 없이 무인 운영이 가능하도록 설계된 '시그니처 3.0' 모델을 적용한 '시그니처 DDR(Dual Data Revolution)점'을 오픈하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이처럼 세븐일레븐은 무인 계산대와 핸드페이(정맥 패턴을 이용한 손바닥 스캔 결제) 등을 도입한 스마트 편의점 '시그니처'를 전국 22곳에 개점했다. 주로 사무실이나 공장 등 특수상권에 입점했으나 향후에는 길거리 운영을 확대할 예정이다.
무인점포 확대의 경우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생각해 볼 거리 역시 만만치 않다. 일각에서는 최근 몇 년간 최저임금이 크게 오르고 코로나19로 경제가 침체된 상황에서 무인 계산이 상용화되는 것은 고용 악화를 부추길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으며, 누군가는 상당수의 노년층에게 있어 불합리한 서비스라고 목소리를 높이곤 한다.
키오스크는 약 4~5년 전부터 각 패스트푸드 업계를 중심으로 빠르게 도입되고 있다. 하지만 키오스크 앞에는 여전히 고민하는 장·노년층을 심심치 않게 포착할 수 있다. 그 중에는 시도도 하기 전에 직원에게 주문을 요청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실제로 한국정보화진흥원이 2019년 2월 발표한 '2018 디지털 정보 격차 실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제품 구매 및 예약/예매, 금융거래 등 서비스를 PC, 모바일 등 디지털 기기로 이용하는 장노년층(50대 이상) 비율은 69.8%였다. 일반 국민 평균인 84.2%에 비해 낮은 수치였다.
그 중에서도 디지털 기기로 쇼핑을 하는 장노년층은 34.6%에 불과했다. 아울러 디지털 기기 기본 이용 능력을 측정한 '디지털 정보화 역량' 역시 장애인(66.9%), 저소득층(85.3%), 농어민(63.0%)보다 장노년 층이 50.0%로 크게 낮았다. 대부분의 세대나 정보 취약계층과 비교했을 때, 장노년층이 디지털 기기에 친숙하지 않다는 것을 뒷풀이하는 지표다.
(데일리팝=이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