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체험기] 재즈, 랜선 페스티벌 어디까지 봤니?
[솔직체험기] 재즈, 랜선 페스티벌 어디까지 봤니?
  • 전소현
  • 승인 2020.10.21 10: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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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은 유난히 빠르게 흘러간 해가 아닐까. 일상을 제대로 챙긴 지 못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로 많은 직장인들이 회사-집-회사-집과 같은 패턴으로 살아남았다. 2020년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3분기 코로나19 국민정신건강 실태조사(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 실시)'에 의하면 걱정과 두려움, 불안 지수가 2분기에 비해 높아지고, 우울 지수는 계속 상승했다. 

이럴 때일수록 자신만의 일상을 보전하고, 스트레스를 푸는 작은 방법이라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각종 페스티벌과 강연들이 온라인으로 자리를 옮기며, 단조로운 일상에 여유의 숨결을 불어 넣을 기회가 많이 생겼다. '2020 재즈 인 대구 페스티벌'을 통해 마스크로 대화조차 어려운 사무실에 잠깐 재즈 선율을 틀어 일하는 분위기를 바꿔봤다.

(사진=2020 재즈 인 대구 페스티벌 공식 포스터)
(사진=2020 재즈 인 대구 페스티벌 공식 포스터)

유튜브를 트는 순간
사무실 공간을 재즈로 물들이는

달서문화재단 웃는얼굴아트센터와 아트키키 주관의 2020년 2020 재즈 인 대구 페스티벌이 유튜브로 찾아왔다.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가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후원을 받아 2020년 문예회관과 함께하는 방방곡곡 문화공감 공연장 프로그램의 일환이었다. 

날이 선선해지면서 가을 하늘 아래 들판에서 재즈를 듣던 오프라인 페스티벌이 온라인으로 관객을 만나고자 변신했다. 10월 7일부터 10월 20일까지 낮 12시마다 재즈 공연 영상이 웃는얼굴아트센터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됐다.

재즈를 배경음악으로 벗 삼아 한강 변에서 여유를 즐기는 페스티벌이 그리웠지만, 삭막한 사무실에 고품격의 재즈 선율을 틀어 놓으니 금세 일하는 공간이 달라지는 느낌이었다. 매일 낮 12시마다 새로운 공연을 볼 수 있다는 기다림이 일상의 활력이 됐다.

2020 재즈 인 대구 페스티벌 마지막 날인 10월 20일 마무리 공연은 '넘버원 코리안 No.1 Korean의 외롭지 말아요'였다. '외롭지 말아요 외롭지 말아요 나의 친구여 아프지 말아요 아프지 말아요 나의 친구여 … 도화지 속 세상을 다 가질 수 없다 하여도 너에겐 내가 있잖아…' 라는 가사가 코로나19 장기화로 지친 이들에게 위로를 건넸다. 

(사진= 유튜브 웃는얼굴아트센터 채널 화면 캡처)
(사진= 유튜브 웃는얼굴아트센터 채널 화면 캡처)

각 아티스트들의 공연 영상과 함께 '키워드 인터뷰' 코너를 업로드했다. '코로나', '온라인 페스티벌', '무대' 등의 키워드에 대해 짧은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러한 코너로 소통 부재라는 랜선 페스티벌의 한계를 덜고자 시도했다. 하지만 온라인 페스티벌이 기존의 유튜브 영상을 재생하는 것과 큰 차이가 없어 '페스티벌만의 역동성'을 느끼기 어려웠다. 

#대구 #재즈 #페스티벌의 

강점을 살렸다면

낮 12시에 재즈를 선사함과 동시에 아티스트와 관람객이 상호작용할 수 있는 스트리밍에서 실시간으로 또 다른 공연을 제공했으면 어떨까. '대구와 재즈와의 관련성을 설명'해주는 코너, '재즈와 어울리는 와인과 대구 명물 안주 추천' 등 대구 재즈 페스티벌만의 독자적인 프로그램과 이벤트를 충분히 만들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았다.

찾아보니 대구에서는 많은 재즈 축제를 운영 중이었고, 대구국제재즈축제의 경우 국내외 뮤지션들이 등장하며 2008년부터 개최된 글로벌 도심형 음악축제였다. 대구시가 도심 곳곳에서 재즈 공연을 열면서 재즈 문화의 도시로 도시 브랜딩과 지역결제활성화를 도모하고 있었다. 이러한 전체적인 맥락과 기획의도를 활용했다면 온라인으로도 충분히 새로운 콘텐츠를 전달할 수 있었을 것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변화가 필요한 공연계가 살아남는 방법은 공연의 본질을 얼마나 새롭게 전달하고 구성할지에 달린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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