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비상사태를 계기로 많은 기업들이 재택근무를 본격적으로 도입하기 시작하면서 일하는 방식에 대한 패러다임 자체가 서서히 바뀌고 있다. 장기간 계속된 '집콕 생활'을 더욱 풍요롭게 할 수 있도록 집을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이 등장한 것이다. 이 때문에 업무 공간과 생활 공간을 분리해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는 '홈오피스'나 직원들의 바이러스 감염 리스크를 분산하는 '스몰오피스'에 대한 수요도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적지 않은 수의 근로자들이 업무를 이어나가기 위해 자택으로 배치가 되며, 그들의 보금자리는 동시에 업무 공간이 됐다. 그러나 혼자 사는 경우를 제외한 모든 형태의 주거 공간은 자신 혼자의 것이 아닌 자녀, 애완동물, 배우자 등과 공유해야 하는 공간이기 때문에 방해요소가 다분한 자택에서의 근무는 쉽지 않은 일이다.
따라서 자신만의 개인적인 공간 및 사무용 책상이 재택 근무자들에게는 꼭 필요한 상황이였지만 전국적으로 내려진 봉쇄조치로 IKEA를 포함한 대부분의 가게 및 상점이 문을 닫은 시점에서 그러한 제품을 구매하긴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또한 봉쇄조치가 지속되지 않을 것으로 예측되는 상황에서 단지 일시적 용도를 위해 큰 비용을 지불하기에는 현실적으로 고민이 되는 부분인데 이러한 두 가지 문제점을 예리하게 파악한 덴마크 홈 오피스 가구업체가 모두가 만족할 만한 해결책을 가지고 틈새시장에 등장했다.
맞춤 사무용 가구를 제조하는 덴마크 가구업체인 Stykka사는 판지를 이용한 사무용 책상을 개발했다. Stykka사의 마케팅 담당 직원 Rasmus Taun은 “판지를 선택한 이유는 매우 저렴한 가격 때문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봉쇄조치가 해제돼 제품이 쓸모가 없어질 경우에도 재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라고 밝히며, 해당 제품의 장점을 강조했다. 이와 더불어 온라인 웹을 통해 구매가 가능하다는 편리성 또한 갖춰 뭇 소비자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소위 북유럽 감성의 미니멀한 가구 및 인테리어로 유명한 덴마크는 위 제품을 통해 가구 강국으로서의 면모를 또 한 번 세계에 확실히 보여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재택근무자를 대상으로 물건을 판매하는 부동산 업체도 등장하고 있다. 닛테츠코와부동산이 2021년 4월부터 인도를 시작하는 1인 가구 전용 아파트 ‘리비오레존 가쓰토키nex’는 공용 부분에 ‘워크 라운지’를 마련할 예정이다. 워크 라운지에는 의자, 책상, 와이파이, 복합기, 무인 편의점 등이 있으며 입주자는 월 500엔의 정액제로 모든 것을 이용할 수 있다. 기존에도 업무 공간을 구비한 집은 있었으나 ‘리비오레존 가쓰토키nex’는 최적화된 업무 환경을 유지하기 위해 6년에 한 번씩 설비 등을 업데이트하는 것이 원칙이다.
코로나19 등 대외적인 리스크에 대비해 본사의 기능을 분산시키고 싶다는 기업들의 니즈가 생기면서 홈오피스뿐만 아니라 스몰오피스에 대한 수요도 커지고 있다. 렌탈버스터즈는 2월 말부터 다수의 기업들로부터 이러한 문의를 받아왔으며, 그중 한 부동산 업체는 본사에 확진자가 발생하면 영업을 할 수 없다는 이유로 200명 정도가 근무할 수 있는 신규 사무실을 만들려고 했다고 한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스몰오피스 설치를 통한 사무실 분산은 기업들의 새로운 ‘업무지속계획’(BCP)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있다”라고 진단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재택근무를 하는 직원이 많아져서 보다 작은 사무실로 이전을 검토 중이다’라는 문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라며 “리먼 쇼크 때도 비용 절감을 위해 작은 사무실로 옮기고자 하는 기업들이 있었지만 재택근무가 주된 이유가 된 것은 처음이기 때문에 세상이 변화하고 있다고 실감했다”라고 설명했다.
※ 자료 = 해외시장뉴스 KOTRA "덴마크 홈오피스 시장 트렌드" , "코로나19 확산 속 떠오르는 일본 홈오피스 시장" 보고서 재구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