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는 재생에너지 전력을 저장하고 공급이 필요할 때 전력을 방출할 수 있는 장치를 말한다. ESS는 들쭉날쭉한 전력 출력의 안정화를 위한 수단으로 주로 활용되어 왔으나 최근 미국에서는 필요 이상의 재생에너지가 생산되는 상황이 발생하면서 과다 생산된 전력을 저장할 수 있는 수단으로 ESS 도입의 중요성이 대두됐다.
원자력, 태양열, 풍력 등을 이용해 생산한 전력은 탄소 저감을 위한 청정에너지이지만 태양이 구름에 가려지거나 바람이 불지 않으면 전력을 생산하지 못하거나 반대로 많은 양의 전력이 필요 없는 시기에 태양이 쬐거나 바람이 불기도 해 전력 효율성이 떨어진다. 이처럼 태양열, 풍력 등은 전력을 일정하게 생산할 수 없어 ESS를 활용해 과다 생산된 전력을 저장하고 필요 시 저장된 전력을 방출한다.
에너지저장 또는 에너지저장 기술은 저장이 어려운 에너지 형식을 기술적으로 쉽고 원가적으로 저렴한 형태로 변환해 저장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태양열 온수기는 광에너지(방사선)를 뜨거운 물(열에너지)에, 배터리는 전기 에너지를 전기화학에너지에 저장하는 것을 의미한다.
에너지 저장 형태에 따라 전력 저장, 열 저장, 수소 저장으로 구분하며 전력 에너지 저장은 가장 주요한 에너지 저장 형태다. 전력 저장 원리에 따라 전기화학적 에너지 저장과 기계적 에너지 저장 두 가지 기술 유형으로 나뉜다. 이 중 전기화학적 에너지 저장장치는 리튬이온전지, 납축전지, 나트륨황전지 등을 포함하는 각종 이차전지 에너지 저장장치다. 기계적 에너지 저장장치는 주로 양수발전, 압축공기, 플라이휠 에너지 저장 등을 포함한다.
파리협정이 체결된 이래 주요국은 잇달아 탄소 배출 제한에 관한 일련의 정책을 제정했다. 중국은 2020년 9월 22일 제75회 유엔총회 일반 토론에서 <2030년 이전 탄소 배출 정점, 2060년 이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표명한 바 있다. 글로벌 에너지 소비가 여전히 높은 추세 하에서 파리협정에서 설정한 목표를 달성하려면 글로벌 에너지 시스템이 화력발전 기반 구조에서 재생에너지, 원자력 등 저탄소 에너지를 주요 전력원으로 구조적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 됐다.
에너지조사기관 블룸버그 뉴에너지파이낸스(BNEF) 예측에 따르면 2030년에는 1차 에너지 소비에서 재생에너지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34%, 2050년에는 90%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 바 있다. 이 가운데 풍력발전은 2030년에는 1차 에너지 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6%, 2050년에는 70%까지 늘어나 소비의 주력으로 떠오를 것으로 예측됐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의 국제에너지전망 2021(IEO2021) 보고서에 따르면 미래 에너지 구조에서 재생에너지 비중이 갈수록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풍력 및 태양광 에너지가 글로벌 주요 재생에너지로 발전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력 계통은 발전·송전·배전·용전이 이어져 이루어지는 것이 특징이다. 이에 전원 조절 능력, 전력망 연동 규모, 부하 규모 및 응답 능력에 의해 재생에너지의 수용성이 결정된다. 전력 계통은 균형이 중요하며, 균형을 맞추는 것은 부하변화를 추적하고 이에 따라 통상적인 전원출력을 조절하는 공능을 의미한다. 높은 비율의 재생에너지원이 전력계통에 접속할 경우 기존 전원은 부하변화 뿐만 아니라 재생에너지의 출력변동까지 균형을 맞춰야 하기 때문에 전원 조절 능력은 재생에너지 사용에 있어서 중요한 포인트다. 또 전력 시스템은 매우 높은 안정성을 요구한다.
단, 풍력 및 태양광 에너지의 가장 큰 공통점은 날씨에 대한 민감성(풍속·광종 등)이 높아 선천적으로 간헐적이고 파동적이라는 점이며, 사용 가능한 재생에너지 규모가 커지면서 대용량의 재생에너지 발전장치를 전력망에 직접 통합하는 것은 기존 전력망에 대한 스케줄링 조율과 운영 안전에 큰 도전과제로 남아있다.
국제에너지청 보고서 'GettingWind and Sun onto the Grid'를 통해, 재생에너지(주로 풍력, 태양광 발전) 통합이 기존 전력망에 미치는 영향을 통합 비율 단계별로 알아볼 수 있다.
위와 같은 글로벌 에너지 소비의 구조적 전환 필요성, 기술적 요인으로 인해 에너지 저장기술은 기존 전력망의 재생에너지 수용 능력을 효과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으며 대규모 재생에너지 접속에 따른 전력망의 안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한 방안으로 도출되고 있다. 전력시스템은 발전·송전·변전·배전·용전 등 다섯 가지로 나뉘며, 이 중 송전·변전·배전을 송전 시스템으로 통칭해 부르기도 한다.
전력 계통의 발·송·배·용이 순식간에 이뤄지는 특징으로 인해 전력 생산과 소비는 항상 실시간으로 균형이 맞춰져야 하고 에너지저장 기술은 전력계통에서 빠진 '저장' 기능을 보완하고 전력 계통의 발·송·배·용전이 동시에 이뤄지는 패턴을 바꿔, 기존 실시간으로 균형을 맞춰야 하는 전력계통을 유연하게 바꿀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특히 대규모 재생에너지 통합으로 인한 전력망의 파동성을 억제할 수 있고 기존 전력망 운영의 안전성·경제성·유연성 등을 높일 수 있다. 또 에너지 저장기술은 에너지 소비 피크를 조절하는 장점이 있으며 그 중에서도 전기화학적 에너지 저장기술이 빠른 응답, 에너지 시차, 원활한 배치 등 측면에서 우위를 가지고 있다.
미국에서도 ESS는 비교적 새로운 기술에 속한다. 이 때문에 미국은 주 정부 차원에서 에너지 저장장치 설치에 대한 목표를 설정하는 경우가 많다.
캘리포니아는 2010년 제정된 법률에 따라 2020년까지 1,325㎿의 추가 에너지 저장장치 설치 목표를 고안했다. 2020년 기준 캘리포니아에는 506㎿의 에너지 저장장치가 운영되고 있으며 추가로 1,027㎿ 규모의 ESS 도입을 준비 중이다. 캘리포니아는 재생에너지 전력 생산 비중이 높은 지역이기도 하다. 그 때문에 ESS 수요가 많다. 캘리포니아는 2045년까지 탄소 제로를 목표로 하며, 재생에너지의 생산 비중은 높이면서 석탄화력발전소를 활용한 전력 비중을 2007년 17%에서 2020년 2.7%까지 낮추었다. 미국 전체 석탄 화력 발전 전력 비중이 30%인 것과 비교해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뉴욕도 2030년까지 3,000㎿의 추가 ESS 설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2020년 현재까지 뉴욕은 93㎿ 규모의 ESS를 도입했으며 1,076㎿ 규모의 ESS를 추가 도입하기 위해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매사추세츠, 뉴저지, 버지니아, 오리건 등이 주 정부 차원의 ESS 도입 목표를 내걸었다.
CNESA에 따르면 2021년 말 기준 중국 전력 에너지 저장장치 누적 규모는 46.1GW로 글로벌 시장의 22%를 차지해 동기 대비 30% 성장했다. 이 중 양수발전 에너지 저장 규모는 최대로 39.8GW, 동기 대비 25% 성장했지만 전체 차지하는 비중은 전년대비 3% 감소했다. 주요 성장 포인트인 신식(전기화학) 에너지 저장 규모는 5729.7MW로 전년 동기 대비 75% 증가했다.
신규 증가를 보면 2021년 중국 전력 에너지 저장장치 설치 규모는 10.5GW로 처음으로 10GW를 돌파했다. 이 중 양수발전 에너지저장 규모는 8GW로 동기 대비 437% 성장했으며 신식(전기화학) 에너지저장장치 설치 규모는 2.4GW로 동기 대비 54% 성장했다. 이처럼 전 세계 에너지 저장장치 성장 구조와 유사하게 중국의 리튬전지 에너지 저장시스템 또한 빠른 성장세를 유지 중이다. 중관춘 에너지저장산업연맹의 불완전 통계에 따르면 2021년 말까지 중국이 기운송한 에너지저장 프로그램의 누적 선적 용량은 45.74GW로 전년 동기 대비 29% 증가했고 특히 전기화학에너지는 효율이 가장 높은 에너지저장방식에 속하여 중국이 빠른 시일 내 핵심기술을 돌파해야하는 분야로 간주되고 있다.
중국의 에너지저장 산업의 장비 시장 규모는 2016~2020년 연간 10.02%의 높은 증가율을 보이고 있으며 이 중 2019년 업황의 경기 하방 영향을 제외하고는 모두 8% 이상의 성장률을 유지해왔다. 중국 정부의 <탄소중립> 목표 아래 풍력, 태양광발전 시장 성장과 더불어 정책적 장려 지원으로 에너지 저장산업과 에너지저장 장비산업의 큰 발전이 기대된다.
에너지저장 배터리의 핵심 수요는 높은 안전성, 긴 수명, 낮은 원가에 있다. 에너지 저장 배터리 성능에는 시스템 수명, 방전 심도(DoD), 시스템 효율, 수명 종료 용량 등이 포함된다. 배터리의 사용 수명을 향상시켜 에너지 저장시스템의 비용을 효과적으로 낮출 수 있다.
중국은 규모, 기술 우위 하에서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차량용 리튬 배터리 기업이 빠르게 성장해왔고 또 에너지저장장치 설비수요가 빠르게 상승함에 따라 에너지저장용 배터리에 대한 요구 또한 높아지는 추세를 이어왔다. 리튬인산철 배터리는 전통적인 납축 배터리를 대체하여 에너지저장장치에 쓰이며 전통 에너지저장 배터리 기업은 선발우위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으며 차량용 배터리 제조사는 규모와 기술우위를 바탕으로 급속한 성장을 실현했다.
2020년 인산철리튬을 주요 기술 노선으로 하는 차량용 리튬 배터리 제조사는 기술, 원가 및 생산에서 어느 정도 기반을 마련했기 때문에 출하가 대폭 향상돼 주요 공급체로 자리할 수 있었다. 2020년 CATL는 에너지저장용 배터리 장착량 이미 1위에 달한 바 있고 에너지저장용 배터리 공급업체 상위 10개사를 보면, 차량용 배터리 제조사가 다수 포진해 있다. 2020년 기준 중국 에너지저장배터리 출하량은 16.2GWh로 전년동기 대비 70.53% 증가했고 중국의 에너지저장 시장의 향후 5년간 복합성장률은 37.56%이며, 2025년 출하량은 60GWh에 육박할 수 있을 정도로 에너지저장류 리튬배터리 시장은 높은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는 분야다.
에너지저장시스템(ESS)은 리튬배터리의 새로운 블루오션 시장으로 자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유럽과 미국, 일본 및 중국은 잇달아 건설 에너지 관리시스템(BEMS) 시범 계획을 추진함에 따라 대량의 에너지 저장시스템 수요를 창출했고 많은 수의 기존 리튬배터리 제조사들이 이러한 시장기회를 포착해 대규모 에너지저장시스템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중국에서도 ESS 시장 점유를 가장 많이 확보한 기업도 닝더시대, 비야디와 같은 기존의 차량 리튬배터리 제조사다.
중국의 ESS 산업의 경쟁 양상은 상대적으로 주요 선도기업에 집중돼 있는 편으로 닝더시대 에너지 저장 배터리 시장 점유율은 약 60%에 육박하고 BYD가 16%로 그 뒤를 잇는다.
중국 또한 2030 탄소피크, 2060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전반적인 에너지 사용의 구조적 전환과 효율성 제고가 필요한 시점이다. 단, 정부의 보조금, 세제 감면 등 다방면의 지원에 비해 산업은 여전히 초기 수준에 머물고 있고 ESS 시장 성장은 상대적으로 더딘 편이었다. 이에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 국가에너지국(NEA), 과학기술부 등은 2025년까지 신형 에너지 저장장치 규모 30GW 이상, 2030년까지 신형 에너지저장 전면 시장화 발전 실현 및 에너지저장소는 풍력, 태양광 발전의 중요 요소로 전기화 시대에 맞춰 높은 수준의 정부 지원 등 목표를 밝힌 바 있다.
※ 자료 = 코트라 해외시장뉴스 "미국의 차세대 전력망 ESS 도입" , "중국 에너지 저장(ESS) 산업 동향" 보고서 재구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