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가구로 혼자 사는 중고령자는 가족과 같이 사는 중고령자보다 삶의 만족도가 낮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중고령자 1인가구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자아존중감 및 심리적 회복과 연계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홍성표 가톨릭대 조교수와 임한려 서울대 연구교수는 학술지 ‘보건사회연구’ 최근호에 게재한 ‘중고령자 1인가구 삶의 만족도 변화 및 영향요인 분석’에서 이 같은 결과를 내놨다.
연구진은 만 40세 이상 중고령자 가운데 1인가구 표본 1378명과 2인 이상 다인가구 표본 6382명을 대상으로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삶의 만족도 변화를 추적, 분석했다.
연구 결과 중고령자 1인가구의 삶의 만족도는 ▲2017년 3.42 ▲2018년 3.44 ▲2019년 3.43 ▲2020년 3.36 등으로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다인가구의 경우에도 같은 기간 3.61, 3.60, 3.60, 3.56 등으로 일부 감소했으나 1인가구에 비해 삶의 만족도 수준이 높은 경향이 나타났다.
중고령자의 삶의 만족도에서 1인가구와 다인가구는 공통적으로 성별과 소득, 중장년 여부, 자아존중감, 우울 등의 영향을 받고 있었다.
눈여겨 볼 만한 부분은 바로 소득이다. 초기 삶의 만족도에서는 소득이 높을수록 만족도도 높았지만, 시간의 흐름에 따른 삶의 만족도 변화에는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소득의 효과는 제한적으로 작용한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중고령자 1인가구의 평균 소득은 1368만원이다.
연구진은 “결과적으로 경제적 조건이 중고령층의 삶의 만족에 필요한 부분이기는 하지만 사회적 관계, 참여, 건강 등의 다양한 요인이 이들의 삶의 만족에 관여한다는 것을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성별로 보면 1인가구와 다인가구 모두 남성이 여성보다 삶의 만족도 수준이 더 낮게 나타났다. 연령별로 보면 중장년층의 삶의 만족도가 노년층(65세 이상)보다 낮았다.
특히 1인가구는 다인가구에 비해 중장년 여부가 초기 삶의 만족도에 더 큰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었다. 노년층뿐만 아니라 중장년 1인가구에게도 정책적 관심이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우울은 1인과 다인가구 모두에게 초기 삶의 만족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줬으나 시간에 따른 만족도 변화에서는 영향이 없었다. 자아 존중감은 1인가구와 다인가구 모두에서 삶의 만족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었는데 초기 삶의 만족도는 물론 시간에 따른 변화에서도 영향력이 컸다.
경제상황 등 외부적인 요인도 삶의 만족도에 영향을 미치지만 개인의 경험을 해석하고 수용하는 심리적 자원이 상대적으로 영향력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자원봉사, 근로활동 등은 다인가구에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으나 1인가구에선 특별한 영향이 확인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중고령자 1인가구가 사회적 관계 형성에 어려움이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중고령자 1인가구의 삶의 만족도 수준이 다인가구대비 낮고 삶의 만족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도 적다는 점을 들어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대상별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자아존중감은 중고령자 1인가구뿐만 아니라 다인가구에서도 삶의 만족도를 유의미하게 향상시킬 수 있는 요인”이라며 “단순히 1인가구에 대한 지원 정책이 일자리와 사회 참여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저소득 중장년 1인가구에 대한 심리적 접근이 함께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