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해 ‘오프라인 매장은 사라질 것’이라는 흐름과는 다르게 매달 새롭게 열리는 팝업 스토어 방문을 위해 줄을 서고, 제품 구매를 위해 대기하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지금의 오프라인 매장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는 사뭇 다르다. 판매가 아닌 경험을 목적으로 한다. 그리고 오프라인 매장의 변화는 지속해서 심화하고 있고, 그 과정에서 ‘공간력’이라는 용어가 새롭게 탄생했다.
‘공간력’은 사람을 모으고 머물게 하는 공간의 힘을 뜻한다. 그리고 이것은 고객의 환상을 현실 공간에 구현함으로써 비일상성을 제공하는 것에 우선순위를 두어야 실현할 수 있다고 본다. 또한, AR VR이 나오는 시점에서, 아무리 정교한 가상공간이라도 ‘실제’를 이길 수 없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단어이기도 하다.
경험을 중시하는 MZ세대는 새로운 콘셉트의 매장에 흥미를 느끼고 팝업스토어를 찾고 있다.
동화약품은 지난달 활명수 탄생 및 창립 125주년을 기념해 성수동 카페거리에 ‘활명수 1897’ 팝업스토어를 오픈하며 19세기에서 21세기까지 활명수의 탄생부터 현재까지의 모습을 한 눈에 담았다.
CJ제일제당 햇반은 브랜드 팝업스토어 ‘알면 알수록 마음이 놓이는 쌀창고등학교’를 운영했다. 쌀창고등학교는 완전무결한 햇반이 되기 위한 특별한 학교를 콘셉트로, 쌀창고 방문 시 맞춤 교복을 입고 ‘3무(無) 커리큘럼’을 수강할 수 있고, 쌀로 만든 한정판 디저트를 맛보도록 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햇반의 맛, 안전성의 비결을 MZ 세대 고객들의 감성에 맞춰 흥미롭게 전달하기 위해 팝업스토어를 기획하게 됐다”라며, “실제 쌀창고등학교 재학생이 된 듯 특별한 세계관을 경험하고 푸짐한 혜택도 받을 수 있는 만큼, 많은 분들이 방문해 즐기시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 같은 사례는 하우스도산에서도 볼 수 있다. 하우스도산은 아이웨어 브랜드 ‘젠틀몬스터’를 시작으로 뷰티브랜드 ‘탬버린즈’, 디저트 카페 ‘누데이크’를 한 공간에서 만나볼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이다.
이곳의 콘셉은 퓨처 리테일로, 미래도시에 있을 법한 거대한 기계와 로봇 그리고 아트워크가 공간 곳곳에 배치돼 낯선 분위기를 자아낸다. 육족 보행 로봇, 미디어 인스톨레이션 등을 통해 고객들은 마치 미래 어딘가에서 여행을 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또한 젠틀몬스터 홈페이지에는 하우스 도산을 그대로 구현한 가상 공간을 제공하여 직접 가보지 않고도 360 투어가 가능하게 한다. 이는 완전히 새로운 가상 공간이 아닌, 현실과 가상을 적절하게 융합한 사례로 볼 수 있다.
하우스도산 안의 다양한 장치를 통해 사람에게 브랜드 정체성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게 하고, 소비를 뛰어넘는 경험을 제공한다. 지금껏 본 적 없는 장치로 낯선 느낌을 주지만, 그 낯선 느낌이 부정적인 경험으로 넘어가지 않는다.
이처럼 앞으로의 오프라인 공간은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느낌을 제공하고, 독보적인 매력과 개성을 가진 곳에 소비자가 몰릴 것이다. 그리고 이것을 우리는 앞으로 ‘공간력’이라는 단어로 설명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