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가 올 초부터 고려했던 계정공유 단속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동거 중인 가족이 아닌 외부인과 아이디를 공유할 경우 추가 요금을 부과하는 요금제를 각국에 도입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최근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넷플릭스가 내년 초 미국부터 계정공유 이용자에 대한 과금 조치를 실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넷플릭스는 하나의 아이디 계정을 여럿이 공유할 수 있는 스탠다드, 프리미엄 등 요금제를 판매 중이다. 약관에 따르면 계정 공유는 한 가정에 동거하는 이들끼리 가능하지만, 지금까지는 이 조항이 엄격하게 적용되지 않았다.
오히려 초기 넷플릭스는 계정공유에 관대한 모습을 보였다. 넷플릭스 창업주이자 CEO인 리드 헤이스팅스는 계정공유에 대해 ‘긍정적인 일’이라 말하기도 했다. 계정 공유를 통해 새로운 사람들이 넷플릭스를 발견하고 경험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넷플릭스의 수익성이 현저히 낮아짐에 따라 상황은 바뀌었다. 올해 1·4분기 실적 발표 당시 넷플릭스는 분기 유료 가입자 수가 2억2164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20만 명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11년 이후 처음으로 가입자 수가 줄어든 것이다.
이에 넷플릭스는 “가족 외의 사람들과 계정을 공유하는 것은 훌륭한 TV 프로그램과 영화에 투자하는 넷플릭스 능력에 영향을 끼친다”며 계정공유 단속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지난해에는 계정 공유 단속을 위한 본인 계정 확인 도구를 시범 운영한 바 있다.
이어 지난 3월에는 넷플릭스는 코스타리카, 체코, 페루 등 남미 3개국에서 계정 공유 요금제 시범 도입에 나섰다. 가족 외에 이용자에게 계정을 공유하는 경우 요금을 부과하고 추가 회원으로 등록하게 하는 방식이다.
계정공유 단속 외에도 최근에는 콘텐츠에 광고를 포함하는 대신 기존 요금제보다 월정액 요금을 저렴하게 책정한 ‘광고요금제’를 출시하는 등 수익성 개선에 힘쓰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최근 발표한 ‘2022 방송매체 이용행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OTT 이용자 중 넷플릭스를 이용한다는 비율은 31.5%에 달했다. 이는 국내 OTT 서비스인 티빙(7.8%)과 웨이브(6.1%), 쿠팡플레이(5.2%) 등이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그러나 계정 공유가 유료화 될 경우에도 이 같은 인기가 지속될 것인지는 미지수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넷플릭스 이용자 가운데 자신의 계정을 제공하기 위해 추가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경우 해당 유료 서비스를 해지하겠다고 밝힌 비율은 42.5%였다. 추가 비용을 지불하겠다는 비중도 24.2% 수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