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엔데믹으로 개인과 단체간의 모임이 증가하는 분위기가 한껏 달아오르면서 움츠리고 있었던 패션업계가 다시 활기를 되찾는 흐름이다.
실제로 모바일 홈쇼핑 플랫폼 홈쇼핑모아를 운영하는 버즈니가 최근 발표한 ‘모바일 홈쇼핑 트렌트 리포트 특별판’에 따르면 올해 모바일 홈쇼핑 이용자가 구매한 상품의 절반은 패션 상품인 것으로 조사됐다.
‘2022년 모바일 홈쇼핑 트렌드 결산 리포트’에 따르면 올해 홈쇼핑모아 이용자가 구매한 전체 상품 중 패션/잡화 상품 카테고리 비중이 전체의 48.3%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 대비 3.1% 증가한 수치로 전체 카테고리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그렇다면 가장 많이 검색된 패션 아이템은 무엇일까?
에이블리코퍼레이션이 운영하는 스타일 커머스 플랫폼, 에이블리가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앱 사용자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2022 에이블리 연말 결산’을 공개했다.
2022년은 사계절 내내 Y2K 열풍이었다. 걸그룹 ‘뉴진스’가 재현한 2000년대 스타일 ‘뉴진스룩’이 MZ세대 트렌드로 자리 잡으며 ‘크롭’, ‘와이드팬츠’ 등이 계절 관계없이 최다 검색을 기록했다. 에이블리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상품 역시 Y2K 대표 아이템이라고 할 수 있는 통 넓은 청바지, ‘와이드 데님 팬츠’가 차지했다. 그룹 ‘NCT’ 팬들이 즐겨 입는 무채색 코디 스타일로 알려진 ‘시즈니룩’이 주목받으며 ‘NCT’ 키워드가 인기 검색어 순위에 오르기도 했다.
일상복과 자연스럽게 매치하는 아웃도어 패션, ‘고프코어룩’ 트렌드가 에이블리에서도 두드러졌다. 캐주얼 풋웨어 ‘크록스’는 에이블리 브랜드 상품 중 최다 판매를 기록했으며 나이키 ‘스우시 반바지’는 올해 가장 많은 신규 리뷰가 등록됐다. 에이블리 상품 찜 분석 결과, SS 시즌에는 젝시믹스 ‘업텐션 레깅스’, FW 시즌에는 네파의 ‘포켓백 미드 덕다운 자켓’이 1위를 기록했다. 패션잡화에서는 비비안웨스트우드, 생로랑, 판도라, 아페쎄, 어그 등 하이엔드 및 프리미엄 브랜드가 상위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보아 가심비(가격 대비 마음의 만족) 경향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카드지갑, 미니백, 액세서리, 목도리 등 비교적 가격 부담이 적은 잡화 상품을 중심으로 나를 위한 소비를 즐기는 MZ세대 성향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경제활동 및 각종 페스티벌, 해외여행이 재개되면서 올해 에이블리 빠른 배송 ‘샥출발’ 서비스는 역대 최고 성장세를 기록하고 92%의 높은 구매 만족도를 기록했다. 겨울이 다가올수록 급격한 기온 변화와 해외여행 증가로 빠른 배송 인기는 고공행진 중이다. 일반 배송의 경우 월요일이 주문이 가장 많은 반면 ‘샥출발’ 주문이 가장 많았던 요일은 수요일로, 주말을 앞두고 빠른 배송 니즈가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최다 판매를 기록한 상품은 ‘볼레로 크롭 가디건’, 가장 많은 긍정 리뷰를 얻은 상품은 ‘하이넥 집업 니트가디건’으로, 모든 계절 활용도 높은 가디건류가 인기를 끌었다.
올해 패션계의 또다른 트렌드는 바로 ‘명품’이다. 최근 명품 플렛폼들이 증가하면서 명품을 구매할 수 있는 루트가 다양화되고 있으며, 복고 바람을 타고 합리적인 가격 등을 이유로 ‘중고 명품’에 대한 인기도 지속 증가하는 추세다.
명품 플랫폼 캐치패션이 한 해 동안의 인기 상품을 선정하는 ‘2022 캐치패션 어워즈’를 발표하고, 2022년 온라인 명품 시장 트렌드 결산 키워드로 ‘L.U.X.U.R.Y’를 선정했다.
럭셔리 라이프스타일이 일상 전반에 퍼지면서 패션을 넘어 인테리어까지 확장되고 있다. 집꾸미기 관심이 높아지며 프리미엄 리빙 시장이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데 캐치패션에서 올해 하반기 기준 리빙 카테고리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230% 성장했다.
프리미엄 미술품 시장도 럭셔리 라이프스타일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캐치패션은 최근 갤러리 엔앤케이를 비롯한 국내 규모 있는 갤러리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아트 카테고리를 신설했다. 세계적으로 영향력 있는 랄프 깁슨, 장 마리 해슬리부터 도파민 최, 리곡, 아방 등 국내외 작가들의 예술품을 소개한다. 현대미술부터 판화, 팝아트 등 총 100여 점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개인의 취향을 중요시하고 나만 알고 싶은 브랜드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MZ세대를 중심으로 신명품이라 불리는 해외 컨템포러리 브랜드가 관심을 받았다. 자크뮈스, 스포티앤리치, 토템, 바이파, 가니, 아미 등 다양한 아이코닉한 브랜드들이 신명품 인기를 주도하고 있다.
캐치패션도 올해 글로벌 브랜드를 비롯해 유럽의 하이스트릿 패션 편집숍 ‘엔드클로딩’, 프리미엄 키즈 브랜드 편집숍 ‘베이비샵’ 등을 신규 입점시키며 브랜드 라인업 및 정품 유통망을 강화해 다양성을 확보하고 신뢰도를 높였다.
온라인 명품 소비층은 MZ세대를 시작으로 엑스틴 세대까지 확대되고 있다. 엑스틴(X-teen, X세대와 10대(teen)의 합성어)은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10대 시절을 보낸 X세대라는 뜻과 자유롭고 개인주의적 성향을 간직한 채 어른이 된 세대가 10대 자녀와 소통하는 것을 의미한다. 캐치패션에 따르면, 실질적인 구매력과 경제력을 지니고 있는 40대 유저들이 키즈, 홈리빙 아이템을 중복 구매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명품 시장이 커지면서 명품 중고 시장도 함께 성장하고 있다. 취향과 개성을 드러내기 위해 해외 브랜드를 선호하지만, 합리적인 소비를 위해 중고 명품을 찾는 이들이 늘었다. 개인과 개인을 연결해주는 온라인 명품 중고 거래가 활성화되는 것에 이어 백화점에도 중고 명품 플랫폼이 입점하며 유통시장에서 명품 리커머스가 조명을 받았다.
‘소유 보다 공유’의 가치를 중요시하는 시대 흐름에 따라 MZ세대 중심으로 국내 명품 리셀 시장이 급격한 성장세를 보였다. 명품 구매 주기가 빨라졌을 뿐 아니라, 한정판 아이템을 소유하기 보다 경험하는데 가치를 두고, 재테크 수단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국내 리셀 시장은 한정판 스니커즈, 명품백이 주도했으나 의류, 아트까지 카테고리도 다양화되고 있다.
뉴트로 열풍을 비롯해 엔데믹 전환 후 ‘꾸꾸’패션이 다시 주목받으면서 패션부터 잡화까지 Y2K 트렌드가 지배한 한 해였다. 크롭티, 로우라이즈, 와이드팬츠, 어그 등 세기말 패션이 인기를 끌었다. 샤넬, 구찌, 미우미우 등 글로벌 명품 브랜드도 저마다 Y2K 감성을 담은 아이템을 출시해 주목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