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카메라, 자동 사료 급식기 등에 한정돼 있던 펫테크 시장에 인공지능(AI) 기술이 확산하고 있다. 펫테크란 반려동물(Pet)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반려동물 관련 상품 및 서비스에 첨단기술을 결합한 것을 의미한다.
반려동물 시장 성장세에 따라 펫테크가 펫산업 핵심분야로 떠오르는 가운데 건강 관리부터 행동분석, 신원 확인까지 AI 기술이 적용되는 추세다.
시장 분석 업체 글로벌마켓인사이트에 따르면 2020년 글로벌 펫테크 시장 규모는 55억달러(약 7조5000억원)를 넘어섰고 2021년부터 2027년까지 연평균 20%대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래에셋증권은 2020년 57억달러(약 7조8000억원)에서 연평균 25%씩 성장해 2027년 272억달러(약 37조170억원)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8월 발표한 ‘반려동물 연관산업 육성정책’에서 펫푸드, 펫헬스케어, 펫 서비스, 펫테크 등을 4대 주력사업으로 선정했다. 펫테크 기업 육성을 위해 자금을 지원하고 동물 등록 데이터를 올 하반기 중 공개할 예정이다.
산업계는 스타트업부터 대기업까지 펫테크에 뛰어드는 추세다. SKT는 AI 기반 수의영상진단 보조서비스 ‘엑스칼리버’를 지난해 9월 출시했다. 엑스칼리버는 수의사가 반려견의 엑스레이 사진을 찍어 클라우드(엑스칼리버 벳AI)에 올리면 AI가 분석 결과를 알려주는 서비스로, 현재까지 전국 200여개의 동물병원에서 활용되고 있다.
SKT는 하반기 중 엑스칼리버 서비스범위를 복부질환 16종(반려견)으로 확대할 예정으로, 추후 서비스 대상 범위를 고양이 등으로 넓힌다는 방침이다. SKT는 최근 서울시수의사회와 업무협약(MOU)를 체결, 서울시 소재 700여개 동물병원에 엑스칼리버를 확산하는 등 AI 기반 반려동물 진료 시스템 정착에 협력하기로 했다.
반려동물 헬스케어 전문기업 ‘에이아이포펫’은 AI 기반 반려동물 건강관리 애플리케이션 ‘티티케어’를 운영 중이다. 국내 최초로 동물용 의료기기 의료 영상진단 보조 소프트웨어로 등록된 데 이어 지난해와 올해 2년 연속 세계 최대 테크 박람회 CES에서 혁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티티케어는 반려동물의 눈과 피부, 걸음걸이 등을 촬영하면 AI가 분석해 해당 부위의 이상 징후를 알려주는 서비스다. 문제 발견 후 즉시 병원 방문이 어렵다면 티티케어 앱 내 온라인 전문가 상담 서비스를 통해 전문가의 조언을 구할 수도 있다.
펫테크 스타트업 ‘펫테오톡’이 운영하는 ‘도기보기’는 AI 기반 행동분석 펫 CCTV 서비스다. 스마트폰 공기기를 펫 CCTV로 활용하면 녹화된 반려동물 영상을 기반으로 활동량, 짖음 및 하울링, 영역 감지 등에 관련한 행동분석 결과를 제공한다. 펫페오톡은 지난 3월 중소벤처기업부가 주관하는 민간투자 주도형 기술 창업 지원 프로그램 ‘팁스’(TIPS)에 선정되기도 했다.
펫 메타버스 아바타 전문기업 펫타버스는 AI 기반 반려동물 신원확인 기술(Pet FACE ID)을 지난 2월 특허등록원부에 정식 등록한 데 이어 최근 미국 특허를 등록했다. 펫 페이스 아이디는 반려동물의 사진, 영상 등을 통해 반려동물의 종부터 1:1 신원 정보를 확인하는 기술이다.
펫타버스는 해당 기술을 활용해 유기·실종 동물 찾기 서비스를 도입해 공익 활동을 전개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펫 키우기 앱 ‘헬로펫2.0’에도 적용하기로 했다. 사용자가 자신의 반려견을 찍으면 견종을 인식해 가장 유사한 캐릭터를 생성, 스마트폰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교감할 수 있다.
펫타버스는 안면인식 기술이 펫보험 등 응용 산업 분야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