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재계에서 주목받는 기업으로 한미약품그룹을 꼽을 수 있다.
굴지의 제약회사 한미약품이 OCI그룹과 합병을 알렸기 때문이다. 유례없는 이종 그룹간 통합의 결과가 어떻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미그룹은 OCI그룹 지주사인 OCI홀딩스가 한미사이언스 지분 약 27.03%(7703억원)를 인수하고, 고(故) 임성기 창업주 장녀인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전략기획실장(사장) 겸 한미약품 사장 등 한미사이언스 주요 주주는 OCI홀딩스 지분 약 10.4%를 취득한다고 밝혔다.
양측의 지분 인수가 완료되면 OCI홀딩스는 한미사이언스 최대주주가 되고, 임주현 사장은 OCI홀딩스에서 개인으로는 1대 주주(10.37%)가 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임주현 사장은 'OCI홀딩스→한미사이언스→한미약품 등 계열사' 구조로 지배구조를 만들고, 한미사이언스 지분 승계과정에서 발생한 막대한 상속세도 해결될 상황이다.
이후 OCI·한미는 각 그룹별 1명씩의 대표이사를 포함한 사내이사 2명을 선임해 공동 이사회를 구성하고, OCI 이우현 회장과 임주현 사장이 각자 대표를 맡게 된다.
다만 이와 관련해 한미家 장남인 임종윤 코리그룹 회장 겸 한미약품 사장이 반발하면서 잡음이 일고 있다.
임종윤 사장은 개인 회사인 ‘코리그룹’의 X를 통해 “한미 측이나 가족으로부터 어떠한 형태의 고지나 정보·자료도 전달 받은 적이 없다”며 “현 상황에 대해 신중하고 종합적으로 파악한 후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하겠다”고 밝혔다.
한미그룹 측에서는 "이번 통합 절차는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구성원 만장일치로 결정된 사안으로, 임종윤 사장은 한미약품 사내이사이지만, 지주회사인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에는 속해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또 한미그룹은 “확인되지 않는 사실과 의견이 뒤섞여 불필요한 시장의 오해가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며 “한국 산업계에서 찾아보기 힘든 통합과 상생의 모델을 제시한 이번 통합 결정이 조속히 마무리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그룹사 사내망을 통해 임직원들을 다독이기도 했다.
한미그룹은 이번 통합 취지에 대해 "석유, 화학 전문 기업에서 세계적 제약바이오 기업으로 거듭난 바이엘처럼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했다"며 "제약바이오 영역에서 한미의 독자적인 전문성과 OCI가 가진 글로벌 벨류 체인 네트워크의 결합은 비전을 실현할 소중한 자산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없으며 통합 이후에도 현 체제를 유지하며 R&D와 신약개발에 더욱 매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변화를 앞두고 한미약품은 공식 홈페이지를 전면 개편했다.
새로운 50년 시작을 선포한 한미그룹의 의지가 담긴 행보로, ‘Hanmi’s New Story’로 시작되는 메인 화면 첫 머리 아래에는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걸으며 혁신을 창출해 온 ‘한미의 길(The Hanmi Way)’을 형상화해 담았다.
특히 한미의 새로운 R&D 방향성을 소개하는 비만/대사, 항암, 희귀질환 메뉴를 신설했다.
한미약품은 "이번 리뉴얼 홈페이지는 임주현 사장(전략기획실장)의 리더십으로 추진됐다"며 "(임 사장은) 정형화된 제약회사 홈페이지 틀을 벗어나 생각의 틀을 한번 깨 보자고 독려했다"고 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