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스, 유튜브 쇼츠, 틱톡… 바야흐로 ‘숏폼’의 시대다. 유튜브를 비롯한 스마트폰 사용량이 해가 갈수록 늘고 있는 가운데, ‘숏폼’ 미디어는 어느새 우리에게 익숙함으로 자리잡았다. 당장 지하철만 타도 사람들의 스마트폰 화면에서 빠르게 흘러가는 숏폼 영상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한국인의 유튜브 사용 시간은 약 1044억 분이었다. 2018년 395억 분에서 매년 증가했다. 5년 새 약 3배 증가라는 괄목할 만한 수치를 기록했다.
이러한 유튜브 사용 시간 증가와 숏폼 미디어가 보편화된 오늘날, SNS를 비롯한 주위에서는 ‘도파민 중독’, ‘도파민 디톡스’라는 단어가 새롭게 등장했다. 미디어, 특히 짧고 자극적인 내용이 특징인 숏폼 영상으로 인한 도파민 중독을 경계하려는 움직임이다.
도파민이란 중추신경계에 존재하는 신경전달물질의 일종이다. 운동 신경 조절, 감정 조절 등의 기능을 한다. 특히 도파민이 분비되면 쾌락의 감정을 느끼며 인체를 흥분시키는데, 이것이 과도하게 분비되면 조현병으로 발병하거나 너무 저조해도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로 진단받을 수 있다.
도파민 중독과 도파민 디톡스는 아직 의학적으로 충분히 연구된 분야는 아니다. 그러나 숏폼으로 인한 과도한 쾌락 추구 성향을 호소하는 사람은 점차 증가하고 있다.
서울대학교 트렌드분석센터가 정리한 2024년의 소비 트렌드 키워드 중 하나가 ‘도파밍’이다. 게임에서 아이템을 얻는 ‘파밍’과 ‘도파민’의 결합 단어로, 즐거움을 가져다줄 수 있는 쾌락을 충족할 만한 행동에 집중하는 태세를 보이는 사회 현상을 일컫는다.
한편, NHN데이터가 발표한 스마트폰 사용 제한을 위한 ‘디지털 디톡스 앱’ 설치 횟수에 따르면 지난해에만 64% 상승했다. MZ세대를 중심으로 도파민 디톡스를 통해 숏폼을 비롯한 미디어 중독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1월 26일 오전 유튜브에 ‘도파민 디톡스 후기’라는 키워드를 검색해봤다. 많은 유튜버들이 직접 도파민 디톡스를 실천한 후기를 영상으로 업로드하고 있었다.
한 유튜버는 디지털 디톡스를 실천하기 위해 관련 어플을 설치해 SNS, 유튜브, 넷플릭스 등의 애플리케이션 접근을 제한했으며, 남편과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두고 내기까지 했다고 밝혔다. 도파민 디톡스 200일이 넘어가자 스마트폰에 무의식적으로 손이 가지 않았고 숏폼 미디어를 끊으니 삶을 천천히 살게 되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영상도 ‘빨리빨리’ 보는 것이 습관화된 오늘날, 그리고 그 습관에 일조하는 숏폼 미디어가 활개를 치는 지금, 디지털 디톡스를 통해 도파민 중독에서 벗어나보는 도전은 충분히 가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