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양육가구 수가 늘어나면서 반려동물 특화 금융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양육비 부담을 낮추기 위함이다. 보험·카드 업계는 관련 상품들을 잇달아 출시하며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최근 발표한 ‘2023년 동물복지에 대한 국민의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반려동물 마리당 양육비(병원비 포함)는 월평균 약 13만원이었다. 반려동물을 기르는 5명 중 1명(18.2%)은 양육포기를 고려한 경험이 있었으며 그 이유 중 하나로 ‘예상 외 지출과다’(40.2%)가 꼽혔다.
월평균 양육비 13만원 중 4만3800원은 의료비였다. 반려동물 관련 지출 중 33%는 병원비로 쓰고 있다는 것이다. 사람보다 수명이 짧은 반려동물의 특성상 양육 기간이 길어질수록 의료비 지출부담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이에 의료비 지출을 줄여 전체 양육부담을 줄이고자 하는 보호자들은 반려동물 특화 금융상품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이에 펫보험 시장이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한편, 카드업계도 특화 상품을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국내 펫보험을 판매하는 10개 손해보험사의 지난해 말 기준 새로운 계약 건수는 전년대비 37% 증가했다. 보유 계약 건수도 같은 기간 40% 늘었다. 원수 보험료는 이 기간 약 30% 이상 늘어난 387억원을 기록했다. 원수 보험료는 보험사가 보험 계약자에게 받은 보험료를 의미한다.
업계 최초로 장기 펫보험 판매를 시작한 메리츠화재는 펫보험 시장 점유율 약 70%를 차지하고 있다. 메리츠화재는 선두 굳히기를 위해 지난해 5월 보험료를 낮춘 펫퍼민트 신상품 2종을 출시했다. 기존과 보장 내용은 동일하게 유지하면서도 보험료는 반려견 3%, 반려묘 15% 정도 더 저렴하다.
펫보험 시장 점유율 2위인 삼성화재는 지난 2022년 자사의 첫 장기 펫보험 상품인 ‘위풍댕댕’을 내놓은 뒤 이듬해 3월 ‘다이렉트 반려묘 펫보험’을 선보였다. 같은 해 11월에는 펫 팝업스토어 ‘오모오모 하우스’를 오픈하고 온라인 펫 커뮤니티 ‘오모오모’를 운영하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삼성화재는 삼성생명과 함께 펫보험 전문회사를 꾸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펫보험 자회사 설립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 DB손해보험이 지난해 내놓은 ‘펫블리 반려견 보험’은 견주가 입원해 반려동물을 애견호텔에 맡겼을 때 발생하는 비용을 보장하는 이색 담보를 탑재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KB손해보험은 펫보험 사업 전담 부서를 새로 조직하고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새로운 수익 모델 발굴에 나선다. 새로운 전담 조직은 펫보험 신상품 개발, 펫 유관 사업 제휴 및 전략적 투자 등을 추진한다.
카드업계도 반려동물 특화상품 수요 증가에 발빠르게 대처하고 있다. 우리카드의 ‘카드의정석 댕댕냥이’는 반려동물용품샵, 미용샵, 동물병원 등에서 10% 청구할인을 제공한다. 지난해 이 상품의 발급량은 전년대비 약 160% 이상 증가했다.
삼성카드의 ‘삼성 아이디 펫 카드’는 동물병원·반려동물쇼핑몰에서 30% 청구 할인된다. 할인 최대 한도는 전월이용실적이 40만원 이상일 때 1만원, 80만원 이상은 3만원, 120만원 이상인 경우 5만원이다.
KB국민카드의 ‘KB국민 펫코노미 카드’는 반려동물 관련 업종에서 30%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해당 카드 가입자에게는 KB손해보험의 반려견 단체보험 무료 가입 혜택도 주어진다. ‘KB국민 반려애 카드’는 동물병원 등에서 이용시 10% 청구 할인된다.
NH농협카드는 반려동물병원, 반려동물 관련 업종에서 7% 적립 가능한 ‘펫블리 카드’를 선보였다. 하나카드의 ‘펫사랑 카드’는 동물병원에서 최대 10%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다. 롯데카드의 ‘로카 포 헬스 카드’는 동물병원에서 2만원 이상 결제시 10%를 월 2만원까지 할인해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