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몰리자 K베뉴 브랜드관에 이름 올리는 브랜드 증가
“국내 소상공인, 가격 경쟁력에서 떨어져” 우려 제기도
중국 e커머스(C-커머스) 업체 알리익스프레스가 1000억원 쇼핑 보조금에 100만원 쿠폰 혜택 등을 통해 한국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해 가고 있다. 최근에는 신선식품으로까지 활동 영역을 넓히면서 온·오프라인을 막론하고 국내 유통 업계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알리는 지난 18일 한국 전용 브랜드관 ‘K-Venue’(케이베뉴) 고객들에게 혜택을 주는 ‘1000억 페스타’를 진행했다. 해당 프로모션은 총 1000억원 상당의 쇼핑 보조금을 케이베뉴 상품 중 소비자에게 반응이 좋고 판매량이 높은 상품에 적용해 할인을 제공하는 내용을 담는다.
프로모션 진행 첫 날 가장 반응이 뜨거운 제품은 신선식품이었다. 알리는 이달 초부터 본격적인 신선식품 판매에 나섰는데 전날 타임세일에서 계란, 바나나, 망고, 딸기, 한우 등의 신선상품 가격을 1000원으로 내놔 10초 안에 전상품이 매진되는 기염을 토했다.
1000억 페스타는 내달 13일까지 진행되며 남은 기간 동안 진행되는 타임세일에서는 CJ의 알리반점 세트 및 햇반, 수세미 물티슈, 생리대 등이 최저 1000원에서 1만7950원 사이 가격으로 판매된다. 페스타가 진행되는 동안 알리는 매일 오전 10시와 저녁 10시에 각각 특별 타임세일도 열고 있다.
소비자들에게 현금성 쿠폰을 지급하는 마케팅도 함께 개시됐다. 알리는 10억원 상당의 케이베뉴 전용 쿠폰을 제공하는 ‘10억 팡팡 프로모션’을 마련했는데 해당 이벤트는 행사가 시작된 18일, 하루 만에 종료됐다.
참여만 하면 1인이 1회 한정 쿠폰 17만7000여장 중 하나를 증정받는 이벤트인데 예상보다 많은 참가자가 몰리면서 첫날 모든 쿠폰이 소진된 것이다.
앱 서비스 분석업체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달 알리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818만명으로 전년 동기대비 130% 늘었다. 종합몰 이용자 순위에서도 11번가(736만명)를 제치고 2위로 올라 쿠팡(3010만명)의 새로운 경쟁자로 떠올랐다.
한편 알리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지며 CJ제일제당, 남양유업, 아모레퍼시픽, 한국피앤지, 삼성전자 등 케이베뉴 브랜드관에 입점하는 브랜드가 늘어나고 있다.
일부 증권가 리포트에서는 올해 알리익스프레스의 택배 물량이 월평균 500만~600만 박스로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특히 케이베뉴 성공 시에는 월 800만 박스까지 물량이 오를 것이란 예상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국내 소상공인들의 피해가 막심하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물건을 떼오는 소상공인의 경우 같은 상품을 판매하더라도 관세, 부가세와 안전인증 등의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애초에 가격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실제 중소기업중앙회가 실시한 ‘해외직구로 인한 피해 관련 중소기업 의견조사’ 결과 응답자의 80.7%가 “중국 직구가 기업 매출 감소에 영향을 미치거나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