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기소했던 에이미(본명 이윤지, 32)를 위해 병원장에게 압력을 행사해 돈을 받도록 해준 검사가 구속되면서세간의 화제가 되고 있다.
앞서 춘천지검 전모 검사(37)는 2012년 프로포폴 불법 투약 혐의로 구속된 에이미에게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40시간과 약물치료 강의 수강 24시간을 명령했다. 선고 이후 에이미는 사회 봉사 명령까지 모두 이행한 바 있다.
16일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판사는 전 검사에 대해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어 구속의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검찰은 앞서 15일 변호사법 위반 및 형법상 공갈 혐의로 전 검사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함에 따라 전 검사는 서울구치소에 수감됐다.
검찰에 따르면 전 검사는 2012년 11월 경 자신이 프로포폴 투약 혐의로 구속기소했던 에이미로부터 지난해 초 ‘성형수술 부작용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서울 강남의 성형외과 최모 병원장을 만나 재수술과 치료비 환불 등을 강요하고, 최 원장이 연루된 내사사건에 직ㆍ간접으로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전 검사가 지위를 활용, 최 원장에게 ‘사건을 알아봐주겠다’거나 ‘수술비를 돌려주지 않으면 압수수색 등을 통해 병원 문을 닫게 해줄 수 있다’며 위협한 것으로 보고 있다.
최 원장은 결국 에이미에게 700만 원 상당의 재수술을 해주고 부작용 등에 따른 치료비 등으로 2,250만 원을 변상했으며, 전 검사가 이 돈을 받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검찰은 전 검사가 최 원장에게 돈을 받아 에이미에게 전달하는 과정에서 일부를 챙긴 정황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검찰은 최 원장이 지난해 초 서울중앙지검이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의 협조를 받아 프로포폴 상습투약 병원에 대한 내사 당시 전 검사에게 자신의 사건 번호와 담당 검사 이름 등을 알려주고 ‘잘 부탁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전 검사가 최 원장이 내사 받는 사건과 관련해 사건 무마나 선처 청탁이 있었고, 수사 상황을 알아봐 준 대가로 금품을 받은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전 검사가 에이미에게 수차례에 걸쳐 1억원을 송금한 사실에 대해서 전 검사는 “1억 원은 연인끼리 주고 받을수 있는 금액이 아니냐”고 말해 충격을 주기도 했다.
전 검사 측은 최 원장에게 에이미의 재수술을 요구하는 휴대전화 문자를 보낸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강압이나 대가성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전 검사측 변호인은 “최 원장에게 (에이미)치료를 해달라고 부탁한 문자를 보낸 건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대가성이 아니고 선의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당시 전 검사와 에이미는 교제 관계였다고 보면 된다”며 “재수술을 받으려고 찾아간 병원마다 거절당해 최 원장을 찾아갔고, 최 원장도 자신이 한 수술의 부작용이기 때문에 치료비를 안 받고 환불까지 해준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애초 전 검사 측은 에이미와 연인 관계라는 것을 줄곧 부인해오다 입장을 바꾼 것.
이에 대해 에이미 측은 일부 매체에 “검사와 사람 대 사람으로 법률 조언을 받은 것이지 성적인 관계는 아니다”고 밝혀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한편, 최 원장은 자신이 운영하는 병원 여직원에게 수면마취제 프로포폴을 주사해 잠들게 한 뒤 성폭행한 혐의(강간)로 최근 서울 강남경찰서에서도 수사를 받고 있다.
이 여직원은 수사과정에서 최 원장이 전 검사와 모종의 관계가 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