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복지 확대하는 기업 증가...관련 스타트업도 등장
기업 입사 시 사내복지제도를 눈여겨보는 이들이 늘고 있다. 연봉만큼이나 회사 분위기, 근무환경 등을 중요시하게 생각하는 이들이 많아지는 추세로, 아예 기업별 복지만 모아놓은 사이트가 등장하기도 했다. 이에 기업들은 좋은 인력을 채용하기 위해 복지제도를 확대하거나 이색 복지를 내놓고 있다.
신한은행이 지난달 발간한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에 따르면 직장 선택시 고려 사항 1위는 세대 불문 ‘연봉’이었다. X세대(1965~1979년생)의 경우 절반 이상(51.1%)이 이같은 응답을 내놨고, 다른 세대에서도 40% 넘는 선호도를 보였다.
다만 2순위부터는 세대별 차이가 나타났다. M세대(1980~1994년생)와 Z세대(1995~2003년생)는 ‘워라밸’을 꼽은 이들이 20% 이상이었고, 베이비부머세대(1959~1964년생)는 ‘복지’(16.8%)를 꼽았다. M세대가 직장 선택 고려사항 3위로 ‘회사의 비전’(7.2%)을 언급한 것과 달리, Z세대는 ‘복지’(9.7%)를 선택했다.
세대별로 선호하는 복지제도도 조금씩 달랐는데 Z세대는 ‘사택 제공’, ‘교통비 지원’ 등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다. 특히 사택이 제공될 경우 연봉을 6%까지 삭감할 수 있다는 응답이 63.2%에 달했고, 야근 또한 1시간 30분 더 할 수 있다는 데 대해서도 63.2%가 동의했다.
M세대는 ‘학자금 지원’, ‘사내대출 지원’ 등 금융지원을 희망하는 비율이 높았다. 학자금 지원이 되는 경우 1시간 30분 야근을 감수하고 연봉을 3%까지 깎을 수 있다는 응답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자기계발 목적 휴직’이 가능한 경우는 연봉을 6%까지 줄이고 야근은 1시간 40분까지 더 할 수 있다는 응답도 과반이었다.
이처럼 사내 복지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기업별 복지 정보를 한 곳에 모아놓은 사이트가 등장하기도 했다. ‘복지리’는 5월 21일 기준 국내 4457개 기업의 복지제도를 소개하고 있는데 ▲재택/원격근무 가능 ▲반려동물 동반 출근 가능 ▲대출/이자/주거비 지원 ▲어린이집 지원 ▲자녀학자금/교육비 지원 등 카테고리별 확인이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기업명을 클릭하면 해당 기업의 복지제도를 상세히 살펴볼 수 있다. 구직자가 복지사항이 마음에 드는 기업 채용에 참여할 수 있도록 ‘채용공고 보러가기’ 링크까지 지원한다.
‘우리 회사 오세요’
이색 복지 내놓는 기업 증가
최근 AI 및 소프트웨어 직군 신입 채용을 진행한 크래프톤은 원거리 거주자가 회사 근처로 이사하는 경우 주택자금대출제도를 통해 3000만원을 무이자로 지원하고 있다. 여기에 주택 구매 자금, 전·월세보증금 대출 이자에 대해 1억원 한도 내에서 지원을 제공한다.
서울·경기 내 연고가 없는 경력 2년 미만의 사회초년생에게는 6개월간 이용료 부담 없이 쉐어하우스 이용이 가능하도록 한다. 이외에도 업무 시간 내 이용 가능한 수면실, 게임라운지 등을 운영 중이며 마음 건강을 돌보는 마인드 케어, 어린이집 지원 등도 이뤄진다.
소개팅앱 ‘위피’와 구독형 홈트레이닝 플랫폼 ‘콰트’를 서비스하는 엔라이즈는 1년 이상 근속한 직원에게 최대 3000만원의 무이자 주택자금대출을 지원한다. 1인가구 직원이 업무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청소, 세탁, 반려동물 케어 등 생활 가사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또 3년 근속시 1개월간 리프레시 휴가가 주어지며, 인재 추천시 채용 보상금도 지급한다. 이외에도 자율출퇴근제 및 원격근무 도입, 웰니스룸 운영 등을 통해 직원 복지를 높이고 있다.
헥토그룹은 지난 2020년 코로나19로 침체된 사내 분위기를 격려하고 직원들의 건강을 증진시키기 위해 전사 임직원 걷기 이벤트 ‘뚜벅뚜벅 챌린지’를 열고 매년 이어오고 있다. 첫 회에서 한 달간 100만보 이상을 걸은 ‘밀리언 워커’가 등장하는 등 큰 호응을 얻으면서 이듬해인 2021년부터 행사 규모를 키웠다.
뚜벅뚜벅 챌린지는 ‘뚜벅 포인트’라는 복지제도로 이어졌다. 이는 걸음 수에 따라 복지 포인트를 지급하는 제도로 일상 속에서 걷기를 지속 실천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이외에도 무료 운영되는 구내 식당에 유명 맛집을 초청하는 ‘미식 복지’도 운영 중이다.
대명소노그룹은 국내 호텔·리조트 업계 최초로 부분 주4일 근무제를 도입했다. 지난 3월부터 매달 두 번째 금요일을 휴무일 ‘소노 쉼데이’로 지정, 전 계열사를 대상으로 주4일 근무제를 운영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사내 복지 포인트인 ‘에어코인’제도를 활용해 전국 17개 호텔, 리조트 프리미엄 객실과 스키장, 워터파크 등 부대시설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사내복지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관련 스타트업도 등장했다. 헤세드릿지는 기업 웰니스 서비스 ‘달램’을 운영 중이다. 달램은 스트레칭, 요가, 자세 교정 등 피트니스부터 명상, 심리 상담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서비스로 기업이 프로그램을 신청하면 전문가들이 기업에 방문해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