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은 죽었다.
4년마다 열리는 올림픽은 운동 선수들 뿐 아니라 지구촌 모두의 축제이며, 전쟁을 중단하고 전 세계인의 화합과 평화를 도모하는 세계 최대의 아마추어 운동 경기 대회다.
이 화합과 축제의 장이 당사자인 우리나라 뿐 아니라 외신들 조차도 울분을 들끓게 만든 2014 소치올림픽의 편파 판정으로 어지럽다.
쿠베르탱의 말처럼 “올림픽 대회의 의의는 승리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참가하는 데 있으며, 인간에게 중요한 것은 성공보다 노력하는 것이다”라는 올림픽 강령이 하루아침에 무너진 것은 아니다.
이미 올림픽은 노력보다 결과에 집착하고 있었고, 수도 없는 오심과 편파 판정으로 얼룩져 있었으며, 정치 권력과 돈에 의해 더럽혀져 있었다.
올림픽은 이미 죽어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만신창이가 된 올림픽이어도 언제나 올림픽 정신은 바람 앞에 등불처럼 이번 소치올림픽에서도 면면히 이어져오고 있다.
레이스 중 스키가 부서진 러시아 선수에게 스키를 빌려준 캐나다 코치, 36세의 노장 스케이터 이규혁 선수의 여섯 번 째 올림픽 도전, 김연아는 자신의 스케이트 인생의 좋은 추억이며 훌륭한 선수다 라고 말했던 아사다 마오, 그리고 메달의 색깔보다는 최선을 다해 경기하는 선수들에게 박수를 쳐주는 스포츠 팬들.
하지만 그 누구보다도, 편파 판정에도 불구하고 울지 않고, 본인이 최선을 다 한 것에 만족하고, 의연했으며, 1등에게 박수 쳐 주었던 김연아!
그녀야 말로 살아있는 올림픽 정신 바로 그 자체이며, 피겨의 여왕으로서의 자격이 충분하지 않은가!
이미 죽어버린 올림픽 정신을 2018년 평창 올림픽에서 깨끗하고 공정하게 되살려내기를 바라는 온 국민의 염원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