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소치 올림픽기간 중 한국 전시관만 방문하지 않는 등 한국에 대한 불쾌감을 표출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4일 '글로벌웹진 뉴스로'는 "소치올림픽 개막식에 한국의 대통령이나 총리가 참석하지 않은 것에 대해 러시아 언론이 주목하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이외 '리아노보시티'를 비롯, '채널1'과 '채널러시아' 등 러시아 언론들도 올림픽 개막식에 차기 올림픽 개최국인 한국의 대통령이나 총리가 참석하지 않고 장관을 보낸 것에 대해 섭섭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8일 우리 정부는 올림픽 개막식에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참석한 바 있다.
반면 중국은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일본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참석했고 선수단이 출전하지 않은 북한도 대외 국가수반인 김영남 최고 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참석해 대조를 이뤘다.
한 러시아 관계자는 "러시아의 불편한 심경은 푸틴 대통령이 올림픽 기간동안 자주 소치에 머무르면서 올림픽공원 내에 각국의 전시관들을 거의 다 둘러보았다"며 "하지만 유독 다음 올림픽개최지로 상당한 규모로 준비한 한국 전시관만은 방문하지 않은 것으로 표출됐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이번 개막식에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을 비롯해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의 주요 정상들이 참석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관련 전문가와 다수의 외신들은 최근 러시아 국회에서 통과한 반동성애법과 신성모독금지법 등 인권탄압 움직임에 대한 반감을 표현한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또 러시아의 한 매체 관계자는 "미국에서 러시아와 한국이 가까워지는 것을 우려해 한국 측에 대통령이나 총리가 개막식에 참석하지 못하게 한 압력을 넣은 것이 아닌가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개막식에서 대통령은 몰라도 총리까지 불참한 것이 러시아인들의 자존심을 건드린것 같다는 것이다.
특히 현지 한인사회에서는 "대통령은 몰라도 총리까지 불참한 것이 러시아인들의 자존심을 건드린것 같다"면서 "차기올림픽 개최국이라는 점에서 러시아 다음으로 주목받는 나라인데 우리 스스로 홍보효과를 줄였다"고 안타까워했다.
사태가 이에 이르자 당초 폐막식에 문화부 제2차관을 보낼 예정이었던 정부는 '차기 개최국의 격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정홍원 총리가 4박 5일 일정으로 참석, 폐회식 리셉션에서 푸틴 대통령을 만났다.
한편, 여자 피겨스케이트에 김연아 선수가 러시아의 홈 텃세와 자국 선수 밀어주기 의혹 등 석연찮은 판정으로 러시아가 금메달을 빼앗아갔다는 논란이 전개된 바 있다.
이에따라 21일(한국시간) 푸틴 대통령의 페이스북에는 한 방송 관계자가 "푸틴 동네 운동회 할거면 우린 왜 초대한 거냐", "소치는 올림픽의 수치"라는 글을 잇달아 올리며 성토했지만 파장을 의식한 듯 삭제했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 관련 글은 이미 캡처돼 인터넷과 SNS를 통해 퍼져나갔고 푸틴 대통령의 페이스북은 한때 접속자가 폭주하는 사태까지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