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인·전차인 모두 피해 입을 수 있어 계약시 주의 필요
“방학으로 인해 본가에 내려갈 예정이라 양도자 구합니다. 기간은 7월 xx일부터 8월 xx일까지이며 월세는 총 oo만원입니다. 깨끗하게 사용하실 분만 연락주세요”
매년 방학기간마다 이와 같은 내용의 원룸 단기양도 글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학기 중 학교 근처 원룸에서 살다 방학이 되면 집을 비우게 돼 이 기간 대신 월세를 내고 거주할 이들을 찾는 학생들이 올리는 글이다.
계절학기 수업을 위해 학교 주변에서 거주하고자 하는 학생 등 대학가 원룸 거주 수요는 언제나 있기 때문에 이같은 거래는 쉽게 이뤄진다. 문제는 이런 거래 대부분이 불법이라는 점이다.
잠깐 빌려주는 것뿐이라고?
임대인 동의없는 전대, 계약해지 사유 해당
학생들 간의 ‘양도’로 일컬어지는 이 거래는 ‘전대차’에 해당된다. 명의자가 아닌 사람이 주택을 다시 임대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양도한 사람은 ‘전대인’, 양도를 받은 사람은 ‘전차인’이 되는 것이다.
전대차 거래 자체가 불법은 아니다. 다만 임대인의 동의없는 전대차는 불법에 해당한다.
민법 제629조에서는 “임차인은 임대인의 동의없이 임차물을 전대할 수 없으며 이를 위반할 경우 임대인은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민법 제213조와 제214조에서는 “임차인(전차인)이 임대인의 허락없이 임대주택을 전대했다면 임차인이나 전차인은 임대인 또는 제3자에게 대항할 수 없다”고 밝히고 있다.
즉 임대인의 동의없이 전대차 거래가 이뤄진 경우, 계약이 해지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방학 기간 집이 비어있음에도 월세를 내야 하는 것이 아깝게 느껴진다면, 임대차계약서를 작성할 때부터 ‘전대차 가능여부’를 미리 확인해야 한다. 계약서상 특약사항으로 ‘전대 가능’ 관련 문구가 작성됐다면, 전대 의향이 있을 때 집주인에게 허락을 받은 후 전차인을 구하도록 한다.
전차인을 구했다면, 임차인은 전대인으로 전차인과 전대차계약서를 작성해야 한다. 이때 계약서에는 보증금, 계약금, 기간, 월세, 전대인과 전차인 각각의 인적사항 등을 기재하는 것이 필수다.
임대인의 동의없는 전대차는 효력이 없기 때문에 전차인이 임차물을 훼손하거나 월세 등을 미납할 경우, 임차인(전대인)은 원상복귀와 미납된 월세 지급 등에 대한 책임을 모두 떠안게 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전차인 입장에서도 전대차 거래를 조심해야 한다. 전대인과 임대인과의 임대차계약서상 전대차가 가능하다는 특약이 있는지를 반드시 확인 후 계약서를 작성해야 한다.
최악의 경우 월세 및 보증금을 선납해 전대차계약을 진행했지만, 임대인의 동의가 없어 계약이 해지된다면 미리 낸 금액을 돌려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전차인은 임대인의 동의가 있는 계약에서만 우선변제권 대위행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