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前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에 임종룡 회장 "절박한 심정으로 사과"
우리금융, 前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에 임종룡 회장 "절박한 심정으로 사과"
  • 정단비
  • 승인 2024.08.12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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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임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과 관련한 금융감독원 수시검사 결과가 발표된 우리금융그룹이 "부실책임 규명을 위한 감독당국 및 수사당국의 조사 등에 적극 협조하겠다"며 "여신심사 소홀 등 부적절한 대출 취급행위가 있었던 데 대하여 통렬하게 반성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금감원은 우리금융 전임 회장 친인척 관련인이 회사의 전·현 대표 또는 대주주로 있거나 원리금 대납 등 자금거래가 있는 업체에 대한 당행 대출규모가 616억원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올해 7월 19일 기준으로 대출잔액은 총 304억원이며, 이중 269억원이 단기  연체상태이거나 부실화된 것으로 확인됐다. 우리은행 측은 검사가 종료된 8월 9일 기준으로는 대출잔액 총 303억원, 단기연체 및 부실 대출 규모는 198억원으로 담보가용가 등 감안시 실제 손실예상액은 82억원~158억원 규모로 추정하고 있다.

은행 측은 최초취급시 해당 친인척이 전·현 대표 또는 대주주로 등재된 업체는 10개였으며, 그 외 업체는 대출취급 후 사후 점검과정에서 원리금 대납 및 자금거래 등이 밝혀진 경우로 특정인에 의한 지배관계를 대출 취급 전 파악하기가 사실상 어려웠던 것과 함께 영업점장 전결여신을 이용한 분할대출 취급과 담당 본부장의 부당한 업무지시, 대출 차주의 위조서류 제출 등 여신심사 절차가 소홀했다며 부당대출의 원인에 대해 전했다.

ⓒ우리은행
ⓒ우리은행

임종룡 회장 "경영진의 피할 수 없는 책임..환골탈태 해야"
조병규 행장 "무거운 책임감..무관용 원칙으로 정도경영"

이와 관련해 12일 우리금융그룹은 임종룡 회장 주재로 조병규 우리은행장을 비롯해 지주사 및 우리은행 전임원이 참석한 긴급 임원 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임종룡 회장은 최근 불거진 전임 회장 친인척 관련 부적정 대출에 대해 “우리금융에 변함없는 신뢰를 가지고 계신 고객님께 절박한 심정으로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임 회장은 이어 “△부당한 지시 △잘못된 업무처리 관행 △기회주의적인 일부 직원들의 처신 △여전히 허점이 있는 내부통제시스템 등이 이번 사건의 원인이며, 이는 전적으로 우리금융과 우리은행을 이끌고 있는 저를 포함한 여기 경영진의 피할 수 없는 책임”이라며, “우리 모두가 철저히 반성하고 절박한 심정으로 지금의 상황을 하나하나 짚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우리가 당연하게 여겨 왔던 △기업문화 △업무처리 관행 △상·하간의 관계 △내부통제 체계 등을 하나부터 열까지 되짚어보고 합리적이고 객관적으로 철저하게 바꾸어나가는 ‘환골탈태’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임 회장은 "올바른 기업문화의 조성이 시스템 보완 및 제도개선보다 더욱 중요하다"며 "상사의 부당한 지시는 단호히 거부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이 같은 원칙에 따라 업무를 수행한 직원을 조직이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리에 참석한 조병규 우리은행장은 “은행장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라며 “부조리하고 불합리한 과거에 대해서는 엄중하게 인식하고 조치를 취해야 할 부분은 반드시 명확하게 규명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조 행장은 "규정과 원칙을 준수하지 않는 임직원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에 기반한 ‘원 스트라이크 아웃(One Strike Out)’ 제도를 통해 정도경영을 확고하게 다져 나가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리은행은 유사 사례 방지를 위해 부당여신에 대한 인터넷, 모바일 등을 이용한 다양한 내부자신고 채널 확대, 반복적 여신심사 소홀 영업점장에 대한 여신 전결권 제한 및 후선배치, 여신 사후관리 등의 조치를 실효성있게 강화했다.

또 기 취급여신의 회수 및 축소, 여신 사후관리 강화 등을 통한 부실규모 감축을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다할 계획이다.

한편 우리은행은 자체 내부통제 및 부실여신 책임규명 과정에서 발견된 임모 전 본부장 취급여신 중 부당 취급 의심 건에 대해 올해 초 1차 자체검사를 실시하여 부실 발생에 책임이 있는 관련 임직원(총 8명)에 대하여 면직 등 엄정한 제재조치를 취했다.

검사결과 신용평가 및 여신취급 소홀, 채권보전 소홀 등을 확인하여 해당 본부장(전 선릉금융센터장)은 면직 및 성과급 회수, 관련 지점장 등은 감봉 등 부실에 대한 책임을 물었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1차 자체검사 과정중 발견된 특이 자금거래 동향 및 여신 감리 등을 기초로 친인척 관련 여신 전체를 대상으로 2차 자체검사를 진행중이다.

더불어 지난 8월 9일 1, 2차 자체 검사 결과 및 검사 대응과정에서 파악된 사실관계 등을 기초로 부실여신 취급 관련인에 대하여 사문서 위조 및 배임 등의 혐의로 수사당국에 고소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