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줌인] 수수료 부담에 프랜차이즈-배달앱 갈등 격화
[뉴스줌인] 수수료 부담에 프랜차이즈-배달앱 갈등 격화
  • 김다솜
  • 승인 2024.09.12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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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 업계, 자사앱 강화·이중가격 도입 등 대응 나서
이달 중 배달앱 3사 공정위 신고 예고도 
ⓒnew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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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수수료 증가를 두고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와 배달앱 간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일부 업체는 자사앱 강화로 승부수를 띄웠고, 이중 가격제를 도입하는 업체도 늘어나는 추세다.  점주들에게 배달앱 유료 멤버십 미운영을 권고하는 움직임도 보인다. 

이런 가운데 외식업계가 배달앱 3사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겠다고 밝히며, 양측의 갈등이 법적공방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배달의민족은 지난달 9일부터 중개수수료를 9.8%로 인상했다. 중개수수료를 배달앱에 입점한 점주가 부담하는 비용이다. 배민의 중개수수료 상향 이후 요기요, 쿠팡이츠까지 배달앱 3사의 수수료율은 모두 9% 후반대다. 

 

프랜차이즈 업계, 자사앱 강화로 승부수
이중가격제 도입도 계속 

수수료 인상 이후 프랜차이즈 업계는 자사앱 강화, 이중가격제 도입 등 적극적인 대응태세를 취하고 있다.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자사앱 활성화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할인, 적립, 이벤트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함으로써 배달앱의 영향력을 낮추고자 함이다. 

치킨 프랜차이즈 BBQ는 최근 자사앱에서 주문시 황금올리브치킨 반마리를 무료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BHC는 지난해부터 모바일 E-교환권 메뉴 변경 기능, 상품권 선물하기 기능 등 다양한 편의기능을 추가하고 있다. 올 하반기에도 매월 프로모션을 실시하며 자사앱 강화에 힘 쓴다는 계획이다. 

교촌치킨 역시 2021년부터 자사앱 강화를 위해 서비스 기능을 추가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UI 부문에 대한 대대적인 개선이 이뤄지기도 했다. 롯데리아·크리스피도넛 등을 운영하는 롯데GRS는 자사앱 등급별 리워드 쿠폰을 매월 발행하고 VVIP 등급 회원에게 오프라인 행사 참여 기회를 제공 중이다. 

이중가격제를 도입하는 업체도 늘고 있다. 매장 내 가격보다 배달앱 가격을 비싸게 책정해 수익성을 개선하고자 하는 것이다. 

프랭크버거는 최근 배달가격을 홀보다 200~700원 높여서 받는 이중가격제를 도입했다. K불고기버거 세트의 경우 홀에서 먹으면 7600원이지만, 배달앱을 통해 시켜 먹을 경우 8300원을 내야 한다. 

KFC도 이중가격을 도입했다. 버거 단품은 300원, 치킨은 개당 100원, 사이드메뉴는 100원가량의 가격 차이를 적용했다. 배달앱으로 시켰을 때 메뉴에 따라 최대 800원 더 비싸게 구매해야 한다는 것이다. 

파파이스도 지난 4월 메뉴 가격 인상과 함께 이중가격제 도입을 병행했다. 배달 메뉴는 매장 판매가대비 평균 5% 높은 가격을 차등 적용한다. 

 

프랜차이즈vs배달앱 갈등
법적 공방으로 이어질까 

한편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지난 6일 ‘프랜차이즈 배달앱 사태 비상대책위원회’를 발족했다. 

비대위는 이달 안으로 배달앱 상위 3개사인 배민과 쿠팡이츠, 요기요를 공정거래법 위반혐의로 공정위에 정식 신고한다는 계획이다. 공정거래법상 시장 지배적 사업자가 가격을 올릴 때 사전에 협의를 해야 하는데 사실상 시장 지배적 사업자인 3사가 일방적으로 배달 수수료를 올리고 있다는 주장에서다. 

협회가 배달앱에 정면 대응하고 나선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이 나온다. 입장문, 언론 코멘트 등을 통해 배달 수수료에 대해 목소리를 낸 적은 있지만, 강경한 입장을 내세운 것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나명석 비대위원장은 “배달앱 3사가 올해 무료배달 경쟁으로 인한 비용을 모두 개망점에 전가해 배달 비중이 높은 치킨, 피자, 족발 등 관련업계가 초토화되고 있다”며 “업계의 현 상황을 널리 알리고 이달 중 공정위 신고를 추진하는 한편, 더 많은 브랜드들이 함께할 수 있도록 비대위 활성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양측의 갈등이 격화되고 있음에도 정부의 중재 노력은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7월 ‘배달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를 출범, 지금까지 세 차례의 회의를 거쳤다. 그러나 플랫폼사는 수수료를 내릴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협의체 논의는 제자리 걸음만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