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1주기를 앞두고 유가족 측이 세월호 인양 선언을 촉구하는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한 관계 부처 장관들의 추모식 불참 소식이 잇따라 전해지며 내일(16) 열릴 추모식에 대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세월호 참사는 지난해 4월 16일 인천에서 출발해 제주로 가던 여객선 세월호가 전남 진도군 인근 바다에서 침몰한 사건이다. 이 사고로 수학여행을 가던 안산 단원고 학생을 비롯해 탑승객 476명 가운데 295명이 사망하고 9명이 실종돼, 당시 한국 사회는 깊은 슬픔에 빠졌다.
이후 세월호 특별법 등으로 진통이 끊이질 않다가 최근에는 선체 인양 여부에 대한 논란이 불거졌다. 정확한 사고 원인이 밝히기 위해 유족들은 선체 인양을 요구하고 있으나 선체 인양에는 막대한 비용을 비롯해 안전성 우려, 기술 검토 등의 문제로 미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4·16가족협의회와 세월호 관련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4·16연대는 지난 14일 서울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세월호 인양 선언이 없으면 추모식을 연기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날 유경근 4·16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세월호 인양과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안 폐기가 선언되지 않으면 추모식 의미가 없다"며 "세월호 1주기가 지나기 전에 세월호 인양 선언과 특별법 시행령안 폐기를 선언하기 바란다"고 정부를 질타했다.
이어 "박 대통령이 그 자리에 안 오거나 약속을 안 지켜준다면 추모식은 의미가 없다고 여겨 모두 취소할 계획"이라며 "세월호 참사 1주기 추모식을 할 수 있느냐 없느냐는 대통령의 의지에 달려있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유가족들의 기자회견 바로 다음날인 15일 달리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남미 순방을 떠날 예정인 것으로 전해져 논란이 되고 있다. 관계부처 장관들 또한 이날 추모식에 불참할 것으로 알려졌다.
각 부처에 따르면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또한 15일 국제통화기금(IMF) 총회 참석차 미국으로 출장을 떠난다.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은 16일 별도의 추모 행사 참여 없이 박 대통령의 남미 순방에 동행한다.
유가족에 대한 정책적 지원을 담당하는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은 16일 오전 10시부터 국회 본회의 교육·복지·사회·문화 부문 대정부 질문에 참석해 이날 하루 종일 국회에 있을 예정이다.
문형표 복지부 장관은 생존자 및 유가족의 치료비 지원, 심리치료 등을 담당하고 있지만 16일까지 추모 일정이 없으며, 세월호 유가족들의 휴직·휴업 지원을 해 온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 역시 마찬가지다.
아울러 세월호 참사의 소관부처라 할 수 있는 국민안전처는 이날 추모행사가 아닌 '국민안전 다짐대회'를 열기로 했다. 일각에서는 이에 대해 세월호 추모 행사를 물타기하려는 의도적 관변행사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데일리팝=채신화 기자)